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원고 A 주식회사를 포함한 4개 건설사가 'B공사' 입찰에서 투찰율을 사전 합의하여 담합 행위를 하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부당한 공동행위로 보고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하였으며, 이에 따라 피고 광주광역시장은 원고에게 3개월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이 무죄추정의 원칙 위배, 담합 사유 부존재, 책임주의 원칙 위배, 처분청의 독자적 조사 미실시, 법률유보원칙 위배, 위헌·위법 시행령 근거, 재량권 일탈·남용 등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를 청구했습니다. 또한, 전자조달시스템 등재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고 예비적 청구를 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모든 주장을 기각하고 피고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광주광역시가 총 922억 6천5백만 원 규모의 'B공사' 입찰을 공고했는데, 원고 A 주식회사를 포함한 4개 건설사가 2011년 2월 14일, 입찰에서 각자 구성한 공동수급체의 투찰율을 94.275%에서 94.44% 사이로 미리 합의하여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 대림산업 공동수급체가 낙찰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합의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부당한 공동행위인 입찰 담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2013년 2월 25일 원고에게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을 내렸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통보를 받은 광주광역시장은 2013년 10월 30일 원고에게 2013년 11월 6일부터 2014년 2월 5일까지 3개월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리고, 그 사실을 전자조달시스템에 게재했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들이 위법하다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광주광역시장이 내린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법률적 정당성을 갖는가 입니다. 둘째, 처분 과정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이나 책임주의 원칙이 위배되었는지, 처분청이 독자적인 조사를 거치지 않은 것이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셋째, 지방자치단체장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효력이 모든 관급공사(국가기관, 공기업 포함) 입찰에까지 확대되는 것이 법률유보원칙이나 상위법에 위배되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처분 기간 3개월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마지막으로, 전자조달시스템에 입찰참가자격 제한 사실을 게재한 처분이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 A 주식회사의 주위적 청구(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 취소)와 예비적 청구(전자조달시스템 등재처분 무효 확인)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 광주광역시장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과 전자조달시스템 등재 행위가 모두 적법하다고 본 것입니다.
법원은 건설사들의 입찰 담합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며, 이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무죄추정의 원칙은 행정처분 사실인정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 처분도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임직원의 담합 행위에 대한 회사의 관리감독 책임이 인정되며, 입찰참가자격 제한의 효력이 다른 관급공사로 확대되는 것은 별개의 법령에 따른 효과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 역시 공익적 목적과 위반 행위의 심각성 등을 고려하여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판결은 공공 계약에서의 담합 행위에 대한 엄중한 제재가 타당함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과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계약법) 및 관련 시행령, 시행규칙을 중심으로 판단되었습니다.
1. 공정거래법 제19조 (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 이 조항은 사업자들이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공동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특히, 입찰에서 투찰율이나 투찰가격을 결정하는 행위는 전형적인 담합으로 간주되며, 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가격 경쟁을 감소시켜 자유로운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다면 부당하다고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를 포함한 4개사가 투찰율을 합의한 것이 가격 경쟁의 변별력을 없애고 낙찰가격을 상승시키는 등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로 보았습니다.
2. 구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92조 및 시행규칙 제76조: 이 법령들은 지방자치단체가 계약 상대자, 입찰자 등이 입찰에서 담합했을 경우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규정합니다. 특히 구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92조 제1항 제7호는 입찰에서 미리 입찰가격을 협정하거나 특정인의 낙찰을 위해 담합한 경우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 광주광역시장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조사 결과를 근거로 원고에게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린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3. 무죄추정의 원칙 관련: 원고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 취소소송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내려진 것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행정처분을 위한 사실인정은 형사판결의 확정 여부와는 무관하며, 행정청이 처분 근거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처분하더라도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행정제재와 형사처벌의 목적과 절차가 다름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4. 법률유보원칙 및 시행령/시행규칙의 위헌성 주장 관련: 원고는 지방자치단체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 및 구 공기업 등 계약사무규칙에 의해 모든 국가기관 및 공기업, 준정부기관 입찰로 효력이 확대되는 것이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며, 관련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위헌·위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처분의 직접적인 근거 법령(지방계약법령)과 효력 범위 확대를 규정하는 법령이 다르며, 효력 확대 규정의 위헌성 여부는 이 사건 처분 자체의 적법성 판단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처분 자체는 지방계약법령에 따라 정당하게 이루어졌다는 입장입니다.
5. 재량권 일탈·남용 관련: 원고는 담합의 경미성, 회사의 치명적인 피해, 형평성 문제 등을 들어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지방계약법에서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취지가 공정한 입찰 및 계약질서 유지와 지방자치단체 불이익 방지에 있다는 점, 원고에게 관리감독 소홀 과실이 인정되는 점, 그리고 규정된 제한 기준(5~7개월) 내에서 더 경감된 3개월의 제한 처분이 내려진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처분기관이 다를 경우 중복 처분이 발생해도 형평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공공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은 담합 행위가 적발될 경우 심각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