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점막근층 침윤 선암종에 대한 암 보험금 지급 판결

원고 A씨는 피고 B 보험사와 두 건의 암 보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씨는 대장에서 점막근층까지 침윤한 선암종 진단을 받고 용종절제술을 받았습니다. 보험사는 이를 '제자리암'으로 분류하여 소액의 보험금을 지급했으나, A씨는 '암'으로 보아 약 4,340만원의 추가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상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을 적용하여 해당 종양을 '암'으로 판단하고 A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보험사에 암 보험금을 청구한 보험 가입자
• 피고 B 주식회사: 원고 A와 암 보험 계약을 체결하고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

분쟁 상황

원고 A씨는 2020년 6월 E병원에서 대장 용종절제술을 받았고, 조직 검사 결과 'Adenocarcinoma with invasion of muscularis mucosae'(점막근층 침윤 선암종) 진단이 나왔습니다. E병원은 이를 '직장의 제자리암종'(국제질병분류코드 D01.2)으로 진단했고, 피고 보험사는 약관에 따라 '제자리암' 진단비를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이 종양이 보험 약관상 '암'에 해당하므로 더 많은 보험금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A씨는 제6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 '악성신생물(/3)'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반면, 피고 보험사는 병리전문의의 진단과 통일된 의학계 진단 기준에 따라 '제자리암(/2)'이 맞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재판부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와 국제 종양학 질병분류(ICD-O)의 체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의료계 내부의 진단 기준에 대한 혼란이 있었음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점막근층 침윤 선암종'의 경우 TNM 병기 분류법에서는 '제자리암'으로 보지만,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는 대장에 대한 예외 규정이 없으며, 과거 임상의사들 사이에서도 '암'으로 분류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결국 약관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원고에게 유리하게 '암'으로 해석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원고의 대장에서 발견된 '점막근층을 침윤한 선암종'이 보험 약관상 '암'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제자리암'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이었습니다. 이는 제6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와 의료계의 진단 기준, 그리고 보험 약관 해석 원칙을 둘러싼 복잡한 법리 다툼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43,4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문제의 종양을 보험 약관상 '암'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피고 보험사는 원고에게 미지급된 암 보험금 43,400,000원과 이에 대한 2020년 9월 16일부터 2022년 7월 20일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번 판결에서 가장 중요한 법리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입니다. 이 원칙은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종양(점막근층 침윤 선암종)이 보험 약관상 '암' 또는 '제자리암'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제6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와 국제 종양학 질병분류(ICD-O-3)를 기반으로 해석할 때 객관적으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여 그 뜻이 명백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의학계 내부에서도 이 분류에 대한 견해 차이가 존재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러한 불명확성을 들어 약관을 작성한 보험사에게 불리하게, 즉 피보험자인 원고에게 유리하게 '암'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제6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6)​가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이 분류는 국제질병분류(ICD) 체계를 따르며, 종양의 행동양식에 따라 행태코드 '/0'(양성), '/1'(불확실), '/2'(제자리), '/3'(악성)을 부여합니다. 약관에서는 이 분류를 따르도록 되어 있었고, 재판부는 점막근층을 침윤한 선암종이 '/3'에 해당한다고 보는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고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특정 의학계의 지침이나 TNM 병기 분류법이 대장암에 대해 예외적으로 'Tis'로 분류하는 것과 달리,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가 그러한 예외 규정을 명시적으로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참고 사항

암 진단 관련 보험금 분쟁 시 다음 사항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보험 약관의 정확한 이해: 자신이 가입한 보험 약관에 '암'과 '제자리암' 또는 '소액암' 등의 정의와 분류 기준이 어떻게 명시되어 있는지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2. 질병 분류 기준: 약관에서 언급하는 질병 분류 기준(예: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국제질병분류 등)을 상세히 확인하고, 해당 기준에 따라 자신의 진단명이 어떻게 분류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의료 기록 확보: 진단서, 병리보고서 등 자신의 의료 기록을 빠짐없이 확보하고, 의학적 소견이 질병 분류 기준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4. 의료계 진단 기준 변화: 의학계의 진단 기준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경되거나 세분화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진단 시점의 최신 의학적 기준과 약관 적용 시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5. 약관 해석의 원칙: 보험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거나 의미가 명확하지 않을 때에는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약관을 만든 보험사에 불리하게 해석하는 원칙)이 적용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6. 다양한 의료진의 소견: 한 의사의 진단서 외에 다른 병리전문의나 임상의사의 추가 소견을 받아두는 것이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