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전기사들의 최저임금 미달 임금 및 퇴직금 지급 판결

이 사건은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자신들이 일하는 택시운송사업자들을 상대로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과 퇴직금을 받았다며 그 차액의 지급을 청구한 소송입니다. 근로자들은 회사들이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를 하여 최저임금 규정을 피하려 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정부 정책 반영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일부 근로자들의 임금과 퇴직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한 사실이 인정되어, 해당 미달액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택시운전근로자): A, B, C, D, E, F, G, H, I, J, K, L 총 12명의 택시운전근로자들. 피고 회사들에 고용되어 택시 운전 업무에 종사하며, 최저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을 주장하였습니다.
• 피고들 (택시운송사업자): 주식회사 M, N 주식회사, O 주식회사, P 주식회사, 주식회사 Q, R 주식회사, S 주식회사, T 주식회사 총 8개 택시운송사업자. 원고들을 고용한 회사들로, 근로자들의 최저임금 미달 주장을 다투었습니다.

분쟁 상황

피고 회사들은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해왔습니다. 2007년 최저임금법이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되면서, 회사들은 고정급이 최저임금 수준을 충족하도록 소정근로시간을 지속적으로 단축하는 임금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원고들은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시간 변경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최저임금 규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과거의 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청구했습니다. 반면 회사들은 서울시의 택시운전근로자 처우개선 정책 등을 반영하여 노사 간 자발적 합의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며, 탈법 의도가 없었으므로 합의는 유효하다고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 적용을 회피하려는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
2. 유효하다고 판단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임금 및 퇴직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
3. 최저임금 산입 대상 임금의 범위 및 월 소정근로시간 산정 시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 포함 여부.
4. 퇴직금 중간정산 시 작성된 '부제소합의'의 유효성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는 서울특별시의 택시운전근로자 처우개선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입법 취지를 잠탈하려는 탈법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유효하다고 판단된 단축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도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청구)에 대해서는, 일부 근로자들에게 실제로 최저임금 미달액이 발생했음을 인정하여 다음과 같이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 피고 M은 원고 B에게 2,722,605원, 원고 E에게 3,214,975원 지급.
• 피고 N은 원고 G에게 584원, 원고 J에게 457,277원 지급.
• 피고 O는 원고 I에게 162,778원 지급.
• 피고 P는 원고 J에게 2,716,465원 지급.
• 피고 Q는 원고 C에게 245,014원 지급.
• 피고 R은 원고 D에게 146,582원, 원고 K에게 214,329원 지급.
• 피고 S는 원고 J에게 31,115원 지급.
• 피고 T는 원고 L에게 5,101,757원 지급. 위 각 금액에 대해 2020년 4월 24일 또는 25일부터 2022년 1월 20일까지는 연 6%의 이자,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원고 H의 예비적 청구와 나머지 원고들의 일부 예비적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퇴직금 관련 부제소합의는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어 무효라고 보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강행법규를 잠탈하는 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도 최저임금 미달이 확인된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회사들이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총 9명의 원고들에게 각 회사별로 미지급액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일반택시 운전근로자 특례 조항)​: 이 조항은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택시 운전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고정급의 비중을 높여 운송수입금과 관계없이 최저임금 이상의 고정급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려는 취지입니다. 법원은 이를 통해 완전월급제를 유도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50조 (근로시간)​: 근로시간은 1주 40시간, 1일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범위 내에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이 '소정근로시간'입니다.
3.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이 판례는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사용자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목적으로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는 법리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본 사건에서는 서울특별시의 정책추진 등 외부적 요인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영향을 주었으므로, 이를 곧바로 탈법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4.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및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 (주휴수당 관련 월 소정근로시간 산정)​: 2018년 12월 31일까지는 최저임금액 산정을 위한 월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을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9년 1월 1일부터 개정된 시행령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에 따라 유급 처리되는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을 월 소정근로시간에 합산하여 산정하게 되었습니다.
5.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3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 단체협약 등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되는 임금 중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해 지급하는 임금, 그리고 근로자의 생활 보조 및 복리후생을 위해 지급하는 임금(예: 국경수당, 명절수당, 야간근로수당, 특별승무수당 등)을 제외하고 기본급, 근속수당, 승무수당 등은 비교대상임금에 산입됩니다.
6. 근로기준법 제37조 (미지급 임금 등에 대한 지연이자)​: 사용자가 임금 또는 퇴직금을 기한 내에 지급하지 않은 경우, 그 지연 일수에 대해 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다만, 법원에서 다툼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상법에 따른 연 6%의 이자율이 적용됩니다.
7. 부제소합의의 유효성 판단: 법원은 재판청구권 포기와 같은 중대한 효과를 가져오는 부제소합의는 신중하게 해석해야 하며, 특히 부동 문자로 기재되어 근로자가 작성하지 않으면 퇴직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법정 권리까지 포기하는 취지라면 무효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근로계약 및 임금협정 내용 확인: 근로계약서나 임금협정서에 명시된 소정근로시간이 실제 근무 형태와 일치하는지, 그리고 최저임금 수준을 준수하고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2. 최저임금 산정 기준 이해: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 산입 임금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 등)이 제외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기본급 등 고정급 부분이 최저임금에 미달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3. 월 소정근로시간 계산의 변화: 2019년 1월 1일부터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월 소정근로시간 산정 시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이 포함되도록 변경되었으므로, 시기에 따른 계산법 차이를 알아두어야 합니다.
4. 근무 기록의 중요성: 자신의 실제 출퇴근 시간, 운행 시간, 운송수입금 등을 정확하게 기록해 두는 것이 임금 또는 퇴직금 미지급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5. 부제소합의의 신중한 검토: 퇴직금 등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 포기 내용이 포함된 합의서(부제소합의)를 작성할 때는 그 내용과 법적 효력을 충분히 이해하고, 불이익한 합의는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정형화된 문구로 인쇄된 합의서라면 법적 효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