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상해사망 보험금 지급 거절 사건

광주광역시 교육청 소속 교직원 망인이 근무 중 차를 몰고 나가 외딴곳에서 술과 수면유도제를 다량 복용한 뒤 사망하자, 유족들이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법원은 망인의 사망이 우연한 사고가 아닌 고의적인 자해에 의한 것으로 보고 보험금 지급 청구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망인의 배우자 A와 자녀 B, C (사망한 교직원의 유족으로서 보험금 수령을 청구한 사람들)
• 피고: D 주식회사 (망인이 가입된 단체보험의 보험회사)
• 망인: E (광주광역시 G중학교 체육교사, 이 사건 사고로 사망한 피보험자)

분쟁 상황

광주광역시 교육청 소속 교직원이었던 망인 E이 2018년 4월 25일 근무 중 학교를 빠져나와 한적한 곳에서 술과 함께 다량의 수면유도제를 복용하고 사망하였습니다. 망인은 피고 D 주식회사와 체결된 단체보험의 피보험자였고, 이 보험은 상해로 사망할 경우 4천만 원을 법정상속인에게 지급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망인의 유족인 원고들은 망인의 사망이 우발적인 사고(저혈압 쇼크 등)로 인한 것이므로 상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피고 보험회사를 상대로 총 4천만 원의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반면 피고 보험회사는 망인의 사망이 자살에 의한 것이며 우연한 사고로 볼 수 없으므로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보험자인 망인의 사망이 보험 계약에서 정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상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이에 대한 입증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즉, 피고 보험회사는 원고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상해보험에서 보험금 청구의 전제 조건인 '사고의 우연성 내지 우발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보험금 청구자에게 있다고 보았습니다. 망인의 경제적 상황, 술과 치사량에 가까운 수면유도제 및 기타 약물을 한꺼번에 복용한 정황, 가족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망인의 사망이 우연한 사고라기보다는 고의적인 자해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보험금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인보험(특히 상해보험) 계약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하는 상황에서 '보험사고의 우연성'에 대한 입증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정을 '우연한 사고'로 볼 것인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1. 보험사고의 우연성 및 입증책임 (대법원 2003다35215, 35222 판결 등)​

• 법리: 인보험계약에서 담보하는 '우연한 사고' 또는 '우발적인 사고'는 피보험자가 예측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고의적이지 않고 예견치 못하게 발생하며 통상적인 과정으로는 기대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사고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고의에 의한 자살이나 자해는 우연성이나 우발성이 결여되어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 입증책임: 이러한 사고의 우연성 내지 우발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보험금 청구자(이 사건에서는 원고들인 유족)에게 있습니다.
• 사례 적용: 원고들은 망인의 사망이 술과 수면유도제 복용 후 저혈압 쇼크 등 우발적 사고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망인이 직장 동료에게 돈을 빌리고 카드론,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채무 부담이 있었던 점, 치사량에 가까운 수면유도제를 한꺼번에 10알이나 복용한 점, 한적한 곳에서 혼자 술을 마신 점 등을 종합하여 망인이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결과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이 망인의 사망이 우연한 사고임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2. 자살 면책조항과 입증책임의 특례 (대법원 2002다49234 판결, 2015다243347 판결 등)​

• 법리: 일반적으로 보험 약관에서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을 때, 보험자가 보험금 지급책임을 면하려면 그 면책사유(자살)에 해당하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경우 보험사는 유서 등 객관적인 물증이 있거나, 일반인의 상식에서 자살이 아닐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 않을 만큼 명백한 정황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 사례 적용 및 구분: 이 법리는 주로 사망 자체를 보험사고로 하는 '생명보험'에서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원칙적으로 보험금 지급사유에 해당하지만, 자살인 경우 예외적으로 면책되는 상황에 적용됩니다. 그러나 본 사건과 같은 '상해보험'은 사고의 우연성 내지 우발성을 보험금 지급사유로 하기 때문에, 청구자가 먼저 사고의 우연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면책조항은 '고의에 의한 자살이나 자해행위는 원칙적으로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지만, 예외적으로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상태에서 자신을 해쳤거나 계약 보장개시일로부터 2년이 지난 후 자신을 해침으로써 사망한 경우에 한하여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본 사건에서는 이러한 예외적인 상황에 해당한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이 면책조항의 특례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상해보험에서 '우연한 사고' 여부는 보험금 청구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사망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자살인지 우연한 사고인지 다툼이 생길 경우, 유가족 측에서 자살이 아님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보험 계약의 종류에 따라 입증책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사건과 같은 '상해보험'은 '상해'라는 우연한 사고가 발생해야 보험금이 지급되므로, 청구자가 사고의 우연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반면, 사망 자체를 보험사고로 하는 '생명보험'에서 자살이 면책사유로 명시된 경우, 보험회사가 자살임을 입증해야 면책받을 수 있습니다.
3. 망인의 사망 전 경제 상황, 행동 패턴, 유서 여부, 약물 복용량 및 종류, 주변 사람들의 진술 등 다양한 정황 증거들이 사망 원인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증거들은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4. 평소 건강 상태, 약물 복용 이력, 심리적 어려움 등이 있었다면 관련 기록을 잘 보관하는 것이 향후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