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
원고 A는 뇌종양 진단을 받은 후 피고 B 보험사에 고액암치료보험금을 청구했으나, 피고는 일반 암 치료 보험금 6천만 원은 지급하면서도 고액암치료보험금 4천만 원은 약관상 고액암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뇌종양이 보험 약관에서 정한 고액암의 진단 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피고의 거절이 신의칙이나 금반언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A는 2014년 4월 29일 피고 B 보험사와 무배당고액암치료특약이 포함된 C보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17년 9월 17일 충북대병원에서 뇌종양을 확인하고 9월 21일 종양 절제술을 받았습니다. 진료 의사는 원고의 종양을 '악성종양 소견'(질병 분류기호 C72.9)으로 진단했습니다. 원고는 2017년 12월 피고에게 보험금을 청구했고, 피고는 암치료보험금 6천만 원은 지급했으나 고액암치료보험금 4천만 원은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피고는 원고의 종양이 약관상 '고액암'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고, 원고는 약관 해석상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과 피고의 주장이 신의칙 및 금반언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의 뇌종양이 보험 약관에서 정한 '고액암'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피고의 보험금 지급 거절이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금반언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피고가 원고에게 고액암치료보험금 4천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법원은 원고 A의 뇌종양이 보험 약관상 '고액암'의 엄격한 병리학적 진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 B가 일반 암 치료 보험금을 지급했다고 해서 고액암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금반언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고액암 보험금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보험 약관의 해석, 특히 '고액암'의 진단 확정 기준과 관련된 분쟁입니다. 민법상 보험 약관의 해석 원칙에는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이 있습니다. 이는 약관 내용이 명확하지 않거나 애매한 경우 고객(보험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법원은 고액암 진단 확정 기준(병리학적 진단만 인정하고 임상학적 진단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이 약관에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어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즉, 약관 내용이 명확하다면 그 문언대로 해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또한, 신의성실의 원칙 및 금반언의 원칙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모든 사람이 권리를 행사하고 의무를 이행할 때 신의를 좇아 성실히 해야 한다는 민법상의 대원칙입니다. 금반언의 원칙은 어떤 주장을 했거나 행위를 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기대를 갖게 한 사람이, 나중에 그 기대를 저버리는 모순된 주장을 할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원고는 피고가 이미 일반 암 치료 보험금 6천만 원을 지급했으므로, 고액암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이 이러한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일반 암 보험금 지급과 고액암 보험금 지급은 별개의 문제로 보아, 일반 암 보험금을 지급했다고 해서 고액암 보험금까지 지급해야 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각 보험금 지급 사유가 약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보험금 지급 사유와 진단 확정 기준입니다. 이 사건 약관은 '고액암'의 진단 확정을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 전문의사에 의한 '조직검사, 미세바늘흡인검사 또는 혈액검사에 대한 현미경 소견'을 기초로 하도록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고의 종양은 수술 후 조직병리 진단보고서에 따라 '힘줄 윤활막 거대세포 종양'으로 진단되었고, 이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 'D21' 또는 'D33.2'에 해당하는 '양성 종양'으로 분류되었습니다. 또한 'ICD-O 코드 1번'으로 '악성 병변(코드 3번)'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약관 별표 4 '고액암 분류표'에도 이 종양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원고의 종양이 약관상 고액암으로 진단확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보험금 지급 여부 판단에 있어 약관상의 구체적인 진단 기준과 질병 분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보험 계약 시 암, 특히 고액암의 정의와 진단 확정 기준을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약관에 명시된 진단 방법(예: 조직검사, 현미경 소견)과 진단 주체(예: 병리 전문의)를 반드시 충족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질병 분류코드(예: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ICD-O 코드)에 따른 종양의 분류가 약관상 암 또는 고액암의 정의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담당 의사의 임상적 진단과 보험 약관상의 병리학적 진단 기준이 다를 수 있으므로, 약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진단서를 발급받을 때 이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보험사가 다른 보험금을 지급했다고 해서 특정 보험금(예: 고액암 보험금)까지 지급해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므로 각 보험금 지급 사유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