수질관리 업무 과로에 따른 뇌출혈 사망 인정 사건

근로복지공단이 남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아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하자 배우자가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남편의 업무와 사망 원인인 뇌지주막하출혈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사망한 고인의 배우자 A (남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임을 주장하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함)
• 피고: 근로복지공단 (고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아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한 기관)
• 고인: B (D공단 환경시설1팀 과장으로 수질관리 총괄업무를 수행하다 퇴근 후 쓰러져 사망함)

분쟁 상황

고인은 D공단 환경시설1팀 과장으로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수질관리 총괄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사망 전 I공사로 인해 방류수 수질기준 초과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부서 경영평가 인터뷰 등 업무상 과중한 부담과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특히 발병 전 1주 동안 수질기준 초과 건수가 평소보다 크게 증가하였고, 긴급 출근 등으로 주간 업무를 수행하던 고인에게 급격한 근무형태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인은 퇴근 후 저녁 식사 중 쓰러져 뇌지주막하출혈로 사망했습니다. 고인의 배우자는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에 미달하고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아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핵심 쟁점

고인의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가 뇌지주막하출혈 발병 또는 악화에 영향을 미쳐 사망에 이르게 했는지 여부, 즉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근로복지공단이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하였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고인의 업무 내용, 단기간의 업무량 및 스트레스 증가,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고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 규정된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사망' 인정 여부가 핵심입니다. 이 법 조항에 따르면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업무상 재해로 인정됩니다.

관련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인과관계의 유연한 해석: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인정됩니다.
2. 의학적·자연과학적 명확한 증명 불요: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할 필요는 없으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정될 수 있으면 증명이 있다고 봅니다.
3. 기존 질병의 악화 포함: 평소 정상 근무가 가능했던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으로 인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당해 근로자의 건강 및 신체조건 기준: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적인 사람의 기준이 아니라, 해당 근로자의 건강 상태와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판례에서는 고용노동부 고시상의 단기적 또는 만성적 과로 기준에 완전히 부합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 I공사로 인한 수질기준 초과 증가, 경영평가 스트레스, 갑작스러운 긴급 출근 등 업무상 과로와 정신적 긴장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여 고인의 뇌지주막하출혈 발병 및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하여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서 업무상 재해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업무상 부담 및 스트레스 증가 기록: 평소보다 업무시간이 증가한 시기, 주요 프로젝트, 긴급 출동, 중요한 평가 등 정신적 긴장을 유발하는 사건들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2. 근무 형태의 급격한 변화 입증: 야간 근무나 휴일 근무, 또는 평소와 다른 시간에 긴급히 출근해야 했던 사실 등 근무 형태의 변화가 심신에 미친 영향을 소명해야 합니다.
3. 질병 발생 전 건강 상태: 질병 발생 전 특별한 뇌심혈관 질환 진료 이력이 없었거나, 기저 질환이 있었더라도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급격히 악화되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4. 의학적 소견 확보: 주치의, 전문의, 법원 지정 감정의 등 여러 의학적 소견을 통해 업무와 질병의 인과관계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5.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 외적 요소 고려: 고용노동부 고시상의 단기적 또는 만성적 과로 인정 기준에 직접적으로 미치지 못하더라도, 업무의 양, 강도, 책임, 근무 환경의 변화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발병 당일을 포함하여 1주간 업무시간이 이전 11주 평균보다 30% 이상 증가한 점이 중요한 판단 근거 중 하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