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빗길 무단횡단 보행자 연쇄 교통사고 판결

2018년 4월 7일 새벽 서울 강남의 한 도로에서 21세 여성 보행자가 무단횡단 중 첫 번째 차량에 치인 후, 뒤따르던 세 대의 차량에 연이어 충격되거나 역과되어 중상해를 입은 사건입니다. 첫 번째 운전자 A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이후 피해자를 충격하거나 역과하고도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운전자 B, C, D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특히 C는 무면허 운전, D는 음주 및 무면허 운전 혐의도 추가되었습니다. 법원은 모든 피고인에게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고, B, C, D에게는 도주의 고의를 인정하여 각각 금고형 및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해자 G: 21세 여성으로 새벽에 도로를 무단횡단하다 연쇄적으로 차량에 치여 외상성 쇼크와 골절 등 생명에 위험이 발생할 정도의 중상해를 입은 보행자입니다.
• 피고인 A: E 그랜저 승용차 운전자로 최초로 피해자를 들이받아 중상해를 입힌 자입니다.
• 피고인 B: H BMW 320d 승용차 운전자로 첫 사고 후 도로에 쓰러진 피해자의 상체를 충격하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자입니다.
• 피고인 C: I 12인승 그랜드 스타렉스 승합차 운전자로 쓰러진 피해자의 하체를 역과하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하였으며 사고 당시 무면허 운전 중이었습니다. 이전 마약류 관련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 피고인 D: M 벤츠 CLS350d 승용차 운전자로 쓰러진 피해자의 하체를 역과하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하였으며 사고 당시 음주 및 무면허 운전 중이었습니다.

분쟁 상황

2018년 4월 7일 새벽 3시 15분경 서울 강남구의 한 편도 5차로 도로에서 21세 여성 G가 무단횡단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첫 번째로 피고인 A가 운전하던 그랜저 승용차에 들이받혀 도로에 쓰러졌고, 4~5초 후 피고인 B가 운전하던 BMW 차량이 쓰러진 G의 상체를 충격했습니다. 이어서 피고인 C가 운전하던 스타렉스 차량이 G의 하체를 역과했으며, 마지막으로 피고인 D가 운전하던 벤츠 차량 또한 G의 하체를 역과했습니다. 이 연쇄 사고로 G는 생명에 위험이 발생할 정도의 중상해를 입었습니다. 피고인 B, C, D는 사고 직후 차량에서 내려 피해자를 확인하거나 구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습니다. 특히 C는 무면허 운전 중이었고, D는 음주 및 무면허 운전 중이었습니다. 이들은 수사 과정에서 사람을 친 사실을 몰랐거나 쓰레기로 오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새벽 빗길에 무단횡단 중인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발생한 연쇄 교통사고에서 각 운전자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특히 사고 후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한 운전자들에게 도주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그리고 무면허·음주운전 등의 추가 범죄에 대한 책임 범위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에게는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200시간을, 피고인 B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200시간을, 피고인 C과 D에게는 각각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새벽 빗길에 무단횡단한 피해자의 과실이 크지만, 모든 운전자에게 전방 주시 등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했거나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한 B, C, D에게 도주의 고의가 있다고 보아 엄중한 책임을 물었습니다. C와 D의 경우 무면허 운전, D의 경우 음주운전까지 추가되어 더욱 무거운 처벌이 내려졌으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도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이 판결은 교통사고 발생 시 운전자의 구호 의무와 사고 후 대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 및 형법 제268조 (업무상 과실치상): 운전 중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타인을 다치게 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피고인 A는 전방 주시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로 피해자를 다치게 하여 이 법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2.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제2호 및 형법 제268조 (도주치상, 일명 뺑소니): 교통사고로 인해 피해자를 다치게 한 운전자가 즉시 정차하여 구호 조치 등을 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 가중처벌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B, C, D는 쓰러진 피해자를 충격하거나 역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차에서 내려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구호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하였고, 이는 도주의 고의가 인정되어 해당 법률이 적용되었습니다. 법원은 운전자가 충격 사실을 인지했거나 인지할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도주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3. 도로교통법 제152조 제1호, 제43조 (무면허 운전): 운전면허 없이 자동차를 운전한 경우에 처벌합니다. 피고인 C와 D가 면허 없이 차량을 운전한 사실이 인정되어 이 법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4.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 제3호, 제44조 제1항 (음주 운전):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술에 취한 상태로 자동차를 운전한 경우에 처벌합니다. 피고인 D가 혈중알코올농도 0.086%의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사실이 인정되어 이 법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5. 형법 제40조, 제50조 (상상적 경합):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경우,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합니다. 피고인 D의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은 하나의 운전 행위로 발생한 것이므로 상상적 경합으로 처리되어 더 무거운 음주운전죄의 형으로 처벌되었습니다.
6.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경합범 가중): 여러 개의 죄를 동시에 저지른 경우, 각 죄의 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형을 가중하여 처벌합니다. 피고인 C와 D에게 여러 죄가 경합범으로 인정되어 형이 가중되었습니다.
7.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판결 확정 전후 경합범 처리): 판결이 확정된 죄와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죄가 경합하는 경우 형평성을 고려하여 형량을 조정합니다. 피고인 C의 마약류 관련 집행유예 전과와 본 사건의 죄가 경합 처리되었습니다.
8.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 (작량감경): 법원이 재량으로 형량을 감경할 수 있는 조항입니다. 피고인 B, C, D에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어 작량감경이 적용되었습니다.
9.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및 제62조의2 (사회봉사명령): 일정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필요한 경우 사회봉사를 명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 A와 B는 여러 유리한 정상들이 참작되어 집행유예가 선고되고 사회봉사 명령이 부과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야간 또는 빗길 운전 시에는 평소보다 더욱 서행하고 전방 주시를 철저히 하여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특히 무단횡단이 예상될 수 있는 일반 도로에서는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2. 보행자의 무단횡단 과실이 크더라도, 운전자에게도 전방 주시 등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될 경우 형사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3.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사람이 다친 것이 명확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즉시 차량을 멈추고 피해자를 구호하거나 119 및 112에 신고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단순한 물체로 오인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상황상 사람을 친 것으로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되면 '도주치상(뺑소니)'으로 가중 처벌될 수 있습니다.
4. 무면허 운전이나 음주 운전은 사고 발생 시 독립적인 범죄로 가중 처벌되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음주 운전 중 인명 피해 사고를 일으키면 매우 엄중하게 다뤄집니다.
5. 사고 후 수사 과정에서 진심으로 반성하고 피해자와 합의하려는 노력은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책임을 회피하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는 경우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6. 책임보험 외에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사고 발생 시 피해자 구제는 물론, 운전자의 형사 책임 경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 A의 종합보험에서 피해자에게 4천만 원이 지급된 점이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