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추석 무렵 서해상에서 발생한 한 공무원 피살 사건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습니다. 검찰은 1심 법원의 무죄 판결 중 해양경찰청의 허위 발표 의혹과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서만 항소하면서 논란을 가중시켰죠. 유족 측은 검찰이 진짜로 다퉈야 할 부분, 즉 사건의 본질을 회피하며 지엽적인 문제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당시 국가정보원장, 국방부 장관에 대한 무죄 확정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하지만 유족들은 국내 대응에 만족하지 않고 있습니다.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검찰 간부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할 계획이며, 국제사회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죠. 이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사건 관련 서한을 보냈고, 다음 달에는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의 면담을 요청해 국제적 관심을 환기시키려 합니다. 오토 웜비어 가족과의 연대를 통해 세계적인 인권 이슈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특히 유족이 언급한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이 심상치 않습니다. "호남이니까 월북을 인정하라"는 압박과 정부 및 여당의 월북 프레임 작동은 사건의 숨겨진 정치적 갈등을 드러내요. 무엇보다 검찰이 항소를 부분적으로만 하면서 검사 권한을 스스로 포기한 듯한 모습은 유족뿐 아니라 법조계에서도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의도적인 은폐와 권한 남용 의혹이 짙은 만큼 일반적인 형사사건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검찰이 안일하게 지엽적인 쟁점만 물고 늘어지고 진짜 핵심인 ‘살인죄’나 구조 및 송환 실패 의혹을 항소에 포함하지 않은 점은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국민에게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세워야 감싸야 할 책임을 외면한 셈이니까요.
이 사건을 통해 검찰 권한의 행사와 자진 포기, 정치적 입장과 법리적 판단의 경계가 얼마나 불분명할 수 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유족들이 국제적 무대로 나가서 연대를 모색하려는 것은 우리 법 체계와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효과도 있을 겁니다. 시끄럽고 고통스럽지만, 이런 첨예한 갈등과 공개적 토론 없는 사회에서 진실은 언제나 묻히기 십상이니까요.
이 사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피해자의 명예 회복과 책임 있는 진상 규명입니다. 사건을 단순히 정치적 이익 도구로 삼거나 법적 절차를 활용해 편향된 결론만 도출하려는 시도를 넘어, 우리 사회 모두가 깊이 고민해야 할 숙제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