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추심 회사에서 일한 직원들이 퇴직금을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한 사건

채권 추심 및 신용조사업무를 하는 회사와 '위임직 채권추심인 위임계약'을 맺고 일했던 채권 추심원 8명이 퇴직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회사는 이들을 개인사업자로 보아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실제 근로 형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이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회사는 퇴사한 8명의 채권 추심원들에게 미지급 퇴직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E, F, G, H): 피고 회사와 '위임직 채권추심인 위임계약'을 맺고 채권 추심 업무를 수행했으나, 실제로는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한 채권 추심원들.
• 피고 (I 주식회사):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무를 영위하는 회사로, 원고들과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이들을 개인사업자로 주장하며 퇴직금 지급 의무를 부인한 측.

분쟁 상황

피고 회사와 '위임직 채권추심인 위임계약'을 맺고 채권 추심 업무를 수행해온 원고들은 퇴사 후 피고 회사에 퇴직금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회사는 원고들이 근로자가 아닌 '소득세법상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개인사업자'로서 위임계약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으므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더 나아가 피고 회사는 원고들이 계약 당시 '앞으로 근로자임을 전제로 어떠한 민·형사상 청구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부제소 특약)를 작성했으므로, 이 사건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항변했습니다. 원고 B과 E의 경우, 특히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 계산에 있어 급여액의 편차가 심하여 이를 어떻게 산정할지에 대한 다툼이 있었습니다. 또한 피고 회사는 일부 원고에 대해 근로자성이 인정되더라도 '무기직 계약직'으로 보아 회사의 취업규칙상 정년(만 60세)이 적용되며, 정년 이전 부분의 퇴직금은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들이 '위임계약' 형식으로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2. 퇴직금 청구권에 대해 사전에 체결한 '부제소 특약'이 유효한지 여부.
3. 원고 B과 E의 경우, 급여 변동이 심하여 평균임금 산정 방법이 문제되었는데, 통상적인 3개월 평균임금을 적용할지, 특정 급여를 제외하거나 1년 평균으로 계산해야 하는지 여부.
4. 피고 회사가 원고 중 일부에 대해 정년을 주장하며 퇴직금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미지급 퇴직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각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 원고 A: 18,724,316원
• 원고 B: 15,267,908원
• 원고 C: 12,652,811원
• 원고 D: 15,127,934원
• 원고 E: 20,896,296원
• 원고 F: 14,604,848원
• 원고 G: 11,570,392원
• 원고 H: 10,263,881원

위 금액에 대해 각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부터 2022년 1월 19일까지는 연 6%의 이자를,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이자를 추가로 지급하라고 명했습니다. 다만, 원고 B과 E의 퇴직금 액수는 급여 변동을 고려하여 피고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원고들이 청구한 금액보다 적게 인정되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 B과 피고 사이에서는 원고 B이 40%,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고, 원고 E과 피고 사이에서는 원고 E이 30%,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며,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서는 피고가 전액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위임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판단했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강행법규이므로,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부제소 특약'은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퇴직금 산정 시 원고 B과 E의 급여 변동 폭이 커서 통상적인 3개월 임금 산정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비정상적인 급여를 제외하거나 퇴직 전 1년 평균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아 퇴직금을 다시 산정했습니다. 피고가 근로자성을 다투면서 정년과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원고들은 근로자로서 퇴직금을 받을 권리가 인정되어 일부 승소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은 다음과 같은 법률과 법리를 기반으로 합니다.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과 상관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됩니다.
   • 종속성 판단 요소: 업무 내용에 대한 사용자 지시·감독 여부, 취업규칙 적용 여부, 근무시간 및 장소 지정 여부, 비품·원자재 제공 여부, 근로를 통한 이윤 창출 및 손실 부담 여부, 보수의 근로 대가성, 기본급·고정급 유무,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사회보장제도 가입 여부, 전속성 및 계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주의 사항: 기본급·고정급,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사회보장제도 가입 등은 사용자가 경제적 우위에 따라 임의로 정할 수 있는 부분이므로, 이러한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강행규정성 및 부제소 특약의 무효: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청구권은 근로자의 생활 보장을 위한 강행규정입니다. 따라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내용의 '부제소 특약'은 무효입니다.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3. 평균임금 산정 방법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5조, 현행 제4조)​:
   • 원칙: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은 퇴직 직전 3개월간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입니다.
   • 예외: 만약 퇴직 직전 3개월간의 임금이 특별한 사유로 인해 통상적인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을 경우, 이를 그대로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로 삼으면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을 보장하려는 퇴직금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기술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합니다. (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8631 판결 등 참조)
4. 퇴직금 지연손해금: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를 지연할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지연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 상법 제54조)
   • 이행 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대해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원 판결 선고일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이자율이 적용되고,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이자율이 적용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내용을 참고해 보세요.

1. 계약 형식보다는 실제 근무 형태가 중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는 계약서의 명칭(예: 위임계약, 도급계약)보다는 실제 업무 수행 방식, 지휘·감독 여부, 근무 시간 및 장소 지정, 비품 제공 여부, 보수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계약서상 개인사업자로 되어 있더라도 실제 근로자처럼 일했다면 퇴직금 등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2. 퇴직금 사전 포기 약정은 무효: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근로자의 퇴직금 수급권을 보장하는 강행규정입니다. 따라서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미리 퇴직금 청구권을 포기하거나,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약정을 하더라도 이는 법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3. 평균임금 산정의 예외: 퇴직금을 계산할 때 원칙적으로 퇴직 전 3개월간의 평균임금을 사용하지만, 급여 변동이 심하거나 특정 기간에만 비정상적으로 많은 임금을 받은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그 기간의 임금을 제외하거나 다른 합리적인 기준(예: 퇴직 전 1년 평균)으로 산정될 수 있습니다. 이는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보장하려는 퇴직금 제도의 취지에 따른 것입니다.
4. 소멸시효 및 정년 주장의 제한: 회사가 근로자성을 부정하며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다투는 상황에서는, 회사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정년 규정이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회사가 스스로 근로자임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한 소멸시효 주장이 모순적이라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