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
피고인은 채팅 앱을 통해 알게 된 사기 일당의 제안을 받아 자신의 계좌로 피해금이 입금되면 이를 비트코인으로 구매하여 송금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피고인은 고액의 수수료를 받기로 했으며 과거에도 보이스피싱 관련 범죄로 처벌받거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어 자신의 행위가 사기 범죄에 이용될 수 있음을 충분히 알고 있었습니다. 사기 일당은 피해자에게 외국 군의관을 사칭하여 물류배송비 등의 명목으로 약 2,900만 원을 편취했고 피고인은 이 돈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하여 사기 일당에게 보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가 사기 방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2021년 12월 피고인은 채팅 앱에서 알게 된 성명불상자(‘C’ 및 ‘D’)로부터 피고인 명의 계좌로 돈이 송금되면 이를 비트코인으로 구매하여 보내주면 한 달에 20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피고인은 이 제안을 승낙하고 자신의 E 계좌번호를 알려주었으며 지시에 따라 돈이 입금될 경우 비트코인을 구매하여 성명불상자가 알려준 전자지갑으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피고인은 고액의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꾸어 전달하는 일을 하면서도 제안자의 신원을 전혀 확인하지 않았고 과거 2015년 보이스피싱 관련 전자금융거래법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2018년 사기방조죄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어 자신의 계좌에 입금되는 돈이 사기 범행으로 인한 것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습니다. 2022년 1월 3일 사기 일당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 F에게 자신을 외국 정형외과 의사라고 속이고 시리아 군의관이라고 사칭하며 물류배송비 소유권 이전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습니다. 피해자 F는 사기 일당에게 속아 2022년 1월 3일 8,322,160원 2022년 1월 4일 21,475,710원을 피고인 명의의 E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피고인은 성명불상자의 지시에 따라 입금된 총 29,797,870원으로 비트코인을 구입한 뒤 이를 성명불상자가 알려준 전자지갑으로 전송하여 사기 일당의 범행을 방조했습니다.
피고인이 사기 일당의 구체적인 범행 내용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행위가 사기 범행을 돕는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는지 여부 즉 사기 방조의 '고의'가 인정되는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에 처하고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법원은 피고인이 과거 유사한 범죄 전력이 있고 고액의 수수료를 받으면서 의심스러운 정황을 외면한 점 등을 미루어 사기 범행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피고인의 행위가 조직적 로맨스 스캠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피해자에게 상당한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고 보았으나 피고인이 범행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 조항은 사기 범행의 주범에게 적용되는 기본 법조입니다.
형법 제32조 제1항 (종범):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하고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합니다. 여기서 '방조'란 정범의 실행 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모든 행위를 의미하며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자신의 계좌를 제공하고 피해금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하여 송금함으로써 사기 범행을 도운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형법 제32조 제2항, 제55조 제1항 제3호 (방조감경): 종범은 법률상 형을 반드시 감경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사기죄의 경우 징역형이 기본인데 방조범에게는 그 형을 감경하여 선고하게 됩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피고인의 나이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여 일정한 요건 하에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실제로 감옥에 가는 것을 유예하고 정해진 기간 동안 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형을 면제해주는 제도입니다.
미필적 고의: 범죄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그러한 결과의 발생을 용인하는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이 로맨스 스캠의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몰랐다 하더라도 과거 유사 범죄 전력 고액의 수수료 비정상적인 거래 방식 등 의심스러운 정황을 통해 자신의 행위가 사기 범행에 이용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이를 외면했기에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사기 방조죄가 성립했습니다.
고액의 수수료를 주겠다며 자신의 계좌로 돈을 받아 비트코인이나 다른 형태로 전환하여 송금해달라는 제안은 대부분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 등 범죄와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절대 응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과거에 유사한 금융 범죄에 연루된 전력이 있다면 법원에서 자신의 행위가 범죄에 이용될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판단하여 사기 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금융 계좌나 체크카드 등을 타인에게 빌려주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뿐 아니라 보이스피싱 사기 등 중범죄에 연루될 수 있으니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알게 된 사람이 돈을 요구하거나 송금을 유도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주의하고 금융감독원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합니다. 로맨스 스캠과 같은 사기 범죄는 한번 돈을 보내면 회복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개인 간의 수상한 금전 거래 요청은 모두 의심해야 합니다.
본 사건은 이른바 '로맨스 스캠' 범죄에 가담한 피고인의 사기방조 혐의에 대한 형사 사건입니다. 저는 피고인의 변호인으로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을 이끌어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주요 쟁점은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사기 범행에 이용될 수 있음을 미필적으로 인식했는지 여부와 그에 따른 책임의 범위였습니다.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관련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어 자신의 행위가 범죄에 이용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피고인이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알지 못했다는 점, 범행으로 얻은 이익이 거의 없다는 점, 그리고 자발적으로 합의금을 지급하여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변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양형 사유를 참작하여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실형을 면하고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한 중요한 결과입니다.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변론과 합의 노력을 통해 의뢰인에게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낸 의미 있는 승소 사례입니다. 이 판결은 형사 사건에서도 진실된 반성과 적극적인 피해 회복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