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농산물 가공 공장의 총괄 책임자인 피고인 A는 공장 물류창고 옆에 쌓아둔 폐기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약 18억 8천만 원 상당의 공장 건물 및 시설이 전소된 사건으로 업무상실화 혐의를 받았습니다. 원심에서는 피고인이 화재 발생을 인지했음에도 초기에 진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 불길이 확산되었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했으나, 피고인은 화재 발생 및 확대 과정에서 자신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화재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며 항소했습니다.
피고인 A는 농산물 가공 공장의 상무로서 회사 업무 전반과 공장 안전 관리를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평소 공장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식초통, 스티로폼, 종이상자 등 불에 타기 쉬운 폐기물을 물류창고 출입구 옆에 쌓아두었는데, 이곳은 화재 위험이 높은 장소였습니다. 2022년 6월 3일 15시 11분경, 피고인이 폐기물 더미 근처에서 허리를 구부려 알 수 없는 행동을 한 후 현장을 떠났고, 같은 날 15시 23분경 폐기물에 불이 붙었습니다. 피고인은 불을 발견하고 6회에 걸쳐 불에 타기 쉬운 플라스틱 통 등을 불붙은 쪽으로 던지는 등의 행동을 하였으나, 불길은 빠르게 번져 15시 29분경에는 시가 18억 8천만 원 상당의 물류창고 건물 전체를 태웠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화재 위험이 높은 폐기물 적재 장소에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고, 화재 발생 후 초기 진압 노력을 소홀히 하여 대규모 화재로 이어진 업무상실화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이 사건 화재 발생이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것인지, 즉 화재 발생과 피고인의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화재가 확대되고 공장 전체가 소실된 것이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것인지, 즉 화재 확대와 피고인의 대처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배상명령신청 각하 부분 제외)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화재 발생과 관련하여, 화재 발생 약 4시간 16분 전 다른 남성이 쓰레기더미 옆에서 흡연하고 담배를 터는 모습이 CCTV에 찍힌 점, 담뱃불과 가연물 사이의 점화 시점이 수 분에서 십 수 시간까지 걸릴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근거로 피고인이 화재를 유발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화재가 발생하기 약 12분 전 폐기물 쪽으로 허리를 구부려 알 수 없는 행동을 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 행위가 담배를 피우거나 버리는 행동으로 보이지 않고, 전문가들도 화재 발화와의 관련성을 부정하거나 시간적 간격이 맞지 않는다고 진술한 점을 고려했습니다. 화재 확대와 관련하여,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붙은 폐기물에 플라스틱 통을 던지는 등의 행동을 한 것은 화재를 진압하려는 목적의 행위로 분석되었고, 피고인이 잠시 현장을 이탈한 것은 고무호스를 가져와 진화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후 불길이 급격히 커지자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119에 신고한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대처가 당시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보이며, 피고인의 행동이 불의 규모를 더 커지게 한 주요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화재 발생 및 확대 사이에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상당인과관계가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무죄 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