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에서 공동시행 계약의 유효성 다툼 판결

주식회사 A가 B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공동시행 계약에 따른 중도금 1억 9천 8백만원 및 지연손해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주식회사 A는 정식 계약 절차와 조건부 인가 완료를 주장하며 수수료 지급을 요구했으나, B 조합은 해당 계약이 실질적으로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 계약에 해당하며 관련 법령과 정관의 강행규정인 경쟁입찰 절차를 위반했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가 형식상 공동시행자이지만 실제로는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 또는 외주 용역업체에 해당한다고 보고, 관련 법령 및 정관에서 요구하는 경쟁입찰 방식이나 등록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므로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여 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식회사 A의 항소 또한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정비사업의 공동시행자로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하며 조합에 수수료를 청구한 회사.
• B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으로, 주식회사 A와의 공동시행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수수료 지급을 거부한 주체.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2022년 1월 B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과 정비사업 공동시행 계약을 체결하고, 건축심의 인가 이후 지급하기로 한 2차 중도금 1억 9천 8백만원을 청구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공동시행자 선정에 필요한 조합원 동의를 받았고 총회에서 결의되었으므로 계약이 유효하며, 건축심의 인가도 완료되어 수수료 지급 시기가 도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B 조합은 주식회사 A가 형식상 공동시행자일 뿐 실제로는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나 외주 용역업체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 경우 구 소규모주택정비법 및 조합 정관에서 요구하는 경쟁입찰 방식이나 등록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으므로 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B 조합은 주식회사 A의 기망 또는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했거나, 원고의 귀책사유로 계약을 해지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정비사업에서 공동시행자 계약이 실질적으로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 또는 외주 용역업체 계약에 해당하는 경우, 관련 법령 및 조합 정관에서 정한 경쟁입찰 절차 및 등록 요건을 준수하지 않으면 해당 계약이 무효가 되는지 여부가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주식회사 A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 비용은 주식회사 A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주식회사 A와 B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 간의 공동시행 계약이 구 소규모주택정비법 및 조합 정관에서 정한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라는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최종적으로 주식회사 A는 B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으로부터 1억 9천 8백만원의 공동시행 수수료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고, 계약의 유효성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구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구 소규모주택정비법) 제21조 제2항, 제56조 제1항 및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02조 제1항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 선정 규정)​: 이 규정들은 정비사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할 때 경쟁입찰의 방법을 거치고 해당 업체가 정식으로 등록되어야 함을 요구하는 강행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주식회사 A가 형식상 공동시행자이지만 실질적으로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의 업무를 수행했다고 판단했으므로, 이 규정들을 준수하지 않은 계약은 무효로 보았습니다. 정비사업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한 조합이 전문관리업자의 자문에 의존하는 만큼, 그 선정 과정의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2.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1조 제1항 본문 및 제84조의3 제1호 (시공자 선정 경쟁입찰 규정)​: 이 규정은 정비사업의 핵심 절차인 시공자 선정 시 경쟁입찰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하여 그 강행성을 강조합니다. 법원은 비록 이 사건이 시공자 선정은 아니지만, 유사한 취지에서 정비사업 관련 계약의 실질이 중요하며, 형식적으로는 경쟁입찰을 따랐더라도 실질적으로 법의 취지를 잠탈하는 행위는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관련 법리를 인용했습니다.
3. 조합 정관: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의 정관은 조합의 조직, 활동, 조합원의 권리 및 의무 관계를 규율하는 자치법규로서 조합과 조합원에 대해 구속력을 가집니다. 이 사건의 B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 정관 제14조 제2항은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 분양대행사, 광고대행사 등의 외주 용역업체'를 선정할 때 복수의 업체 견적을 접수하여 총회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가 이 정관상의 외주 용역업체에 해당하므로 정관에서 정한 경쟁입찰 절차를 따라야 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법령과 정관은 정비사업의 투명성, 공정성, 그리고 조합원의 권익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이를 위반하는 계약은 그 유효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참고 사항

정비사업에서 조합이 건설업자나 등록사업자 외의 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때는 해당 업체의 실질적인 역할과 업무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만약 형식적으로는 '공동시행 계약'이라 하더라도, 실제 업무 내용이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가 수행하는 컨설팅, 행정 업무 지원, 사업성 검토, 인허가 대행 등이라면, 해당 업체는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나 외주 용역업체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법령(예: 구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조합 정관에서 정한 엄격한 선정 절차(예: 경쟁입찰, 등록 요건 충족, 총회 의결)를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이러한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체결된 계약은 그 효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계약 체결 전에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계약의 실질과 필요한 절차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대규모 금전이 오가는 정비사업에서는 형식보다는 실질에 따라 계약의 유효성이 판단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