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의료용구 제조업체인 피고 B 주식회사는 2021년 3월, 2020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공시하며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피고 회사의 재무관리팀장이 약 2,215억 원의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공시되었고, 이로 인해 주식 거래가 정지되었으며 거래 재개 후 주가는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에 피고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여 손해를 본 투자자 A는 대표당사자가 되어 다른 피해 투자자들과 함께 증권관련 집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대표당사자와 소송대리인의 적격성, 소송에 참여할 총원의 다수성, 쟁점의 공통성 및 집단소송의 적합성과 효율성 등 증권관련 집단소송 허가 요건이 모두 충족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집단소송을 허가했습니다.
피고 B 주식회사는 2021년 3월 18일, 2020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적절히 운영되고 있다고 공시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 12월 30일경, 회사의 재무관리팀장 D이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약 1년간 15회에 걸쳐 총 2,215억 원에 달하는 회사의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2022년 1월 3일 공시되자 한국거래소는 피고 회사의 주권매매거래를 정지시켰습니다. 횡령 사건 공시 전인 2021년 12월 30일 기준 피고 주식의 종가는 142,700원이었으나, 2022년 4월 28일 주권매매거래가 재개되었을 때는 112,000원으로 21.51% 하락했습니다. 주가는 전반적인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2022년 9월 5일에 이르러서야 횡령 사건 공시 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이에 투자자들은 피고 회사가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았음에도 정상 운영된다고 거짓 공시하고, 거액 횡령 사실을 은폐하여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 B 주식회사의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보고서 및 공시 내용이 중요사항에 대한 거짓 기재 또는 누락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입은 손해에 대한 피고 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증권관련 집단소송 허가를 위해 필요한 △대표당사자 및 소송대리인의 적격성, △다수의 구성원이 존재하는지, △모든 구성원의 청구 원인에 법률적 또는 사실상의 중요한 쟁점이 공통되는지, 그리고 △집단소송이 다른 구제수단보다 소송경제상 효율적인지 등의 요건 충족 여부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증권관련 집단소송이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에 따른 모든 허가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하여 소송 허가 결정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를 상대로 제기된 증권관련 집단소송의 모든 허가 요건이 충족된다고 보아, 이 소송을 공식적으로 허가했습니다. 이로써 회사의 공시 내용의 거짓이나 누락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이 개별 소송의 부담 없이 일괄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이는 투자자 보호와 소송 경제라는 집단소송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결정으로 평가됩니다.
이 사건은 주로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부감사법), 그리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이 적용되었습니다.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증권 관련 사안에서, 대표당사자를 통해 집단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소액 투자자의 권리 구제를 돕는 법률입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부감사법) 제8조 제4항, 제5항: 회사의 대표이사와 내부회계관리자, 그리고 감사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를 보고하고 평가할 의무를 규정합니다. 피고 회사는 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부실한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 제3항: 증권신고서 등의 거짓 기재나 중요 사실 누락으로 손해를 입은 투자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과 인과관계 추정 규정을 담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투자자들은 피고 회사의 사업보고서 내 거짓 공시를 믿고 주식을 매수하여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이 조항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재무제표나 사업보고서와 같은 공시 내용은 투자 결정에 매우 중요한 정보이므로, 투자자들은 공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특히,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과 관련된 보고서는 기업의 투명성과 재무 건전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기업 내부에서 횡령 등 중대한 비리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주가에 피해를 입었다면, 증권관련 집단소송을 통해 공동으로 피해 구제를 모색할 수 있습니다. 집단소송은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이 개별적으로 소송하기 어려운 경우 효과적인 구제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집단소송 참여를 고려한다면, 대표당사자의 적격성(총원의 이익을 공정하게 대리할 수 있는지)과 소송대리인의 전문성(증권관련 집단소송 경험 등)을 신중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또한, 총원의 범위를 특정하는 방식(예: 선입선출법 또는 후입선출법)에 따라 손해액 산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해당 사안에 적용되는 손해액 산정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소송에서는 자본시장법상 거짓 기재와 손해 발생 간의 인과관계 추정 규정 등 관련 법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