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의 미성년자 음란물 관련 정직처분 유지 판결

경찰공무원인 원고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및 성착취물을 시청하고 관련 텔레그램 그룹방에 가입하는 등의 비위 행위로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관련 형사 사건에서 불기소처분 및 무죄 판결을 받았으므로 징계 사유가 인정되지 않거나, 징계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주장하며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형사 사건의 결과와 무관하게 원고의 행위가 경찰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며, 징계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2014년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9년 경사로 승진한 경찰공무원. 아동·청소년 음란물 관련 비위로 정직 처분을 받고 이를 다투는 당사자입니다.
• 피고 세종특별자치시경찰청장: 원고 A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린 기관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경찰공무원인 원고 A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판매 텔레그램 그룹방에 가입하여 유료로 음란물을 시청하고, 이 과정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동영상이 휴대전화에 자동으로 저장된 사실이 적발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행위로 인해 원고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되었고,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처분(음란물 소지)과 무죄 판결(성착취물 소지 고의 없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세종북부경찰서장은 이러한 비위 행위를 근거로 원고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고, 징계위원회는 정직 1개월의 징계를 의결했으며, 이에 따라 세종특별자치시경찰청장이 원고에게 정직 1개월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징계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었고, 결국 행정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관련 형사 사건에서 불기소처분(혐의 없음)이나 무죄 판결이 내려진 경우에도 징계 사유가 유효하게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2. 경찰공무원으로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시청 및 관련 그룹방 가입 행위가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3. 원고에게 내려진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이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 판결과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내린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첫째, 징계 사유의 인정 여부에 관하여,

• 제1 징계사유(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시청 및 관련 그룹방 가입, 참여)에 대해 비록 ‘소지’ 부분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 되었으나, 텔레그램 그룹방에 가입하여 음란물을 시청한 행위만으로도 경찰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 및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 제2 징계사유(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시청 및 자동 저장)에 대해 비록 형사 소송에서 고의가 인정되지 않아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텔레그램 그룹방에 참여하여 성착취물 동영상을 시청하고 자동으로 다운로드된 행위는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 형사 재판과 징계 절차는 지도 이념, 증명 책임, 증명의 정도가 다르므로, 형사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되거나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다는 사정만으로 징계 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가 주장한 '업무적 활용' 목적은 새벽 시간대에 유료 그룹방 가입, 두 차례의 송금 후 첩보 미제출 및 사전·사후 보고 부재, 그리고 압수수색 당시 휴대전화 초기화를 시도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둘째,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관하여,

• 징계권자는 구 경찰공무원 징계령 및 세부 시행 규칙에 따라 원고의 근무 성실도, 반성 정도, 상훈 감경 기준 등을 고려하여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습니다.
• 원고의 비위 행위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착취 및 성학대에 해당하는 심각한 행위이며, 고도의 준법성, 공정성, 도덕성이 요구되는 경찰공무원, 특히 여성·청소년계 근무자가 이러한 행위를 저지른 것은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따라서 정직 1개월의 처분이 결코 무겁다고 볼 수 없으며, 공직 기강 확립 및 사회적 신뢰 제고라는 공익이 원고가 입을 불이익보다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은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에 기반하여 판단되었습니다.

1. 국가공무원법 제63조 (품위유지의 의무)​: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여기서 '품위'는 공직의 체면, 위신, 신용을 유지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다함에 손색이 없는 몸가짐, 즉 인품을 의미하며, 직무와 관계없이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뜻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시청 및 성착취물 시청 행위가 경찰 공무원의 품위를 심각하게 손상하는 행위로 보았습니다.

2. 징계 사유의 인정 기준(형사 책임과 징계 책임의 차이)​: 민사 및 형사 책임은 그 지도 이념과 증명 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관련 형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거나 검찰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는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 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소지 혐의로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텔레그램 그룹방 가입, 참여, 음란물 시청 및 이로 인한 자동 저장 등 일련의 행위가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3. 징계권자의 재량권 및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기준: 공무원에 대한 징계 처분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습니다. 징계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징계 처분이 과중한지 여부는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해 달성하려는 행정 목적, 징계 양정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경찰 공무원이라는 직무의 특성, 특히 여성·청소년계 근무 중 비위 행위를 저지른 점, 사회적 신뢰 실추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정직 1개월 처분이 과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징계위원회에서 원고의 근무 성실도, 반성 등을 감안하여 결정된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4. 구 경찰공무원 징계령 및 구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시행규칙: 경찰 공무원의 징계 기준을 정하는 내부 규정으로, 비위 행위의 정도와 과실에 따라 징계의 종류를 구분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의 비위 행위를 '기타 비위행위' 중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정직' 처분을 내린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5.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 취지: 2020년 6월 2일 법률 개정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용어가 변경되었고, 소지뿐만 아니라 구입, 시청하는 행위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되어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었습니다. 이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이 '성착취 및 성학대'를 의미함을 명확히 하려는 입법 취지로, 원고의 행위의 심각성을 더욱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이 사건은 공무원이 비위 행위로 인해 징계를 받을 때 참고할 만한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알려줍니다.

• 형사 사건의 결과가 징계에 미치는 영향: 형사 사건에서 불기소처분을 받거나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고 해도, 해당 사실이 징계 사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징계 처분은 형사 처벌과는 다른 목적으로, 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 등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 품위유지 의무의 범위: 공무원은 직무와 관계없이 공직의 위신과 신뢰를 해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경찰관과 같이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직업의 경우, 아동·청소년 관련 음란물 시청과 같은 행위는 그 자체로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 업무적 목적 주장 시 유의점: 비위 행위를 '업무적 목적'으로 시도했다고 주장하는 경우, 객관적인 증거와 정황(예: 상급기관 보고 여부, 행동 시간대, 증거 인멸 시도 여부)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징계 사유를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 징계 재량권의 존중: 징계권자의 징계 처분은 폭넓은 재량을 인정받습니다. 징계 양정 기준을 준수하고 여러 사정을 고려했다면, 법원은 징계 처분이 과중하다고 판단하는 데 매우 신중합니다. 따라서 징계 처분을 다툴 때는 징계권자의 재량을 벗어나는 '현저히 부당한' 수준의 처분임을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