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
피고인 A, B, C, D는 중국 청도에 위치한 콜센터에서 현대캐피탈 직원을 사칭하며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대출을 미끼로 공탁보증 예치금, 보증보험료, 신용등급 상향비,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입금받아 편취하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의 조직원입니다. 이들은 조직의 총책, 실장, 팀장 및 국내 현금 인출책 등과 공모하여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피고인들은 총 39명의 피해자로부터 158회에 걸쳐 합계 334,661,761원을 편취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중국 청도에 위치한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현대캐피탈 직원을 사칭하며 대출 희망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공탁보증 예치금, 보증보험료, 신용등급 상향비,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챘습니다. 피고인 C은 중국에 도착한 날 보이스피싱 내용을 인지하고 조직 사무실을 둘러본 뒤 약 1주일간은 업무를 하지 않고 중국 관광을 했으므로 자신에게는 공모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 C이 중국 출국 전후 보이스피싱 업무에 대해 인지했고, 도착 당일 보이스피싱 사무실을 방문해 설명을 들었으며, 범죄수익으로 돈을 송금받고 생활비를 지급받은 사실 등을 근거로 중국 도착 즉시 다른 조직원들과 사기 범죄의 공모 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중국으로 출국한 피고인 C이 도착 직후 직접적인 보이스피싱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관광을 했다는 주장이 공모 관계를 부인할 수 있는 사유가 되는지 여부와 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 범위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 B, D에게 각 징역 2년을, 피고인 C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불특정 다수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범죄이며 피고인들의 가담 정도가 가볍지 않고 편취 금액이 크다는 점을 들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고인 C의 경우, 중국 도착 직후 보이스피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조직 사무실을 방문했으며 범죄수익을 수령하는 등 조직원들과 공모 관계가 성립된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피고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초범이거나 전과가 없는 점, 다른 공범과의 형평성 등을 참작하여 형량을 결정했습니다.
본 사건은 사기죄와 공동정범, 그리고 경합범 관련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피고인들은 현대캐피탈 직원을 사칭하여 피해자들을 속이고 대출 명목으로 돈을 입금받아 가로챘으므로 사기죄가 성립됩니다.
2.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 이 사건 피고인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서 총책, 실장, 팀장 및 다른 상담원, 현금 인출책 등과 순차적으로 공모하여 범죄를 실행했습니다. 피고인 C의 경우 직접 사기 전화를 걸지 않았더라도 조직의 목적과 활동을 인지하고 조직에 합류한 시점부터 다른 조직원들과 사기 범죄를 공동으로 실행하기로 합의한 공모 관계가 인정되어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지게 됩니다.
3. 형법 제37조 (경합범)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 또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한다.' 피고인들은 여러 피해자들에게 반복적으로 사기 행위를 저질렀으므로 이는 여러 개의 사기죄가 경합범 관계에 있어 가중처벌 대상이 됩니다. 법원은 형법 제37조 전단과 제38조 제1항 제2호를 적용하여 여러 죄에 대한 형을 합산하여 가중했습니다.
보이스피싱과 같은 조직적 사기 범죄는 가담 정도가 경미해 보여도 공모 관계로 인정되면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범죄 조직의 일원임을 인지한 시점부터 가담으로 판단될 수 있으므로 범죄를 알게 된 즉시 해당 조직에서 벗어나고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범죄 수익을 명목으로 금원을 수령하거나, 범죄 실행에 필요한 준비 행위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공모 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떠한 명목으로든 선입금을 요구하는 대출은 절대 응해서는 안 됩니다. 타인에게 통장이나 개인 정보를 넘겨주는 행위는 범죄에 악용될 수 있으므로 절대 금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