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퇴직 공무원 재취업 제한 및 해임 요구 판결

공정거래위원회 퇴직 공무원 A는 퇴직 후 B 주식회사에 고문으로 취업했습니다. 처음에는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취업이 가능하다는 통지를 받았으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A가 근무했던 부서가 B 회사에 대한 하도급법 위반 신고 사건을 처리한 사실이 취업 심사 시 누락된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재심사를 통해 A의 취업을 제한하고 불승인하는 처분을 내렸고,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은 B 회사 대표이사에게 A에 대한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A는 이 모든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A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피고들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공정거래위원회 퇴직 공무원)
• 피고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퇴직 공직자의 취업 제한 및 승인 여부를 심사하고 결정하는 기관)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퇴직 공직자윤리법 위반 시 해당 공직자의 해임을 요구할 권한을 가진 기관)
• B 주식회사 (원고 A가 퇴직 후 고문으로 취업한 영리 사기업체)

분쟁 상황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약 25년간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4급 서기관으로 퇴직한 원고 A는 2018년 3월 퇴직 후 2018년 5월 B 주식회사에 고문으로 취업했습니다. 당초 공직자윤리위원회는 A의 B 회사 고문 취업에 대해 취업 가능 통지를 했습니다. 그러나 2018년 6월 검찰의 공정위 퇴직자 불법 재취업 수사 과정에서 A가 공정위 D 부서에 근무할 당시 B 회사에 대한 하도급법 위반 신고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정보가 A의 취업 제한 여부 심사에서 누락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018년 10월 A의 취업 제한 통지 및 취업 불승인 통지를 내렸고,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은 B 회사에 A의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원고 A는 이러한 처분들이 절차적·실체적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원고에 대한 취업 제한 여부를 직권으로 재심사하고 취업 제한 처분을 내린 절차가 적법한지 여부 (사전 통지 및 의견 수렴 절차 위반 여부).
2. 원고의 퇴직 전 소속 부서의 업무와 B 회사 사이에 공직자윤리법상 '밀접한 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3. 원고의 취업 불승인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 (취업 승인을 위한 특별한 사유 인정 여부).
4. 위 취업 제한 및 불승인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에 기초한 해임 요구 처분 역시 적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 A의 피고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및 피고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에 대한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1. 취업 제한 처분의 적법성:

   • 절차상 적법성: 최초 취업 가능 통지 당시 B 회사 관련 사건이 누락된 것이 '심사 과정에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중요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경우'에 해당하여 직권 재심사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 위원회가 원고에게 취업 승인 심사를 받도록 통지하고 원고가 취업 승인 신청서와 의견서를 제출한 과정을 고려할 때, 비록 명시적인 재심사 사전 통지는 없었으나 원고가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실질적으로 상실했다고 보기 어려워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실체적 적법성: 원고가 소속되었던 공정거래위원회 부서들(C, D, E)은 하도급법 위반사항 조사,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B 회사에 대한 하도급법 위반 신고 사건을 처리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퇴직 전 원고 소속 부서의 업무는 B 회사를 '법령에 근거하여 직접 감독하는 업무'이거나 B 회사의 '재산상의 권리에 직접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업무'에 해당하여 공직자윤리법상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2. 취업 불승인 처분의 적법성:

   • 절차상 적법성: 취업 승인 신청 자체가 취업이 제한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취업 제한 처분과 취업 불승인 처분이 시간적 간격을 두지 않고 이루어졌더라도 원고가 심사를 받을 기회를 실질적으로 박탈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취업 불승인 처분과 함께 취업 제한 처분이 이루어지면서 종전의 취업 가능 통지 효력이 상실되었으므로, 모순되는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실체적 적법성: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상 취업 승인을 위한 특별한 사유(본인이 직접 담당했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없거나 전문성이 증명되는 경우 등)가 원고에게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퇴직 전 부서가 B 회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원고가 4급 서기관이라는 비교적 높은 직급으로 16년 8개월간 공정위에서 근무했으므로 공정위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B 회사의 거래 협력사 관련 자문 등 공정거래 관련 업무를 실제로 수행한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3. 해임 요구 처분의 적법성: 취업 제한 및 취업 불승인 처분이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되었으므로, 공직자윤리법 제17조 제1항을 위반하여 취업 제한 기관인 B 회사에 취업한 원고에 대한 해임 요구 처분 역시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공직자윤리법 제17조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 이 조항은 퇴직 공직자가 퇴직일로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하였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영리 사기업체 등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합니다. 이는 공무 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퇴직 후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제정되었습니다. '밀접한 관련성'은 법령에 근거한 직접 감독 업무, 또는 취업 제한 기관의 재산상 권리에 직접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업무를 포함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소속했던 공정위 부서들이 B 회사에 대한 하도급법 위반 조사,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등의 권한을 가지고 있었던 점을 들어 밀접한 관련성을 인정했습니다.

