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사고 피해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 거절 판결

주식회사 A는 공사 현장 사고 피해자 G에게 손해배상금 약 1억 197만 원을 지급한 후, 피고 B 주식회사(보험회사) 및 피고 C공제조합(공제조합)에 근로자재해공제계약에 따른 보험금 1억 원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사고 피해자 G이 하도급업체 E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시흥시 D 건물 신축공사의 원수급인이자 시공사로, 하도급업체 직원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후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측.
• 피고 B 주식회사: 피고 C공제조합과 보험업무 및 보상 등에 관한 포괄적인 제휴 협약을 체결한 보험자.
• 피고 C공제조합: 주식회사 E와 근로자재해공제계약을 체결한 공제조합.
• 주식회사 E: 원고 A로부터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하도급받은 업체로, 사고 피해자 G이 이 회사의 근로자인지 여부가 쟁점이 됨.
• F 주식회사: G의 소속 회사.
• G: F 주식회사 소속 펌프카 운전원으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추락 사고를 당해 상완골 골절, 제2경추 골절, 늑골 골절,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 등의 상해를 입은 피해자.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는 시흥시 D 건물 신축공사의 원수급인이자 시공사였으며, 이 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주식회사 E에 하도급 주었습니다. 2017년 2월 4일, F 주식회사 소속 펌프카 운전원 G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가설 구조물인 1층 데크플레이트가 무너지며 아래층으로 추락하여 중상을 입었습니다. 원고 A와 E의 현장소장 및 안전관리자 등은 시공 과정의 과실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상죄로 형사처벌을 받았습니다. G은 원고 A와 E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여 2021년 11월 24일 약 8,172만 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후 원고 A는 G에게 최종적으로 101,974,526원을 지급했습니다. 원고 A는 E가 피고 C공제조합과 체결한 근로자재해공제계약에 따라 피고 보험회사 또는 피고 공제조합에게 G에 대한 손해배상금 중 1억 원의 보험금 또는 공제금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들은 G이 피공제자인 E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대립했습니다.

핵심 쟁점

사고 피해자 G이 하도급업체 E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이에 따라 원고가 피고들로부터 보험금 또는 공제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G이 E의 근로자라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 주식회사 A의 피고 B 주식회사 및 피고 C공제조합에 대한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원고 주식회사 A는 사고 피해자 G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 101,974,526원에 대해 보험사나 공제조합으로부터 보험금 또는 공제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으며, 추가로 이 사건 소송 비용까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정의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근로기준법은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이 사건 공제계약의 약관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2. 근로자성 판단 기준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51417 판결 등): 법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주목하여 판단합니다. 즉,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구체적인 판단 요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용자의 업무 지휘·감독 여부: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으며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여부.
• 근무 시간 및 장소의 구속성: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 독립 사업 영위 가능성: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여부.
• 이윤 창출 및 손실 초래 위험 부담 여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여부.
• 보수의 성격: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여부.
•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및 사회보장제도상 지위: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 및 전속성: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다만, 법원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법원은 G이 F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F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은 점, E이 G에게 직접 노임을 지급했다는 증거가 없는 점, 보험급여지급확인원 등에 G의 소속이 F로 명시된 점, E이 G을 교육·훈련하거나 근무태도를 점검했다는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G이 E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근로자성 판단 기준의 중요성: 공사 현장 등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어느 회사의 '근로자'인지 판단하는 것은 보험금이나 보상금 청구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계약서상의 명칭보다는 실제 근무 형태, 즉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았는지,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했는지, 임금 지급 방식, 근무 시간·장소의 구속 여부, 스스로 독립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는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되므로, 피해자가 근로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실질적 조건들을 충족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2. 하도급 관계에서의 인력 관리: 원수급인이나 하도급업체는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에 대해 계약 관계(근로계약, 도급계약 등)를 명확히 하고, 특히 근로자성을 다툴 여지가 있는 경우 관련 서류(근로계약서, 임금대장, 4대 보험 가입 내역 등)를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이는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에서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3. 보험 및 공제 계약 약관의 면밀한 확인: 재해 발생 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체결된 공제계약이나 보험계약의 약관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여 '근로자'의 정의, 보상 범위, 보험금 청구 주체 및 조건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피공제자의 근로자'라는 조건이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4. 손해배상 책임과 보험금 청구의 분리: 사고 발생으로 인해 법률상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해당 책임이 보험 계약 또는 공제 계약의 보상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손해배상 책임 유무와 별개로 보험 계약의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