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육
피고인 A는 10세인 자녀의 친구에게 놀이터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부적절한 발언과 함께 멱살을 잡고 끌어안는 등 신체적 접촉을 하여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 법원은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과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선고하였으나, 항소심에서 피고인이 피해 아동의 '보호자'에 해당하지 않아 이수명령을 병과할 수 없다는 직권 판단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항소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며,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41세의 피고인 A는 10세의 피해 아동이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결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듣고 술에 취한 상태로 피해 아동에게 다가가 '너 입에서 왜 결혼 소리가 나오니?'라고 말하며 양손으로 피해 아동의 멱살 부분 옷깃을 잡아당겨 끌어안았습니다. 피해 아동이 거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피고인은 다시 피해 아동의 뒷목을 감싸 안고 멱살을 잡아당겨 끌어안은 채 수십 초간 걸으라고 강제했습니다. 피해 아동은 이 사건 직후 곧바로 부모에게 알렸으며, 수사기관에서는 당시 수치스럽고 부끄러웠고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무서웠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후 피해 아동은 적응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우울감, 불안감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피고인의 놀이터에서의 행동이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하는지, 학대 행위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지, 그리고 피고인이 아동학대처벌법상 '보호자'에 해당하여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A에게 벌금 100만 원과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의 노역장 유치를 선고했습니다. 또한,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령했습니다. 특히, 원심에서 부과된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은 피고인이 아동학대처벌법상 피해 아동의 '보호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직권으로 파기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하고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아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피고인이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했으며, 이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피해 아동의 법률상 보호자가 아니므로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은 부과할 수 없다고 결정하여 원심의 이수명령 부분을 파기하고 벌금형을 확정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처벌법과 관련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행위 및 미필적 고의: 아동복지법은 아동의 건강하고 행복한 성장을 목적으로 하며, '아동학대'를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로 정의합니다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 제17조 제5호). 법원은 이러한 정서적 학대 행위가 현실적으로 아동의 정신건강과 그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발생한 경우에도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반드시 정서적 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있음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15도13488 판결 참조).
정서적 학대 행위 판단 기준: 어떠한 행위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와 피해 아동의 관계, 행위 당시의 태도, 아동의 연령, 성별, 성향, 정신적 발달 상태, 행위에 대한 아동의 반응, 행위의 장소와 시기, 정도와 태양, 반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대법원 2017도5769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다수의 아동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루어졌고, 피해 아동의 명확한 거부에도 신체적 유형력을 행사하여 수치심과 공포심을 유발한 점 등을 들어 정서적 학대로 인정했습니다.
아동학대처벌법상 이수명령 부과 요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제8조 제1항에 따르면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은 '아동학대행위자'에게 병과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아동학대행위자'는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을 의미하며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2, 4, 5호), '보호자'는 친권자, 후견인, 아동을 보호·양육·교육하거나 그러한 의무가 있는 자 또는 업무·고용 등의 관계로 사실상 아동을 보호·감독하는 자를 말합니다 (아동복지법 제3조 제3호).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 아동의 친구의 모일 뿐 법률상 '보호자'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심의 이수명령을 직권으로 파기했습니다.
아동에 대한 훈육이나 개입 시에는 아동의 연령과 정서적 민감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술에 취한 상태에서 아동에게 신체적 접촉을 하거나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학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자신의 자녀가 아닌 다른 아동, 특히 특별히 친밀하지 않은 아동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더라도 성인이 직접 나서서 물리적인 힘을 동반한 강압적인 방식으로 개입하는 것은 '교육' 목적이라 할지라도 정서적 학대로 인정되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죄는 아동의 정신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위험이 발생'한 것만으로도 성립하며, 반드시 현실적으로 심각한 손상이 발생해야만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