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지붕 보수 중 근로자 추락 사망 사고

축사 보수공사를 도급받은 사업주가 약 3.5m 높이의 지붕 위에서 작업하던 일용직 근로자에게 안전난간, 작업발판 등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안전모 착용 여부도 관리 감독하지 않아 근로자가 추락하여 사망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 조치 의무와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하여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사업주 A: 충남 청양군 축사 보수공사를 도급받아 진행하던 사업주이자 안전관리책임자입니다.
• 피해자 D: 사업주 A에게 고용되어 축사 보수공사를 하던 59세의 일용직 근로자로, 작업 중 지붕에서 추락하여 사망했습니다.
• 근로자 E, F: 피해자와 함께 축사 보수공사를 하던 근로자들입니다.

분쟁 상황

사업주 A는 축사 보수공사를 도급받아 진행했습니다. 2022년 3월 21일, 사업주는 일용직 근로자 D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약 3.5m 높이의 축사 지붕 보수 작업을 지시했습니다.

피해자 D는 지붕 위에서 작업하던 중 밟고 있던 지붕 패널이 파손되면서 약 3.5m 아래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피해자는 천안 H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외상성 지주막하출혈 등에 따른 쇼크로 사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업주는 지붕 가장자리에 안전난간이나 발판을 설치하지 않았고, 근로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했음에도 그 착용 여부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업주가 축사 지붕 위 작업에 필요한 안전난간, 작업발판, 추락방호망 설치 및 안전모 착용 관리 등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 조치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는지 여부입니다.
2. 사업주의 안전 조치 의무 위반 행위와 근로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3. 사업주가 작업 현장을 이탈했더라도 안전 관리 책임자로서의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사업주 A에게 징역 8월에 처하고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사업주가 피해자에게 작업 전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안전모를 지급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안전 조치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1. 피고인도 피해자가 축사 지붕에 올라갈 경우 추락사고 위험이 있음을 인식했음에도, 공사금액이 적고 소규모 작업에서는 안전 조치를 하지 않는 관행을 이유로 안전난간이나 발판을 설치하지 않았고 추락방호망 설치나 안전대 착용 등 필요한 조치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2. 피고인은 작업 시작부터 사고 발생 시점까지 자재 구입 등을 이유로 작업 현장을 이탈하여 근로자들의 작업을 감독하지 않았습니다.
3. 피고인은 피해자가 지급받은 안전모를 착용하고 작업했는지 관리·감독하지 않았으며, 피해자는 사고 당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법원은 안전보건규칙 제32조 제1항이 사업주에게 보호구 지급 의무 외에 근로자가 보호구를 착용하는 것까지 관리·감독할 주의 의무를 부과한다고 해석했습니다.
4. 피고인의 이러한 안전 조치 의무 위반 행위가 피해자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동종 범행 전력이 없고 피해자 유가족과 합의하여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안전교육과 지시를 따르지 않고 축사 지붕으로 올라간 점 등이 양형에 참작되어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 제1호: 사업주는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필요한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아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사업주에게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위한 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핵심 규정입니다.
2.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3항을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사업주에게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3.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업주는 안전 관리 책임자로서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으며 이를 소홀히 하여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우 이 법조가 적용됩니다.
4.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5조(지붕 위 작업의 위험 방지)​: 지붕 위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사업주는 작업 발판을 설치하거나 추락 방호망을 설치하는 등 근로자의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이러한 개별 조항의 준수 여부가 안전 조치 의무 위반 판단의 중요한 기준임을 확인했습니다.
5.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2조 제1항(보호구 지급 등)​: 사업주에게 보호구를 지급하고 근로자가 이를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단순히 보호구를 지급하는 것을 넘어, 근로자가 실제로 착용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할 의무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했습니다. 즉, 보호구 지급만으로는 사업주의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으며 실제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지도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사업주는 공사 규모나 비용 문제와 무관하게 모든 작업 현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 조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합니다. 소규모 작업이라도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하는 관행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2. 높은 곳에서 작업 시에는 반드시 안전난간, 작업발판, 추락방호망 등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해야 합니다. 이러한 시설 설치가 곤란한 경우라도 안전대 착용 등 다른 적절한 추락 방지 조치를 강구해야 합니다.
3. 안전모와 같은 보호구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사업주는 근로자가 보호구를 실제로 착용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감독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경험이 없거나 새로운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4. 작업 현장을 이탈할 경우라도 안전 관리 책임자는 근로자의 안전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필요한 안전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5. 근로자는 사업주의 안전 지시와 교육을 반드시 따르고 지급받은 보호구를 올바르게 착용해야 합니다. 이는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