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 요양급여 불승인 판결

근로자 A씨는 B기관에서 근무 중 공황장애, 기분부전증, 불안장애 등을 진단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공단은 업무와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요양급여를 불승인했습니다. A씨는 이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A씨의 업무 내용, 업무량, 업무시간 등이 과도했다고 보기 어렵고, 직장 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증거도 없으며, A씨의 질병이 개인적 소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하여 A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과거에도 동일한 사유로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을 받아 관련 소송에서 기각된 바 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기관에서 근무하며 공황장애, 기분부전증 등 정신질환을 진단받고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불승인된 근로자
• 피고 근로복지공단: A씨의 요양급여 신청을 불승인한 기관
• B기관: 원고 A가 근무했던 직장
• C병원, D정신과, E병원, F병원: 원고 A의 진료 및 감정을 담당한 의료기관들

분쟁 상황

원고 A씨는 B기관에서 근무하는 동안 부적절한 업무 배정, 잦은 근무지 및 부서 이동, 부당한 인사평정, 직위해제에 대한 두려움, 상사들의 부적절한 업무 지시 및 질책 등 부당한 대우로 지속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이 발생하거나 악화되었다고 주장하며 요양급여를 재차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근로복지공단은 해당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을 내렸고, 이에 A씨가 불승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근로자 A씨의 공황장애, 기분부전증, 강박장애, 적응장애 등 정신질환이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거나 악화된 것으로 보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이에 따른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 A씨의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업무 내용과 강도가 동종 업무 근로자의 통상적인 수준과 비교할 때 과도하지 않았고, 상사나 동료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B기관은 원고를 배려한 업무 조정과 인사 조치를 취했습니다. 의학적 소견과 심리평가 결과 등을 종합할 때 원고의 정신질환은 지나치게 예민한 성격, 성장 과정에서 겪은 심리적 불안 및 우울감 등 개인적 소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업무상 스트레스가 질병을 유발하거나 기존 질환을 자연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시켰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의 인정 기준에 대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 업무상 재해의 정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업무상 재해'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하며, 이러한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근로자)이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 상당인과관계의 인정 범위: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했던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경우에도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9두164 판결).
• 인과관계 불인정의 한계: 그러나 단순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이나 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막연한 주장만으로는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현대 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에는 곧바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이 판결에서 법원은 원고의 업무상 스트레스가 질병을 유발하거나 기존 질환을 자연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시켰다고 추단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위 법리에 따라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참고 사항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요양급여를 신청하거나 관련 소송을 준비할 때는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주관적인 스트레스 호소만으로는 부족하며, 업무량, 업무 강도, 업무 시간, 근무 환경 등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자신의 업무가 동종 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근로자들과 비교하여 특별히 과중했음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직장 내 괴롭힘, 부당한 지시, 차별적 대우 등 부당한 상황이 있었다면,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메시지, 이메일, 녹취록, 동료 진술 등)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개인적인 소인(예민한 성격, 과거의 정신과 치료 이력, 가족력 등)이 질병 발생이나 악화에 기여한 바가 있다면, 업무상 스트레스가 그러한 개인적 소인을 넘어서 질병을 유발하거나 기존 질환을 자연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시켰다는 의학적 소견을 명확히 제시해야 합니다.
• 인사 발령이나 인사 평정이 부당하다는 주장만으로는 인과관계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해당 인사 조치가 실제로 업무상 재해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킨 원인이 되었음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 의료 기록 감정 결과에서 업무 기여도가 낮게 평가되거나 개인적 소인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될 경우, 업무상 재해 인정이 매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 과정에서 의사에게 업무 관련 스트레스 요인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