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많은 상속인이 현금만 받고 부동산 지분 포기한 상속재산 분할 협의 취소 사건

채무초과 상태에 있던 C가 어머니 E의 사망으로 상속받은 부동산 1/3 지분을 형제인 피고에게 이전하고 대신 현금을 지급받는 내용의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였습니다. 이에 C에게 구상금 채권이 있던 원고는 이 협의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은 채무초과 상태의 C가 유일한 상속재산인 부동산 지분을 포기하고 소비하기 쉬운 현금을 받은 행위는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로 인정하였고, 피고의 악의가 추정된다고 판단하여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C 명의로 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절차 이행을 명하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C에게 5천만 원 상당의 구상금 채권을 가진 회사
• 피고 B: C의 형제이자 C로부터 상속 부동산 지분을 이전받은 사람
• C: 원고에게 채무를 지고 있으며 채무초과 상태였던 상속인
• E: C, B, F의 어머니이자 사망한 피상속인
• F: C와 B의 형제이자 상속인

분쟁 상황

C는 원고 A 주식회사에 대하여 50,986,301원 및 지연손해금의 구상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원고 승소 판결이 2019. 5. 10.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C의 어머니 E가 2018. 12. 6. 사망하였고, C는 형제들인 F, 피고 B와 함께 상속인으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각 1/3 지분씩 상속받게 되었습니다. C는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형제들과의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해 자신의 상속분인 이 사건 부동산 1/3 지분을 피고에게 이전해 주고 그 대가로 현금 7,200만 원을 지급받았습니다. 원고는 이러한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채권자인 자신의 채권 회수를 어렵게 만드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협의 취소 및 원상회복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채무초과 상태의 상속인이 상속재산분할협의 과정에서 유일한 상속재산인 부동산 지분을 포기하고 소비하기 쉬운 현금을 받은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수익자(피고)의 악의 추정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와 C 사이에 2018. 12. 6.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 중 각 1/3지분에 관하여 한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취소한다. 2. 피고는 C에게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 중 각 1/3지분에 관하여 서울서부지방법원 2019. 5. 14. 접수 제47348호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채무초과 상태에 있던 C가 자신의 상속 재산 중 유일한 부동산 지분 1/3을 포기하고 소비하기 쉬운 현금 7,200만 원을 지급받은 행위가 채권자의 공동 담보를 감소시키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C의 형제라는 점과 금전을 나누어 지급한 정황 등을 종합하여 피고가 C의 채무초과 사실을 알았다고 보아 악의가 추정되며, 이를 뒤집을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원상회복으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를 명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칠 것을 알면서도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법률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것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C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상속 부동산 지분을 피고에게 넘기고 현금을 받은 행위는 채권자의 공동 담보를 감소시킨 사해행위로 인정되었습니다.
2.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는 상속재산분할협의: 상속재산분할협의는 공동상속인 사이에 잠정적 공유 상태였던 상속재산의 귀속을 확정하는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이므로, 민법상 사해행위취소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51797 판결 참조).
3. 소비하기 쉬운 금전으로의 전환과 사해행위: 채무자가 가진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팔아 소비하기 쉬운 금전으로 바꾸거나 다른 사람에게 대가 없이 넘겨주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가 됩니다. 특히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면서 유일한 상속재산인 부동산에 대한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하고 대신 소비하기 쉬운 현금을 받기로 한 것은 실질적으로 부동산을 현금으로 바꾼 것과 다름없으므로 사해행위로 판단됩니다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다73765 판결 등 참조). 상속재산에 부동산 외에 현금이 다소 있더라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4. 수익자의 악의 추정: 사해행위취소 소송에서 채무자와 제3자(수익자) 사이의 법률행위가 객관적으로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수익자가 채무자를 해할 것을 알았다는 '악의'는 추정됩니다. 따라서 수익자가 자신이 선의였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C의 형제이며 금전을 나누어 지급하는 등의 정황을 고려할 때, 악의 추정을 뒤집지 못했습니다.
5. 상속분 미달 여부 주장의 기각: 피고는 상속재산 분할 결과가 C의 구체적 상속분에 미달하지 않았으므로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법리가 상속재산에 관한 권리 자체를 포기하여 상속분이 감소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이 사건과 같이 부동산 지분을 포기하고 현금을 받은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어렵게 만드는 금전 전환의 특성 때문입니다.

참고 사항

1. 빚이 많은 상태에서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할 경우, 자신의 상속 지분 전부나 대부분을 포기하거나 부동산과 같은 공동 담보가 될 수 있는 재산을 소비하기 쉬운 현금으로 바꾸는 행위는 나중에 채권자에 의해 사해행위로 취소될 위험이 매우 큽니다.
2. 채무초과 상태의 상속인이 상속재산분할 협의를 하는 경우, 채권자는 해당 협의가 자신의 채권을 해칠 목적이 아닌지 의심하고 사해행위 취소 소송과 같은 법적 조치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3. 특히 부동산을 현금으로 전환하는 행위는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어렵게 만들 수 있어 사해행위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상속인들끼리 재산을 나눌 때, 특정 상속인이 빚이 많은 상황이라면 다른 상속인들은 이 점을 유의하고 재산 분할 방식에 대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5. 사해행위의 수익자가 채무자와 가족 관계처럼 가까운 사이일 경우, 수익자의 악의(채무자를 해할 것을 알았다는 점)가 추정될 수 있어 해당 거래가 정당한 것이었음을 입증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