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모회사 배당금 원천징수 법인세 부과를 다툰 사건

대한민국 법인인 원고 회사가 해외 모회사에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한-스위스 조세조약을 적용, 2010년 귀속분에는 10%를, 2013년 귀속분에는 개정 의정서에 따라 5%의 세율로 원천징수 법인세를 납부했습니다. 그러나 세무서는 배당금의 실질적 수익자가 스위스 법인이 아닌 룩셈부르크 법인이라고 판단, 한-룩셈부르크 조세조약을 적용하여 15%의 세율로 추가 법인세를 부과했습니다. 법원은 2010년 귀속 배당금에 대한 추가 부과는 전부 취소하고, 2013년 귀속 배당금에 대한 추가 부과는 일부 취소하여, 결과적으로 2013년 귀속분에는 10%의 세율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00일렉트로닉 주식회사 (대한민국 법인, 감광성 제품 제조 및 판매업 영위, 배당금을 지급한 회사)
• 피고: 00세무서장 (원고에게 법인세 추가 부과 처분을 내린 기관)
• 에이지 일렉트로닉 머티리얼 살 (룩셈부르크 법인, 초기 원고의 주식 100%를 소유했던 모회사)
• 에이지 일렉트로닉 머티리얼 (스위스) 아게 (스위스 법인, 에이지 살의 완전자회사이자 이 사건 증여로 원고의 주식 100%를 승계받은 회사)

분쟁 상황

대한민국 법인인 00일렉트로닉 주식회사는 2004년에 룩셈부르크 법인 '에이지 살'에 주식 100%가 인수되었습니다. 이후 2009년 '에이지 살'은 자신의 완전자회사인 스위스 법인 '에이지 스위스'에게 00일렉트로닉 주식 100%를 증여했습니다. 이후 00일렉트로닉은 2010년과 2013년에 걸쳐 '에이지 스위스'에게 총 약 80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한-스위스 조세조약을 적용해 10% 또는 5%의 낮은 세율로 법인세를 원천징수하고 신고 납부했습니다. 하지만 00세무서장은 '에이지 스위스'가 아닌 '에이지 살'이 배당금의 실질적인 수익적 소유자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룩셈부르크 조세조약이 적용되어야 하고, '에이지 살'이 00일렉트로닉의 지분 25% 미만을 소유한 것으로 보아 15%의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아, 2015년 2월 2일에 약 74억 원의 추가 법인세를 부과했습니다. 00일렉트로닉은 이 처분에 불복하여 조세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쟁점

