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분양대행 수수료 지급 거절 사건

주식회사 A는 피고 B와 주식회사 C 소유의 토지 분양대행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계약은 2019년 4월 23일까지였습니다. 계약 기간 만료 후인 2019년 6월 27일, 피고 B 소유의 토지 중 일부가 F에게 매도되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이 매매가 자신들의 분양대행 활동으로 성사된 것이므로, 계약에 따른 수수료 1,529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B는 분양대행 계약이 이미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고, 갱신되거나 연장된 적이 없으며, 원고 A가 해당 매매계약과 관련하여 분양대행 용역을 제공한 바 없으므로 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원고, 항소인): 피고 B와 주식회사 C 소유 토지에 대한 분양대행 및 광고·홍보 업무를 위탁받았던 회사입니다.
• B (피고, 피항소인): 세종시 토지 소유자 중 한 명으로, 원고 A와 분양대행 계약을 체결했던 당사자이자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도인입니다.
• 주식회사 C: 피고 B와 함께 원고 A와 분양대행 계약을 체결했던 토지 공동 소유자입니다.
• D: 주식회사 C의 대표이자 피고 B의 아들입니다.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피고 B의 대리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 F: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사람입니다.
• J: 피고 B의 며느리이자 D의 아내로, 원고 A의 대표와 수수료 관련 논의를 했던 인물입니다.
• I: H공인중개사무소 소속 공인중개사로, 이 사건 매매계약에 중개인으로서 서명·날인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인 분양대행사가 토지 소유주와 맺은 분양대행 계약 기간이 만료된 후, 소유주가 해당 토지를 매각하자 분양대행사가 과거 계약에 따라 분양수수료를 요구하면서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분양대행사는 자신들의 홍보 활동이 매매 성사에 기여했다고 주장했지만, 소유주는 계약이 이미 끝났고 다시 연장된 적이 없으므로 수수료를 줄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분양대행 계약의 계약 기간이 만료된 2019년 4월 23일 이후에도 묵시적으로 갱신되었거나 연장되었는지 여부가 주된 쟁점이었습니다. 계약이 유효하다면 원고 주식회사 A가 이 사건 매매계약 성사에 실질적인 기여를 했는지, 그리고 그에 따라 피고 B에게 분양수수료를 청구할 권리가 있는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이 사건 분양대행 계약이 계약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으며, 묵시적으로 갱신되거나 연장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피고 B는 원고 주식회사 A에게 분양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결론

법원은 이 사건 분양대행 계약이 2019년 4월 23일 계약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음을 인정했습니다. 계약서에는 계약 갱신 조항이 없었고, 계약의 성질상 당연히 갱신이 예정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또한, 피고 B와 원고 A 사이에 계약 기간 연장에 대한 명확한 합의나 증거가 없었으며, 피고의 며느리 J과의 수수료 논의만으로는 J에게 피고를 대리할 대리권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계약 만료 시점에 원고 측이 현장 사무실과 상주 직원을 철수하는 등 분양상담 업무를 중단한 정황도 계약 종료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매수인 F도 원고 A가 아닌 공인중개사 I에게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130만 원을 지급했던 점, 원고 A가 1년 이상 지난 뒤인 2020년 7월 23일에 이르러 위 돈을 F에게 반환한 점 등도 계약 유효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중요한 정황으로 작용했습니다. 이 모든 사정을 종합할 때,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분양대행 계약이 유효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 A의 수수료 청구는 이유 없다고 최종적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은 주로 계약 기간의 효력, 묵시적 갱신의 인정 여부, 그리고 대리권의 유무를 다루고 있습니다.

• 계약의 기간 및 효력 (민법 제105조, 제618조 관련)​: 계약은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그 내용이 정해지며, 특히 계약 기간은 중요한 효력 발생 요건입니다. 계약서에 명시된 기간이 있다면 그 기간 동안 계약이 유효하다고 보는 것이 원칙입니다. 민법 제618조(임대차계약)와 같은 조항은 임대차 계약의 묵시적 갱신에 대한 규정을 두지만, 모든 계약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계약의 성질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분양대행 계약의 성질상 당연히 갱신이 예정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묵시적 갱신 여부 판단: 계약서에 갱신 조항이 없거나 특별한 약정이 없는 경우,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인정받으려면 당사자들의 행동이나 의사가 계약을 연장하려는 명확한 합치에 이르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당사자 중 한 사람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제한적인 통화 내역만으로는 묵시적 갱신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계약 기간 연장에 대한 당사자들의 논의 여부, 업무 중단 여부, 그리고 새로운 계약 조건 협의의 부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 대리권의 범위와 효력 (민법 제114조, 제125조 관련)​: 대리인이 본인을 대신하여 법률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본인으로부터 적법한 대리권을 수여받아야 합니다(민법 제114조). 대리권이 없는 자가 본인을 대리하여 한 행위는 본인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가족 관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당연히 대리권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습니다. 표현대리(민법 제125조 등)가 성립하려면 본인이 제3자에 대해 대리권을 수여했다는 외관을 만들고 제3자가 이를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본 사건에서는 그러한 정황도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 계약 기간 명확화 및 연장 합의 문서화: 분양대행 계약 등 용역 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 기간을 명확히 하고, 만약 기간을 연장하거나 계약 내용을 변경할 경우 반드시 서면으로 합의하고 문서화하여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 구두 합의만으로는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대리권 범위 확인: 계약 당사자가 아닌 대리인을 통해 업무를 진행할 경우, 그 대리인이 적법한 대리권을 가지고 있는지, 그 대리권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명확히 확인하고 기록해야 합니다. 가족 관계만으로는 대리권이 당연히 인정되지 않습니다.
• 계약 종료 시 업무 처리 명확화: 계약 기간 만료 시점에는 수행하던 업무를 어떻게 종료할지, 관련 사무실이나 인력 등을 언제까지 유지할지 등 업무 처리 방식을 명확히 협의하고 이행해야 합니다. 이는 계약 종료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 수수료 지급 주체 및 대상 명확화: 매매 계약 과정에서 중개수수료 등의 비용이 발생할 경우, 누가 어떤 명목으로 누구에게 지급하는지 명확히 하고 관련 증빙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 계약 만료 후의 활동 기록: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특정 고객과 계속 소통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해당 활동이 과거 계약의 연장선상에 있는지, 아니면 새로운 합의에 따른 것인지 명확히 구분하고 관련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