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원고와 피고는 2019년 1월 1일 총괄사장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은 2021년 12월 31일까지 3년 동안 유지되며 연봉은 2억 원으로 정해졌습니다. 계약서에는 피고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 계약 잔여 기간에 해당하는 연봉을 7일 이내에 원고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잔여연봉 조항'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원고는 총괄사장으로 근무하다 2019년 4월 9일 피고로부터 해임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잔여연봉 조항에 따라 미지급된 연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어떤 회사가 고위 임원(총괄사장)과 장기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서에는 만약 회사가 중간에 임원을 해임할 경우, 남은 계약 기간의 연봉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는 특별 조항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이 임원을 해임했고, 임원은 계약서상의 조항대로 남은 연봉을 전부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회사는 이 금액이 너무 많다며 지급을 거부하거나 감액을 주장하며 법정 다툼이 시작된 상황입니다.
피고가 원고를 총괄사장직에서 해임했을 때, 계약서상의 잔여연봉 조항이 유효하게 적용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해당 잔여연봉 조항이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그 금액이 과도하여 감액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원고가 해임될 당시 이사 지위를 가지고 있었는지도 주요 쟁점 중 하나였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인정하여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심은 피고가 원고를 해임했으므로 잔여연봉 조항에 따라 계약 잔여 기간의 연봉에 해당하는 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었으나 실제로 이사 취임을 승낙하지 않았으므로 이사 지위를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잔여연봉 조항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볼 수 있으나 그 금액이 과도하므로 50%를 감액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원고와 피고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원심의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총괄사장 해임 시 잔여 연봉을 지급하되, 그 금액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아 50% 감액된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상고 비용은 각자의 상고로 인한 부분에 대해 원고와 피고가 각자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계약의 해석, 손해배상액의 예정, 그리고 주식회사의 이사 지위 취득에 관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중요한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민법 제398조 제2항): 계약 당사자 사이에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두는 것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경우 실제 손해액이 예정된 금액보다 적더라도 원칙적으로 예정된 금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법원은 예정된 손해배상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판단될 경우, 직권으로 그 금액을 감액할 수 있습니다. 이는 채무자의 부담을 덜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판례는 계약 해지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 계약의 내용과 목적, 당사자의 지위, 손해 발생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감액 여부 및 그 범위를 결정합니다.
계약의 해지 및 잔여 연봉 조항: 계약 당사자들은 계약서에 특정 조건 발생 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해지 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 예를 들어 잔여 연봉을 지급하는 등의 조항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조항은 당사자 간의 합의이므로 존중되지만, 그 내용이 공서양속에 반하거나 한쪽 당사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법적 효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주식회사의 이사 지위 취득: 주식회사의 이사는 주주총회의 결의를 통해 선임되지만, 단순히 결의만으로 이사 지위를 취득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사로 선임된 사람이 그 취임을 승낙해야 비로소 이사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됩니다. 취임 승낙은 명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이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 등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이사 선임 결의는 있었으나 실제 취임을 승낙하지 않았다고 보아 이사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임원 계약 시에는 계약 해지 조건과 해임 시 지급될 금전에 대한 조항을 매우 명확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처럼 '잔여 연봉 지급' 조항은 법원에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만약 그 금액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법원의 직권으로 감액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도한 금액을 미리 정해두기보다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손해배상액을 정하거나 해지 시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질 수 있도록 유연하게 계약을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임원과 이사의 지위는 법적으로 다르므로, 단순히 임원으로 고용될 때 이사 선임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이사 취임을 승낙하지 않았다면 이사로서의 법적 책임을 묻거나 혜택을 주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