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괴롭힘 신고 이후 수습해제된 직원의 해고 무효 판결

수습직원 A는 B연구원에서 수습 기간 중 상사 D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신고했습니다. 신고 이후 근무지가 변경되었고 A는 고충신고를 철회했습니다. 이후 수습 기간 만료에 따른 수습해제 평가에서 불합격하여 당연면직 통보를 받았습니다. A는 자신의 해고가 무효임을 주장하며 임금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A가 여전히 수습직원 신분이었고 해고 절차 및 내용에 하자가 없으며 직장 내 괴롭힘 불법행위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A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연구원의 수습직원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하며 해고 무효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 당사자입니다.
• 피고 B연구원: 과학기술 분야 정부 출연 연구기관으로 원고 A의 고용주이자 해고 처분을 내린 기관입니다.
• C센터장 D: 원고 A의 상사이자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입니다.
• H 본부장: 원고 A에 대한 수습해제 평가의 2차 평가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인 B연구원에 수습직원으로 채용되어 11.5개월의 수습 기간을 가졌습니다. 수습 기간 중 원고 A는 직속 상사인 D 센터장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노조 측 고충처리위원에게 신고했습니다. 이 신고로 인해 원고 A의 근무지가 임시로 변경되기도 했으나, 이후 A는 합의안을 제시하고 고충신고를 철회했습니다. 수습 기간이 끝나갈 무렵, B연구원은 수습해제 평가를 진행했고, 원고 A는 평가에서 합격 점수인 70점에 미달하는 65.14점을 받아 본채용이 거부되고 당연면직 통보를 받았습니다. 원고 A는 이 면직 처분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한 보복성 해고이며, 절차상 문제와 부당한 평가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해고 무효 확인 및 임금,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11.5개월의 수습 기간을 정한 것이 적법하며 원고 A가 당연면직 당시 수습직원의 신분이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 B연구원의 수습해제 평가 절차와 당연면직 통보 방식(서면통지 의무 포함)에 법적인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원고 A에 대한 당연면직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한 보복성 해고이거나 해고권 남용에 해당하는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루어졌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피고 B연구원의 직원들이 원고 A에게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1. 원고 A는 당연면직 당시 정규직이 아닌 수습직원의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11.5개월의 수습 기간은 원고와 피고의 합의하에 합리적 범위 내에서 정해진 것이고 장기간의 연구 업무 특성을 고려할 때 업무수행능력 검증에 필요한 기간으로 보았습니다.
2. 수습해제 평가 및 당연면직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습해제 평가 개시 시점은 운영지침을 위반하지 않았고, 평가 결과 통보가 수습기간 만료일로부터 20일 전까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절차적 훈시규정 위반일 뿐 당연면직을 무효로 할 중대한 하자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당연면직 통지서에 수습제도 운영지침 및 인사규정에 따른 불합격 사유와 평가 결과가 명시되어 있어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3. 당연면직에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며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 실체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 A의 평가 점수가 합격 기준에 미달했고, 무단 이석 등 불성실한 근무 태도와 인사위원회 평가에서 드러난 업무 이해도 및 발전 가능성 부족 등이 인정되었습니다. 부서장 평가의 공정성 주장도 D 센터장이 평가를 회피한 점, 차상위 부서장 외 대안이 없었던 점, 인사위원회 평가도 함께 이루어지는 점 등을 들어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4.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한 증거가 부족하며 피고 직원들의 불법행위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 A와 D의 주장이 상반되고 원고가 고충신고를 철회하여 진위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으며, 피고 B연구원이 고충처리를 불이익하게 처리하거나 D이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원고 A에 대한 수습해제 및 당연면직이 유효하며, 피고 B연구원 측의 직장 내 괴롭힘 불법행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 A의 해고무효확인, 임금 지급,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는 근로자가 해고사유를 명확히 알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수습직원에 대한 본채용 거부 시에도 적용되며, 통지서에 해고의 실질적인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 내용이 명시되어야 합니다. 다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알고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아도 위법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해고 등의 제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등 징벌을 하지 못합니다. 수습 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수습 기간 만료 시 본계약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되지만, 여전히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고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는 해당 근로자의 업무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수습 제도의 취지·목적에 부합해야 합니다.
3. 민법 제756조(사용자의 배상책임)​: 다른 사람을 사용하여 어떤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피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는 규정으로, 직장 내 괴롭힘과 같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피용자의 위법 행위로 인해 다른 근로자가 손해를 입었을 경우 사용자에게도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습 기간의 중요성: 수습 기간은 정식 채용 전 직무 적합성과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기간입니다. 해당 기간 동안의 업무 성과와 태도가 본채용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성실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2. 수습 기간 만료 통보: 수습 기간 만료 시 본채용 거부는 일반 해고보다 그 사유 인정 범위가 넓지만, 여전히 합리적인 이유가 필요합니다. 본채용 거부 시에도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3.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시: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면 구체적인 증거(메시지, 녹음, 목격자 진술, 진료 기록 등)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신고 절차와 관련하여 회사 규정을 확인하고, 진행 상황을 기록하며, 필요시 외부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고충신고 철회 시에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4. 근무 태도 및 업무 기록: 근무 중에는 근태 기록을 명확히 하고, 부여받은 업무의 진행 상황과 성과를 구체적으로 기록하여 자신의 기여를 증명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활용하는 경우에도 의무 근무 시간 준수 등 규정을 철저히 따르고, 부득이한 이탈 시에는 이를 보충하거나 사유를 명확히 남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