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부지 포함 주택단지 개발 승인 다툼 판결

이 사건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처분에 대해 토지 소유자들이 취소를 요구한 사건입니다. 보령시장은 특정 회사(참가인)가 신청한 대규모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이 사업 부지에는 원고들(망 A의 상속인 B와 C) 소유의 토지 4필지 및 사찰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원고들은 이 사업계획 승인 처분에 절차상 위법, 도시관리계획 결정의 하자, 사업자의 토지 사용권원 미확보, 그리고 행정청의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보령시장의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B, C): 망 A의 상속인으로, 사업 부지에 포함된 과수원과 밭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망 A 소유의 사찰도 상속받았습니다. 이들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처분의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 피고 보령시장: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처분을 내린 행정기관입니다.
• 피고보조참가인 (D 유한회사): 보령시 내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처분의 정당성을 옹호했습니다.

분쟁 상황

망 A과 그의 딸들인 원고 B, C는 보령시 내 특정 토지 4필지를 소유하고 있었고, 이 토지 위에는 'I사'라는 사찰이 있었습니다. 피고보조참가인(참가인)은 이 토지들을 포함한 대규모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2021년에 원고 B와 망 A의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원고 B는 계약금을 공탁하며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를 통지했고, 망 A과의 계약에 대해서도 대리권이 없었음이 법원에서 인정되어 계약 무효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소송이 진행되는 중에도 참가인은 2022년 6월 피고 보령시장에게 해당 토지들을 포함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신청을 했습니다. 원고들은 사업예정부지에서 이 토지들을 제외해달라는 진정과 도시관리계획 철회 또는 제외 요청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보령시장은 2022년 9월 이 사업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승인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처분이 다음 요건들을 충족했는지 여부입니다.

1. 절차상 위법 여부: 행정청이 토지 소유자들에게 처분 내용에 대한 사전 통지 및 의견 제출 기회를 충분히 제공했는지 여부.
2. 도시관리계획 결정의 하자 여부: 지구단위계획 결정 과정에서 주민 의견 청취 및 지형도면 고시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
3. 토지 사용권원 확보 여부: 사업 주체가 주택법에서 정한 대로 사업대지 면적의 95% 이상 사용권원을 확보했는지 여부.
4.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과정에서 행정청이 공익과 사익을 적절히 비교·교량하여 재량권을 정당하게 행사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모든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즉, 보령시장의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처분이 수익적 행정처분으로 행정절차법상 사전통지 대상이 아니며, 이미 원고들에게 의견 제출의 기회가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도시관리계획 결정에 지형도면 고시 하자가 있었으나, 이것이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처분 자체의 위법 사유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쟁점이었던 토지 사용권원 확보율에 대해서는 사업자가 전체 대지면적의 96.95%에 해당하는 사용권원을 확보했다고 인정하여 법적 기준인 95% 이상을 충족했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업의 공익적 필요성과 용도지역 부합성, 사업 전반 변경 시 발생하는 막대한 추가 비용 등을 고려할 때, 보령시장의 재량권 행사에 일탈·남용이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행정절차법 제21조 (처분의 사전 통지)​:

   •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 처분 내용과 이유 등을 미리 통지하고 의견 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 이 사건 적용: 법원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처분을 '수익적 행정처분'으로 보아 행정절차법 제21조의 사전 통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들이 이미 사업 관련 의견을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어 의견진술 기회가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2. 토지이용규제 기본법 제8조 (지역·지구등의 지정 등)​:

   • 중앙행정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지구 등을 지정할 때 주민의 의견을 듣고, 지정안의 주요 내용을 공고하여 14일 이상 열람하게 해야 합니다. 또한, 지정 시에는 지형도면을 작성하여 고시해야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 이 사건 적용: 피고 보령시장이 주민 의견 청취 절차는 적법하게 이행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 사건 도시관리계획 결정에 지형도면 고시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했지만, 이러한 하자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처분 자체를 위법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처분의 근거 법령이 도시관리계획 결정이 먼저 발효될 것을 요건으로 규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3. 구 주택법 제21조 제1항 및 제22조 제1항 (주택건설대지의 소유권 확보 등)​:

   •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으려는 자는 원칙적으로 주택건설대지의 소유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다만, 지구단위계획 결정이 필요한 사업의 경우 대지면적의 80% 이상 사용권원을 확보하고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면 승인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주택건설대지면적의 95% 이상 사용권원을 확보한 경우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의 모든 소유자에게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 적용: 법원은 사업자가 주택건설대지면적의 96.95%에 대한 사용권원을 확보했다고 인정하여, 주택법에서 정한 95% 이상의 사용권원 확보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했습니다.

4. 행정계획에 대한 재량권 및 이익형량 법리 (대법원 판례)​:

   • 행정주체는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할 때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지지만, 공익과 사익, 공익 상호간 및 사익 상호간의 이익을 정당하게 비교·교량해야 합니다.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거나, 마땅히 고려할 사항을 누락하거나, 형량이 정당성과 객관성을 결여하면 위법한 행정처분이 됩니다.
   • 이 사건 적용: 법원은 이 사건 사업이 노후 주택 철거 및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주택법의 목적에 부합하고, 용도지역에도 적합하며, 이 토지를 제외할 경우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원고들의 종교적 가치 주장보다 재산적 가치를 높게 평가한 점, 그리고 사업자의 재산권과 사업의 공익적 필요가 원고들의 이익 침해보다 가볍지 않다고 보아 재량권 일탈·남용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서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행정처분 성격 확인: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과 같이 상대방에게 이익을 주는 '수익적 행정처분'의 경우, 행정절차법상의 사전 통지 및 의견 제출 기회 부여 의무가 일반적인 '권익 제한 처분'과는 다르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의견 제출 기회가 주어졌는지 여부는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2. 선행 계획 하자와 후속 처분: 도시관리계획 결정에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이것이 반드시 해당 계획을 전제로 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처분 전체를 위법하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각 처분의 독자적인 위법성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토지 사용권원 확보율: 대규모 주택건설사업에서는 주택법 등 관련 법규에서 정하는 토지 사용권원 확보 비율(예: 95% 이상)을 엄격히 충족해야 합니다. 사업을 반대하는 토지 소유자가 있다면, 사업자는 매도청구권 행사 등의 적법한 절차를 통해 권원을 확보해야 합니다.
4. 재량권 판단 기준: 행정청의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하려면, 단순히 개인의 불이익을 넘어 공익과 사익의 비교형량이 불합리했거나 행정 목적에 적합하지 않았음을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 경우, 사업의 공공성, 대안의 부재, 기존 계획과의 부합성 등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5. 소유권 미이전 상태의 법적 지위: 매매계약 등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실제로 등기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기존 소유자에게 소유권이 유지됩니다. 따라서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해당 토지에 대한 권리 주장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