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H 주식회사에서 채권추심 업무를 수행하다 퇴사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주장하며 퇴직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2015년 이전부터 근무한 원고들은 근로자로 인정하여 퇴직금 지급을 명령했으나 2015년 이후에 계약한 원고들에 대해서는 근로자성을 부정하여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H 주식회사는 채권추심업을 하는 회사로서 원고들과 위탁 또는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 업무를 맡겼습니다. 원고들은 퇴사 후 자신들이 실질적으로 피고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였으므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 회사는 원고들을 독립적인 사업자로 보아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채권추심 위탁 또는 위임 계약을 맺고 일한 채권추심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이에 따라 퇴직금을 받을 권리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피고 회사의 계약 방식 변경 시점을 기준으로 근로자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피고 H 주식회사는 원고 A, B, D, E, G에게 별지 1 인용금액표에 기재된 각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근무기간 말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 비율)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원고 C, F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 A, B, D, E, G과 관련된 부분은 피고가, 원고 C, F과 관련된 부분은 원고 C, F이 각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 판결은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 판단에 있어 계약의 형식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업무 지휘·감독 관계가 중요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으며 회사의 근로자성 관련 제도 변화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정의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제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해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했습니다. 종속성 판단 기준으로는 사용자의 업무내용 지정, 취업규칙 적용 여부, 지휘·감독의 정도, 근무시간 및 장소 지정 구속 여부, 비품 소유 및 제3자 고용 여부, 사업 위험 부담 여부, 보수의 근로 대가성, 기본급/고정급 유무,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근로 제공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사회보장제도 가입 여부 등이 고려됩니다. 특히 기본급/고정급, 원천징수, 4대 보험 미가입 등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일관된 태도입니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12739 판결 등 참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근무하고 퇴직하는 경우 사용자에게 퇴직금을 청구할 권리가 발생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2015년 이전에 계약을 체결한 원고 A, B, D, E, G이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 H 주식회사가 이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제2조)은 법률관계 당사자가 신의를 저버리지 않도록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추상적 규범입니다. 피고는 원고들이 위임계약 혜택을 누렸음에도 뒤늦게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들이 퇴직금 청구를 포기했다는 신의를 공여했거나 피고가 그러한 신의를 가질 정당한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대법원 2001. 5. 15. 선고 99다53490 판결 등 참조). 이는 근로자의 퇴직금 청구권이 강행규정으로 보호되는 중요한 권리임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4항은 채권추심업무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피고 H 주식회사가 채권추심원과의 계약서에서 이중계약 금지 규정을 신설할 때 언급된 바 있습니다. 이는 채권추심업의 특성상 정보 보호 및 행위 규제가 강하게 요구되는 점을 반영합니다.
계약 형태가 '위임'이나 '도급'이더라도 실제 업무 내용과 지시·감독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자 여부가 판단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계약서의 문구만으로는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 없습니다. 회사가 근로자성 이슈에 대응하여 계약서나 운영 방식을 변경한 경우 그 변경 시점 전후로 근로자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변경 이후에는 회사의 지휘·감독이 약화되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근로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는지,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되었는지, 비품이나 작업도구를 스스로 소유하지 않았는지, 업무로 인한 이윤 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지 않았는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 성격인지 등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었거나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거나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당했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이 바로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사용자가 경제적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입니다. 퇴직금을 청구할 때는 퇴직 전 3개월 또는 1년간의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은 경우에도 정기적으로 지급되었다면 평균임금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