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해 · 노동
의사가 환자에게 어깨 주사 시술을 한 후 환자가 세균성 감염 상해를 입게 된 사건입니다. 검찰은 의사가 주사 과정에서 소독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보고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의사의 주사 시술과 환자의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의료사고에서 업무상 과실과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기준을 오해했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2019년 7월 29일 오후 5시 30분경, 피고인인 의사는 환자인 피해자의 어깨 부위에 주사를 놓았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주사 시술 과정에서 손, 주사기, 환자의 피부를 충분히 소독하는 등 감염 방지를 위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주사 부위에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을 감염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 견관절, 극상근 및 극하근의 세균성 감염 등 상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원심(1심 및 2심)은 피고인이 맨손으로 주사했거나 알코올 솜을 사용하지 않았거나 재사용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피고인의 주사 치료와 피해자의 상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고 유죄를 유지했습니다.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성립하려면 의료인의 구체적인 업무상 과실 행위와 그 과실로 인한 환자의 상해 사이에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는 인과관계가 증명되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의료행위 이후 상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의사의 과실이나 인과관계를 쉽게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 기준이 주요 쟁점입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이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상죄에서 ‘업무상과실’의 인정 기준과 증명책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의 상해와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매우 엄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단순히 의료행위 후 환자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의사의 업무상 과실이나 그로 인한 인과관계를 추정하거나 인정해서는 안 되며, 검찰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구체적인 업무상 과실의 내용과 그것이 상해를 일으켰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이 사건은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상죄'와 관련된 중요한 판례입니다. 업무상과실치상죄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법리를 설명했습니다.
의사의 주의의무와 과실 판단 기준: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려면, 의사가 결과 발생을 미리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예측하지 못했거나, 결과 발생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피하지 못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과실 여부를 판단할 때는 같은 업무나 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인 평균인의 주의 정도를 기준으로 하여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 수준, 의료 환경,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대법원 1996. 11. 8. 선고 95도2710 판결,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1도3292 판결,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102 판결 등).
의사의 과실과 결과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과 결과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려면,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더라면 그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도3450 판결, 대법원 2016. 8. 29. 선고 2014도6540 판결 등).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엄격한 증명책임: 의사에게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인정하려면, 의료행위 과정에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업무상 과실의 존재는 물론, 그러한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환자에게 상해나 사망과 같은 결과가 발생한 점에 대하여도 '엄격한 증거에 따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비록 의료행위와 환자에게 발생한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더라도, 검사가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은 업무상 과실의 존재나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했다면, 의료행위로 인해 환자에게 결과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의사의 업무상 과실을 추정하거나 단순한 가능성, 개연성 등 막연한 사정만으로 함부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이러한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의 주사 치료와 피해자의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등의 사정만을 이유로 업무상 과실 및 그 인과관계를 쉽게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이것이 잘못된 판단이라고 보았습니다.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에게 상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의사의 과실을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특정 의료 행위의 과정에서 어떤 구체적인 주의 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주의 의무 위반이 환자의 상해를 직접적으로 유발했는지에 대한 증거가 명확해야 합니다. 의료행위의 특수성과 당시 의료 환경, 일반적인 의학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하며, 의료 기록이나 시술 과정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 확보가 중요합니다. 의사에게 업무상 과실치상죄를 묻기 위해서는 검찰이 의사의 구체적인 업무상 과실과 상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합리적 의심 없이 엄격하게 증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