• 공직자윤리법 제18조 (취업제한 여부의 확인 및 취업승인): 취업 심사 대상 공직자는 취업을 하려는 경우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취업 제한 여부의 확인을 요청해야 합니다. 또한, 취업이 제한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취업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 공직자윤리법 제9조의2 (결정의 재심사): 이 조항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제한 여부 확인 및 취업 승인 결정에 있어 결정의 기초가 된 증거 자료가 위조·변조 또는 고의로 누락된 사실이 밝혀진 경우, 또는 심사 과정에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중요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경우 등에는 직권으로 재심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취업 심사 과정에서 B 회사 관련 사건이 누락된 것이 '심사 과정에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중요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재심사 사유를 인정했습니다.

• 행정절차법 제21조 (처분의 사전통지) 및 제22조 (의견청취):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에는 미리 처분하려는 사실과 내용, 법적 근거 등을 통지하고 의견 제출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다만, 당사자가 의견 제출 기회를 실질적으로 얻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명시적인 사전 통지가 없었더라도 절차상 하자로 보기 어렵다는 법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취업 승인 신청을 하면서 재심사와 관련한 의견서를 제출했던 점을 근거로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제34조 (취업승인의 특별한 사유): 이 조항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법 제17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취업을 승인할 수 있는 특별한 사유들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퇴직 공직자 본인이 직접 담당했던 업무와 취업하려는 기관 간에 밀접한 관련성이 없고,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은 경우' 또는 '취업 심사 대상자의 전문성이 증명되고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은 경우' 등이 포함됩니다. 법원은 원고의 경우 이러한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아 취업 불승인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공직자윤리법 제19조 (위법한 취업자에 대한 해임요구 등): 취업 제한 규정을 위반하여 취업한 자에 대하여는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가 해당 기관의 장에게 해임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취업 제한 및 취업 불승인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되었으므로, 이 조항에 따른 해임 요구 처분 또한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분들은 다음 사항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 공직자 퇴직 후 재취업 시 심사 절차의 중요성: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 심사는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부서의 업무와 취업 예정 기관 간의 '밀접한 관련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초기 취업 가능 통지를 받았더라도, 심사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가 누락되었거나 새로운 증거가 발견될 경우 직권 재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관련 정보는 최대한 투명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합니다.
• '밀접한 관련성'의 판단 기준: 퇴직 공직자 본인이 특정 사건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소속 부서가 해당 기관과 관련된 법규 위반 조사,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등 '법령에 근거하여 직접 감독하는 업무'나 '재산상 권리에 직접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업무'를 수행했다면 '밀접한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취업 승인 '특별한 사유'의 엄격성: 취업이 제한되는 기관에 재취업하기 위한 '특별한 사유'는 매우 엄격하게 해석됩니다. 단순히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거나 퇴직 시 직급이 낮다는 이유만으로는 공직자로서의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 공직윤리 확립의 목표: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공직자가 퇴직 후 취업을 목적으로 부정한 유착 관계를 형성하거나, 재취업 후 퇴직 전 근무 기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차단하여 공무 집행의 공정성과 공직 윤리를 확립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재취업 시에는 이러한 입법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 재심사 통지 및 의견 제출 기회: 침해적인 행정 처분을 할 때는 당사자에게 사전 통지 및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해야 하지만, 본 사건의 경우처럼 취업 승인 신청 과정에서 재심사 사유와 관련된 의견을 제출할 기회가 실질적으로 주어졌다면 명시적인 재심사 사전 통지가 없었더라도 절차적 하자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