외국 법인에 배당금을 지급할 때 적용해야 할 조세조약이 무엇인지, 즉 배당금의 '수익적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쟁점입니다. 원고는 스위스 법인이 수익적 소유자이므로 한-스위스 조세조약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피고는 룩셈부르크 법인이 실질적 수익적 소유자이므로 한-룩셈부르크 조세조약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서로 다른 세율을 적용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부과한 2010 사업연도 귀속 원천징수분 법인세 522,500,000원 부과처분 전액을 취소했습니다. 이는 2010년 귀속 배당금에 대해서는 원고가 적용한 10%의 세율이 정당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반면, 2013 사업연도 귀속 원천징수분 법인세 6,947,380,000원 부과처분 중 3,473,690,000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취소했습니다. 즉, 2013년 귀속 배당금에 대해서는 원고가 당초 납부한 5%보다 높은 10%의 세율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추가로 3,473,690,000원을 납부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청구는 일부 받아들여졌으며, 소송비용은 원고와 피고가 각각 절반씩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국제 조세 상황에서 배당금의 '수익적 소유자' 판단 기준과 이에 따른 조세조약의 연도별, 상황별 적용에 대한 중요한 선례를 제시했습니다. 특히, 단순한 지분 구조 변경이나 조약 개정만으로 세율이 자동적으로 변경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거래 관계와 조세회피 목적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세법이 적용됨을 보여줍니다. 법원은 2010년과 2013년의 배당금에 대해 다른 세율을 적용하도록 판결함으로써, 동일한 당사자 간의 거래라 하더라도 시기와 관련 법령의 변화에 따라 과세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 (실질과세의 원칙): 이 조항은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 수익, 재산, 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에게 세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 세무서장은 스위스 법인이 명의상 주주일 뿐 실제 배당금에 대한 지배력은 룩셈부르크 법인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이 실질과세의 원칙을 적용하려 했습니다. 즉, 외형적인 법적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경제적 실질에 따라 과세하겠다는 취지입니다.
2. 조세조약 (이중과세방지협약): 대한민국이 다른 국가들과 체결한 조세조약은 각 국가 간의 세금 부과 권한을 조정하여 소득에 대한 이중과세를 방지하고 조세회피를 막기 위한 국제적인 합의입니다. 본 사건에서는 '대한민국 정부와 스위스 정부간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이중과세회피를 위한 협약' (한-스위스 조세조약)과 '대한민국 정부와 룩셈부르크 정부간의 소득 및 자본에 대한 조세의 이중과세회피와 탈세방지를 위한 협약' (한-룩셈부르크 조세조약)이 주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 한-스위스 조세조약 제10조 제2항 (가)목 및 개정의정서 제4조: 배당소득에 대한 제한세율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에서는 각각 10% 및 5%의 세율이 적용되었습니다. 원고는 이 조약을 근거로 원천징수를 했습니다.
   • 한-룩셈부르크 조세조약 제10조 제2항 (가)목, (나)목: 이 조약 또한 배당소득에 대한 제한세율을 규정하고 있으나, 배당금의 수익적 소유자가 배당을 지급하는 법인의 지분 25% 이상을 직접 소유하는 법인인지 여부에 따라 10% 또는 15%의 다른 세율을 적용합니다. 피고는 이 조약을 적용하여 15%의 세율을 주장했습니다.
3. 수익적 소유자 (Beneficial Owner) 개념: 조세조약상 배당, 이자 등 특정 소득에 대한 낮은 제한세율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해당 소득을 받는 자가 단순히 명목상 수령인이 아니라 그 소득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권과 처분권을 가지는 '수익적 소유자'여야 합니다. 이 개념은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하는 도관회사의 이용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스위스 법인이 명목상 주주로서 배당금을 수령했으나, 세무서장은 룩셈부르크 법인을 실질적인 수익적 소유자로 보아 조세조약 적용을 달리하려 했던 것입니다. 법원은 이러한 '수익적 소유자' 개념을 국세기본법상의 실질과세 원칙과 연관 지어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실질적 소유자 판단의 중요성: 국제거래에서 배당금, 이자 등 소득을 지급할 때 해당 소득의 '수익적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명의상의 주주를 넘어 실질적으로 소득을 지배하고 처분할 권한을 가진 자가 누구인지가 조세조약 적용의 핵심이 됩니다.
2. 조세조약의 정확한 이해: 해외 법인과의 거래 시 관련 국가들 간에 체결된 조세조약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용해야 합니다. 조세조약마다 세율, 적용 요건, 수익적 소유자 판단 기준 등이 다를 수 있으므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특히 개정된 조세조약이나 의정서의 발효일, 경과 규정 등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3. 지분율에 따른 세율 변화: 많은 조세조약에서는 배당금을 받는 법인의 지분율에 따라 다른 제한세율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일정 지분율(예: 25%) 이상을 보유한 경우 더 낮은 세율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지분 구조 변경 시 세금 영향을 예측해야 합니다.
4. 과세 당국의 실질과세 원칙: 세무 당국은 형식적인 법적 구조보다는 거래의 실질적인 내용에 따라 과세하려는 '실질과세의 원칙'(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을 적용합니다. 따라서 해외 자회사 설립이나 주식 증여 등 지분 변동이 있을 경우, 그 목적과 경제적 실질이 명확해야 불필요한 세금 분쟁을 피할 수 있습니다.
5. 입증 자료 준비: 세무조사나 분쟁 발생 시, 거래의 목적, 법인 설립 배경, 자금 흐름, 의사결정 과정 등 실질을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충분히 준비하고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