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원고 A는 피고 회사 B에게 건물 관리를 위탁했고, 피고 회사 B는 공인중개사 피고 E의 중개로 임차인 H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며 보증금 4천만 원을 수령했습니다. 계약 종료 후 피고 회사 B가 H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자, 원고 A는 피고 회사 B와 그 대표이사 C, 재무팀장 D, 그리고 공인중개사 E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회사 B와 대표이사 C, 재무팀장 D이 임차인 보증금을 부당하게 사용한 업무상 임무 위반이 인정된다며 공동으로 원고에게 3,2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반면 공인중개사 E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원고 A는 2020년 6월 6일 피고 회사 B와 자신의 부산 동래구 F건물 G호에 대한 임대관리위탁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에 따라 피고 회사 B는 원고에게 매월 확정 보장금을 지급하고, 최초 1개월분 차임을 수수료로 받기로 했습니다. 이후 2022년 8월 12일 피고 회사 B는 공인중개사인 피고 E의 중개 하에 원고 A를 대리하여 임차인 H과 F건물 G호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내용은 임대기간 2022년 8월 13일부터 2023년 8월 12일까지, 보증금 4천만 원, 차임 월 16만 원이었습니다. H은 특약에 따라 보증금 4천만 원을 피고 회사 B에게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피고 회사 B는 H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피고 회사 B의 대표이사인 피고 C과 재무팀장인 피고 D은 2023년 7월 27일 원고 A에게 2023년 8월 11일까지 보증금 4천만 원을 지불하겠다는 내용의 지불각서를 작성해 주었습니다. 피고 회사 B는 원고 A에게 2023년 7월 27일 150만 원, 2023년 8월 4일 150만 원, 총 300만 원을 지급했지만 나머지 보증금은 반환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원고 A는 피고들(피고 회사 B, C, D, E)에게 보증금 미반환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3천5백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회사 B가 위탁관리 계약에 따라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할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원고 A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 회사 B의 대표이사 C과 재무팀장 D이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임차인 보증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이른바 '돌려막기'하는 행위로 원고 A에게 손해를 입힌 배상 책임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 E에게도 임차인 보증금 미반환에 대한 책임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고 주식회사 B, C, D이 공동하여 원고 A에게 32,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피고 C은 2023. 10. 14.부터, 피고 주식회사 B는 2023. 12. 7.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피고 D은 2023. 10. 14.부터 2024. 4. 16.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B, C, D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E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B, C, D 사이에 생긴 부분의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위 피고들이 각 부담하며, 원고와 피고 E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법원은 부동산 위탁관리회사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여 건물주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해당 회사뿐만 아니라 그 대표이사 및 재무팀장이 보증금을 부당하게 유용하는 등 업무상 임무를 위반했다면 공동으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회사의 대표와 재무 책임자는 보증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돌려막기' 행위와 같은 업무상 배임으로 인해 개인적인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반면, 단순히 임대차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에게는 보증금 미반환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위탁관리회사의 부적절한 보증금 운용으로 인한 피해는 해당 회사와 그 실질적 책임자에게 귀속됨을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이 사건은 부동산 위탁관리 계약과 관련된 채무불이행 및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다루고 있습니다. 주요하게 적용되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민법 제680조(수임인의 선관의무) 및 제681조(수임인의 보고의무): 위임계약에 따라 피고 회사 B는 원고 A의 건물을 관리하는 수임인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위임사무를 처리하고, 위임사무 처리 상황을 보고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 B는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보증금을 적절히 관리하고 계약 종료 시 반환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이러한 선관의무를 위반했습니다.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피고 C과 D은 피고 회사 B의 대표이사 및 재무팀장으로서 임차인 보증금을 다른 용도로 '돌려막기'하는 등 업무상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여 원고 A에게 손해를 입혔습니다. 이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개인적으로도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민법 제756조(사용자의 배상책임):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피고 회사 B는 피고 C과 D의 사용자로서, 이들이 회사 업무를 수행하며 발생시킨 손해에 대해 공동으로 배상 책임을 부담합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법정 이율): 금전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지연손해금 이율은 연 12%로 정합니다. 이 사건 판결에서 피고들에게 특정 시점부터 연 12%의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한 것은 이 법률에 따른 것입니다. 다만, 소송이 제기되기 전까지는 민법상 법정 이율인 연 5%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건물 관리 위탁 계약 시에는 위탁업체의 보증금 관리 방식이 명확하고 안전한지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보증금이 회사의 일반 자산과 분리되어 신탁 계좌 등 별도의 안전한 방식으로 관리되는지, 보증금 반환 의무의 주체와 범위, 그리고 미반환 시의 손해배상 조항 등을 계약서에 상세하게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관리 회사가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단순히 회사만을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 회사의 대표이사나 재무 담당자 등 실질적인 업무 책임자가 업무상 배임이나 횡령과 같은 불법행위를 저질렀는지 여부를 검토하여 개인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특히, 보증금을 '돌려막기'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여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형사상 고소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공인중개사의 책임은 일반적으로 임대차 계약 체결 당시의 중개상 주의 의무 위반 여부에 따라 판단됩니다. 따라서 중개사가 계약 내용을 성실하게 설명하고 확인하는 등의 의무를 다했다면, 임대차 계약 이후 발생하는 보증금 미반환 문제에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개사의 과실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계약 당시 상황과 중개사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손해배상 청구 시에는 이미 지급받은 금액을 정확히 공제하고 실제 발생한 손해액을 계산하여 청구해야 합니다. 또한, 소송 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소송 제기일 이후에는 높은 지연손해금 이율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소송 시점을 고려하여 청구 금액을 산정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