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망인이 늦은 시간 회식 후 귀가 중 버스 정류장을 지나쳐 내려 무단횡단을 하다가 마을버스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의 무단횡단이 도로교통법 위반 범죄행위에 해당하므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어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유족은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망인의 무단횡단이 범죄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사고 발생 경위와 다른 운전자의 과실 등을 고려할 때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절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여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망인이 회사 회식 후 심야에 귀가하던 중 버스 정류장을 2개나 지나쳐 하차한 뒤 무단횡단을 하다가 뒤따르던 마을버스에 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의 무단횡단 행위가 도로교통법 위반의 범죄행위에 해당하므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망인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의 이러한 처분이 부당하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망인의 무단횡단 행위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설령 범죄행위로 인정되더라도 해당 행위의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이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절시킬 정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망인의 유족)에 대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의 유족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해야 합니다.
재판부는 망인의 무단횡단이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하여 범죄행위로 볼 수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밤늦은 회식 후 귀가 중 정류장을 지나쳐 급히 내린 후 횡단하려다 사고가 발생했고, 사고를 낸 마을버스 운전자의 안전운전 의무 위반도 상당 부분 경합하여 사고가 발생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망인의 잘못이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절시킬 정도로 위법성이나 비난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본 판례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이 정하는 '범죄행위'의 해석에 대한 중요한 법리를 제시합니다. 이 조항은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로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여기서 말하는 '범죄행위'가 고의적인 범죄행위뿐 아니라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도 포함하며, 형법뿐만 아니라 특별법령에 의해 처벌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해석했습니다. 실제로 망인의 무단횡단 행위는 도로교통법 제10조 제2항에 따른 횡단보도 이용 의무를 위반하여 도로교통법 제157조 제1호에 의해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의 벌칙이 부과되는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판례는 이 조항의 입법 취지가 범죄행위 자체의 위법성 외에 업무와 부상 등 사이의 인과관계 단절에 있음을 강조하며, 근로자의 부상 등에 범죄행위가 관여되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구체적인 범죄행위의 태양과 부상 등의 발생 경위 등을 살펴, 해당 범죄행위의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이 업무와 인과관계를 단절시킬 정도에 이르렀을 때에만 업무상 재해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법리를 적용하여 이 사건에서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습니다.
산업재해 심사 시 '범죄행위' 여부는 해당 행위의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이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단절시킬 정도인지를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판단합니다. 단순히 법규를 위반한 행위가 있었다고 해서 무조건 업무상 재해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고 발생 경위, 주변 상황, 사고 유발의 다른 요인, 즉 다른 당사자의 과실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특히 퇴근 중 발생한 사고의 경우,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귀가하던 중에 발생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음주 후 발생한 사고라 하더라도 만류나 제지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이고 자발적으로 과음했거나 비정상적인 경로로 귀가하던 중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과음 자체만으로 인과관계 단절을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