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밀고 땅기며 싸워봤던 '싸움짱'들이 조직 폭력에 가담했다면 믿을 수 있나요? 서울 서남권에서 등장한 폭력조직 '진성파'가 바로 그런 사례를 보여줍니다. 1983년 같은 중·고등학교 출신들이 모여 설립한 이 조직은 2018년부터 불법 도박, 성매매 알선, 특수폭행 등으로 지역 사회를 시끄럽게 했습니다.
조직은 합숙소를 운영하며 폭력 행위를 체계적으로 교육시켰다고 합니다. 복종, 선배 존경, 수사 중 피하는 방법 등 20여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교본을 만들어 조직원들에게 엄격히 적용했습니다. 하부 조직원은 윽박지르며 폭행했고, 길거리에서는 신발을 벗고 허리 굽혀 ‘굴신 경례’를 하는 것이 인사의 예였습니다. 대학 캠퍼스가 아닌, 폭력 세력의 결집 플랜이었던 셈입니다.
특이한 점은 유능한 간부가 이끄는 ‘프로젝트 조직’이 존재했다는 사실입니다. 주식 투자 사기인 '마진거래소', 불법 도박, 자금 세탁, 대포폰 유통 등 다양한 불법 사업을 조직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임무별로 3~5명의 핵심 인력이 투입돼 체계적으로 움직였다는 점에서 흉악 범죄 조직임이 분명합니다.
경찰의 허락 없이 ‘친선 모임’, ‘재롱잔치’와 같은 자칭 자정 활동을 한다고 생각됐던 이들의 진짜 정체는 법정에서 실질 조직폭력단체로 인정되었습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엄격히 처벌 가능한 범죄집단인 셈입니다. 이러한 단체성 입증은 경찰이 보다 강력한 단속과 지속적인 감시를 가능하게 합니다.
'진성파' 같은 조직은 의심만 받다가도 확실한 증거가 나오면 순식간에 큰 사건으로 번집니다. 우리는 흔히 TV 속 이야기로만 치부하기 쉽지만, 실제로 가까운 지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법의 눈을 피해 도망칠 수 없도록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