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금전문제 · 노동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가 재건축 추진위원회와 맺은 용역 계약이 조합 설립 후 그 효력을 인정받지 못했으나, 실제로 조합에 도움이 된 일부 업무에 대해서는 부당이득 반환을 인정받은 사건입니다. 법원은 추진위원회가 조합 설립 전에 조합의 업무 범위까지 계약한 부분은 구 도시정비법의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추진위원회가 수행한 건축심의 업무로 인해 조합이 얻은 이득은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으로 인정하여 해당 비용을 조합이 업체에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B아파트재건축 정비사업의 추진위원회와 정비사업 전문관리 용역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계약은 추진위원회의 업무 종료 이후인 조합의 청산 시점까지 용역 기간을 정하고,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업무 외에 조합 운영 업무,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분양, 착공, 준공인가, 이전고시 등 조합의 광범위한 업무까지 포함했습니다. 이후 피고인 B아파트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설립되었고, 피고는 이사회를 통해 원고와의 계약 해지를 결정하고 원고에게 통보했습니다. 피고는 이 계약이 추진위원회가 체결한 것으로서 새로운 선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계약 해지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고 피고가 용역비와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조합 설립 전에 조합의 업무 범위까지 포함하여 체결한 용역 계약의 유효성 여부입니다. 둘째, 조합이 설립된 후 정관 조항이나 총회 결의를 통해 무효인 계약을 유효하게 '추인'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계약이 무효로 판단되더라도 추진위원회가 조합을 위해 실제로 수행한 업무에 대해 조합이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주위적 청구(용역계약 해제를 전제로 한 용역비 및 손해배상)를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예비적 청구(부당이득 반환)는 인용하여, 피고인 B아파트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원고인 주식회사 A에게 54,162,534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연손해금은 2021년 2월 26일부터 2023년 12월 7일까지는 연 5%의 비율로,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하도록 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90%, 피고가 10%를 부담하게 했습니다.
이 사건 용역계약 중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업무 범위를 넘어선 조합 업무에 관한 부분은 구 도시정비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로 판단되었습니다. 또한 조합 설립 후 정관을 통해 계약을 승계하거나 총회 결의를 했다고 해도, 무효임을 알거나 의심하면서 추인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없었으므로 묵시적 추인으로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원고가 계약 해제를 전제로 청구한 주된 용역비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추진위원회가 조합 설립 이후 수행한 건축심의 업무로 인해 조합이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득은 부당이득으로 인정되어, 조합은 그 가치 상당액인 54,162,534원을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도시정비법) 상 추진위원회의 권한 제한:
2. 강행규정 위반의 법리:
3. 무효인 법률행위의 묵시적 추인 법리:
4. 조합설립인가처분 및 창립총회 결의의 성격:
5. 민법 제748조 제2항 (부당이득 반환):
재건축 또는 재개발 추진위원회와 용역 계약을 체결할 때는 다음 사항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 추진위원회의 법적 업무 범위는 '조합 설립 및 인가'에 필요한 업무로 제한됩니다. 이 범위를 넘어서 조합의 포괄적인 업무를 포함하는 계약은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계약 내용을 작성하거나 검토할 때 이 점을 명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둘째, 조합 설립 후 추진위원회가 체결한 계약을 승계하려 할 때에는 단순히 정관에 '승계' 조항을 두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무효인 계약을 유효하게 추인하려면, 조합이 해당 계약이 무효임을 명확히 알고서도 그 효과를 자신에게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를 총회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밝혀야 합니다.
셋째, 비록 계약의 일부가 무효로 판단되더라도, 용역업체가 조합을 위해 실제 업무를 수행하여 조합이 그로 인해 이득을 얻었다면, 해당 업무에 대한 대가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조합은 이득을 얻은 날로부터 이자를 붙여 반환해야 할 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넷째, 정비사업 초기 단계에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할 때는 구 도시정비법에서 정한 엄격한 요건과 절차를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특히 조합의 정식 총회 의결 절차를 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