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전기사 최저임금 미달 및 퇴직금 지급 분쟁

택시 운전기사들이 소속 택시 회사들을 상대로 미지급된 최저임금과 퇴직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쟁점은 노동조합과 회사 간에 합의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최저임금법을 회피하려는 탈법행위로 무효인지 여부였고, 법원은 각 회사의 상황에 따라 합의의 유효성 여부를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택시 운전기사 A, B, C, D, F, G, H): 택시 회사로부터 최저임금 미달액과 퇴직금 등 미지급 임금을 청구한 근로자들입니다.
• 피고들(택시 회사 I 주식회사, J 주식회사): 원고들 소속의 택시 운송 사업자들로, 원고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는 회사들입니다.

분쟁 상황

택시 운전기사들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승객으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나머지를 수입으로 가져가는 방식으로 근무했습니다. 이들은 회사와 노동조합이 합의하여 소정근로시간(계약상 근로시간)을 단축했으나, 이는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화 없이 단지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형식적인 합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자신들이 받아야 할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며, 그로 인해 퇴직금까지 적게 산정되었다며 미지급된 최저임금액과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택시 운송 사업장에서 노사 합의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 최저임금법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무효인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만약 무효라면,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달액과 이에 따른 퇴직금을 재산정해야 하므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유효성이 임금 및 퇴직금 청구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각 피고 회사의 임금협정 내용을 개별적으로 검토하여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유효성을 판단했습니다.

1. 피고 I 주식회사에 대한 판단:

   • 피고 I의 2015년 및 2018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 그 이유는 직전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으로 계산하더라도 해당 시급환산액이 법정 최저시급액을 상회하거나 미달액이 미미한 수준이었고, 즉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할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이에 따라 원고 A, B, C에게는 일부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액을 지급하도록 명령했으며, 원고 D의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2. 피고 J 주식회사에 대한 판단:

   • 피고 J의 2018년 및 201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무효이다고 보았습니다.
   • 그 이유는 직전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으로 계산할 경우 시급환산액이 법정 최저시급액을 상당히 하회했으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통해서야 비로소 최저임금을 상회하게 되었으므로, 이는 최저임금법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이에 따라 원고 F, G, H에게는 더 많은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액을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각 피고는 인정된 금액에 대해 2020년 3월 27일 또는 28일부터 판결 선고일(2024년 8월 28일)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단, 퇴직금의 경우 제1심 판결 선고일(2023년 9월 21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는 연 20%가 적용됩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일부 택시 운전기사들은 소속 회사가 최저임금법을 회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조작했다고 주장하여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습니다. 법원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제 최저임금 준수 여부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각 회사의 합의 유효성 여부를 다르게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회사별로 지급해야 할 최저임금 미달액과 퇴직금 액수가 달라졌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소정근로시간)​: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하여 정한 근로시간을 의미합니다. 원칙적으로 노사 자유로운 합의에 따르지만, 강행법규를 회피할 의도가 있다면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50조 (근로시간)​: 1주 40시간, 1일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는 기준근로시간을 규정합니다.
3.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3항 (최저임금 효력)​: 사용자는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계약 부분은 무효가 되고, 그 부분은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봅니다.
4.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시간당 최저임금 산정 방법)​: 월 단위 임금을 1개월의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누어 시간당 임금으로 환산하도록 규정합니다. 특히 2019년 1월 1일 이후에는 최저임금 산정을 위한 월 소정근로시간 수에 주휴시간이 포함됩니다.
5.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에 관한 부분은 근로계약 관계를 직접 규율하며, 단체협약이 실효되더라도 새로운 합의가 없는 한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계속 효력을 가집니다.
6. 대법원 판례 법리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실제 근무 형태 변화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최저임금법 등 강행법규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합니다. 다만, 이러한 합의가 탈법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1. 소정근로시간 합의의 실질적 유효성 판단: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소정근로시간은 원칙적으로 존중되지만,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화 없이 단순히 최저임금 준수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했다면, 해당 합의는 '강행법규 잠탈을 위한 탈법행위'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2. 탈법행위 여부의 엄격한 판단 기준: 법원은 합의가 탈법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 최저임금 제도의 실질적인 잠탈 여부, 소정근로시간 단축 전후의 임금 상황(직전 합의상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했을 때 최저임금에 미달했는지 여부), 단축의 비율과 빈도, 그리고 전반적인 노사 합의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3. 최저임금 산정 기준 변경 인지: 2019년 1월 1일 이후에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월별 최저임금 산정 시 주휴시간을 포함한 월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합니다. 이 점을 숙지하여 본인의 임금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4.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 여부: 취업규칙 변경 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듯,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 외에 취업규칙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위와 같은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5. 단체협약의 효력: 단체협약의 근로조건에 관한 규범적 부분은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새로운 합의나 취업규칙이 체결되기 전까지는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계속 효력을 유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