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 사망 후 공무상 질병 인정 여부 판결

국립공원공단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희귀질환으로 사망한 망인의 아버지가 '비공무상 질병 결정 통보' 취소를 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적격 문제로 국립공원공단 E국립공원사무소장에 대한 소를 각하하고, 실질적인 피고인 국립공원공단에 대해서는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고 절차적 하자도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사회복무요원 F의 아버지로서, 아들의 사망이 공무상 재해임을 주장하며 비공무상 질병 결정 통보의 취소를 청구한 사람
• 피고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시설 유지관리 등을 수행하는 공법인으로, 사회복무요원 관리 업무에 대한 최종적인 처분 권한을 가진 기관
• 피고 국립공원공단 E국립공원사무소장: E국립공원사무소 업무를 총괄하며 사망한 사회복무요원의 비공무상 질병 결정을 통보했으나, 이 사건 소송에서는 피고로서 적격하지 않다고 판단된 기관장
• 망 F: 1996년 1월 6일생 남자로, 국립공원공단 E국립공원사무소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2019년 10월 21일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으로 사망한 사람

분쟁 상황

망 F는 2019년 2월 18일부터 E국립공원사무소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했습니다. 2019년 10월 21일, 망 F는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을 원인으로 한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아버지인 원고는 아들의 사망이 공무상 재해로 인정되어야 한다며 2019년 12월 4일과 2020년 2월 11일 두 차례에 걸쳐 E사무소장에게 공무상 재해 인정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E사무소장은 2020년 3월 5일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고, 원고는 자료를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 4월 9일, E사무소장은 망인의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여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통보를 원고에게 했습니다. 원고는 이 통보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국립공원공단 및 E사무소장을 상대로 통보 취소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소송에서는 행정처분 취소 소송의 피고가 누구인지(피고적격)와 함께, 사망한 사회복무요원의 질병이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관련 법령에 따른 공무상 질병 심사 및 이의제기 절차가 준수되었는지(절차적 하자)와 공무 수행과 질병 발생 및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실체적 하자) 여부가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피고 국립공원공단 E국립공원사무소장에 대한 소는 피고적격이 없다고 보아 각하하고, 피고 국립공원공단에 대한 청구는 절차적 및 실체적 하자가 모두 인정되지 않아 이유 없으므로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모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됩니다.

결론

법원은 비록 '국립공원공단 E국립공원사무소장' 명의로 통보가 이루어졌으나, 실질적으로는 국립공원공단이 그 대리기관을 통해 처분한 것으로 보아 국립공원공단을 피고적격이 있는 기관으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망인이 사망 전 '치료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기에 공무상 질병 심사 및 이의제기 절차가 적용되지 않아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보았고, 망인의 짧은 복무 기간, 업무 내용, 기존 질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공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비공무상 질병 결정 통보 취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행정소송법상 피고 적격 법리: 행정처분 취소 소송은 원칙적으로 그 처분을 행한 행정청을 피고로 해야 합니다. 다만, 하급행정청이 대리관계를 표시하거나,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더라도 상급행정청을 대리한다는 의사로 처분했고 상대방도 이를 알고 받아들인 예외적인 경우에는 상급행정청이 피고가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국립공원공단 E국립공원사무소장' 명의로 통보되었으나, 피고 공단의 위임전결규칙과 오랜 관행, 당사자들의 인식을 종합하여 국립공원공단이 대리기관인 E사무소장을 통해 처분한 것으로 보아 국립공원공단이 피고 적격을 가졌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구 병역법 시행령(2020. 6. 30. 대통령령 제308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3조 제1항 및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제62조: 이 규정들은 공무상 질병을 얻은 사회복무요원이 복무기관장의 부담으로 치료를 받기 위해 '치료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며, 이를 접수한 복무기관장이 공무상 질병 여부를 심사하고 결과를 통지하며, 이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를 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절차가 사회복무요원이 사망 전에 '치료신청서'를 제출했을 때만 개시되는 절차로 해석하여, 망인이 사망 전 치료신청서를 제출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공단이 이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법령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공무상 질병의 인과관계 입증 법리: '공무상 질병'이란 공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므로, 공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며,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입증은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지 않아도 되지만, 해당 공무원의 건강 상태, 업무의 성격 및 근무 환경, 기존 질병 유무 등 간접 사실에 의해 공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막연히 공무수행 중 과로와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점만으로는 현대의학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병에 대해 인과관계를 추단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피고 적격 확인의 중요성: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할 때에는 처분을 내린 '행정청'이 누구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하급기관이 상급기관의 명의를 빌리거나 대리하여 처분한 경우, 문서상의 명의뿐 아니라 내부 규정, 오랜 관행, 당사자들의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인 처분 주체를 찾아 피고로 삼아야 합니다.
• 공무상 재해 입증 책임과 범위: 공무상 질병이나 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공무 수행과 질병 발생 또는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이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될 필요는 없지만, 해당 공무원의 건강 상태, 업무의 성격, 근무 환경, 같은 작업장에서의 다른 사람들의 질병 이환 여부 등 간접적인 사실들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추정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과로와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막연한 주장만으로는 현대의학상 원인이 불분명한 질병의 인과관계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희귀 질환 및 기존 질병의 고려: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희귀 질환의 경우, 공무와의 인과관계 입증이 더욱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또한, 재해 발생 시 개인의 기존 건강 상태나 질병(예: 만성 간염, 지방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결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 공무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약화될 수 있습니다.
• 절차적 요건의 준수 여부: 관련 법령(예: 구 병역법 시행령 및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에 명시된 공무상 질병 심사 및 이의제기 절차의 시작 시점과 요건을 정확히 이해하고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망인이 사망 전 '치료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기에 규정된 심사 및 이의제기 절차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