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병원 간호사 7명이 신경성형술 환자의 카테터 제거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의료법 위반(무면허 의료행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습니다. 간호사들은 해당 행위가 의사의 지시에 따른 적법한 진료 보조 행위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청구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해당 카테터 제거 행위가 진료의 보조 범위를 넘어서는 무면허 의료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고 보고 이를 취소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일한 행위를 지시한 의사들이 무죄를 확정받은 사실이 중요한 근거로 작용했습니다.
2017년 3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7명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환자의 신경성형술 후 카테터를 제거하는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검찰은 이러한 행위를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로 보고 간호사들에게 기소유예처분을 내렸습니다. 간호사들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자신들의 행위가 의료법에서 허용하는 '진료의 보조'에 해당하며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이 간호사들에게 카테터 제거를 지시한 의사들은 이미 무면허 의료행위 공범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으며, 1심부터 대법원까지 무죄 판결을 확정받은 상태였습니다.
의사가 환자의 몸에 삽입 및 고정해 둔 카테터를 간호사가 의사의 현장 입회 없이 직접 제거하는 행위가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입니다.
피청구인인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검사가 2020년 5월 7일 청구인들에게 내린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합니다.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기소유예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첫째, 청구인 간호사들에게 카테터 제거를 지시한 의사들이 해당 행위에 대한 무면허 의료행위 공모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아 확정된 점을 고려했습니다. 둘째, 카테터 제거는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그대로 잡아당기는 방식이므로 객관적으로 위험이 따르거나 부작용 또는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행위로 보았습니다. 셋째, 수사 과정에서 환자가 심한 통증을 호소하거나 카테터 삽입 또는 제거 시 저항감이 있는 경우 등 특이사항 발생 시에는 의사가 직접 카테터를 제거했다는 관련자들의 일관된 진술이 있었습니다. 넷째, 청구인 간호사들이 당시 최소 2년에서 최대 11년의 경력을 가진 숙련된 간호사들이었다는 점도 참작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할 때, 간호사들이 의사의 현장 입회 없이 카테터를 직접 제거했다는 사실만으로 의료법상 진료의 보조 범위를 넘어서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의료법 위반죄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중대한 수사미진,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어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의료법상 간호사의 지위와 임무 (의료법 제2조 제1항, 제2항) 의료법은 간호사를 의사와 함께 '의료인'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간호사의 임무는 '진료의 보조' 등에 종사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간호사에게 상당한 수준의 전문 교육과 국가시험을 거쳐 자격이 부여되는 만큼, 의료 전문가로서 일정 범위의 의료 행위를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2. 진료의 보조 범위와 의사의 지도·감독 (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1도3667 판결 참조) 간호사가 '진료의 보조'를 할 때 모든 행위 하나하나에 의사가 항상 현장에 입회하여 일일이 지도·감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가 진료 보조행위 현장에 입회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지도·감독을 하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보조행위의 범위는 행위의 객관적 특성상 위험성, 부작용이나 후유증의 가능성, 당시 환자의 상태, 간호사의 자질과 숙련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카테터 제거 행위가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를 그대로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그 특성상 위험이 따르거나 부작용·후유증 발생 가능성이 낮은 점, 간호사들의 숙련도, 그리고 특이사항 발생 시 의사가 직접 개입했다는 사실 등을 근거로 간호사들의 행위가 진료의 보조 범위를 넘어서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3. 무면허 의료행위 (의료법 위반) 의료법은 의료인이 면허 없이 의료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간호사가 의사의 지도·감독하에 의료법상 '진료의 보조' 범위 내에서 행하는 처치는 무면허 의료행위로 보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간호사들의 카테터 제거 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4.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 침해 헌법재판소는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이 수사미진,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어 자의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피의자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아 해당 처분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검찰이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의사에게 무죄가 확정되었음에도 간호사들에게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평등권을 침해하고, 죄가 성립하지 않음에도 형사 처분을 받을 위험에 놓이게 하여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간호사가 의사의 지시에 따라 의료 행위를 보조하는 범위는 개별 행위의 특성, 위험성, 환자의 상태, 간호사의 숙련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모든 진료 보조 행위에 의사가 반드시 현장에 입회하여 일일이 지도·감독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의 일반적인 지도·감독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인정될 수 있습니다. 낮은 위험도를 가진 의료 처치를 숙련된 간호사가 의사의 구체적인 지시하에 수행하는 경우, 비록 의사가 직접 현장에 없었더라도 무면허 의료행위로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유사한 의료 행위에 대해 해당 행위를 지시한 의사가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면, 그 행위를 보조한 간호사에게 동일한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거나 기소유예처분을 내리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자의적인 처분으로 평등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의료 행위의 법적 판단 시에는 해당 행위의 전문성, 침습성, 발생 가능한 부작용 및 후유증의 정도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