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 교통사고/도주 · 음주/무면허
무면허 상태로 화물차를 운전하던 피고인이 도로에 쓰러져 있던 피해자를 역과하고도 아무런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역과한 사실이 없거나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법원은 운전자로서 충분히 피해자를 발견하고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고 판단하여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사고는 편도 1차로의 오르막길에서 발생했으며, 피고인은 전조등을 켜고 포터 화물차량을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술에 취해 도로 우측 가장자리에 엎드려 있었습니다. 피고인은 운전석 위치가 높아 피해자를 발견하기 어려웠고 역과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후행 차량 운전자들은 피해자를 발견하고 피했으며, 특히 카니발 차량 운전자는 운전석이 일반 승용차보다 높은데도 피해자를 발견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피해자의 상해가 반드시 역과에 의한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역과 차량에서 혈흔이나 DNA가 검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습니다. 피고인은 다른 차량이 피해자를 역과하고 도주했을 가능성도 제기했으나, 법원은 피해자의 위치상 이는 매우 부자연스러운 주장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이 도로에 쓰러져 있던 피해자를 역과했는지 여부와 그 사실을 인지했거나 인지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예견가능성' 인정 여부였습니다. 또한, 원심에서 선고된 형량(징역 1년, 몰수)이 적정한지에 대한 피고인과 검사 쌍방의 양형 부당 주장도 쟁점이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역과한 사실과 그에 대한 예견가능성을 인정하고, 원심의 형량(징역 1년, 몰수)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볼 수 없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원심의 유죄 판결과 형량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전조등을 켜고 운전했으므로 충분히 피해자를 발견할 수 있었고 다른 차량 운전자들도 피해자를 발견하고 피했다는 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역과하고 도주했다고 보아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또한 원심의 양형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과 검사 모두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운전 중 사람을 다치게 하고도 필요한 조치(구호, 신고 등)를 하지 않고 도주하면 가중 처벌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피해자를 역과하고도 현장을 이탈하여 이 법률을 위반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운전면허 없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은 운전면허 없이 차량을 운전하여 이 법률을 위반했습니다.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 법원이 형량을 정할 때 고려하는 요소들(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이 조항에 따라 피고인의 형량이 적절한지 판단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항소심 법원이 항소를 기각할 때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항소 이유가 없다고 인정될 때 원심 판결을 유지합니다. 예견가능성: 운전자가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도로에 쓰러진 피해자를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사고를 회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예견가능성이 인정되어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어떤 도로 상황에서든 운전자는 전방 및 주변을 철저히 주시하고 혹시 모를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특히 야간이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운전 중 도로 위에 사람이 쓰러져 있거나 비정상적인 물체가 있을 경우, 차량의 종류나 운전석 높이에 관계없이 최대한 발견하고 회피할 의무가 있습니다. 사고 발생 시 운전자는 반드시 즉시 차량을 정지하고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며 필요한 구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를 이행하지 않고 현장을 떠나면 '도주치상'으로 가중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무면허 운전은 그 자체로 심각한 범죄이며, 사고 발생 시 더 큰 처벌을 받게 됩니다. 절대로 무면허 상태로 운전해서는 안 됩니다. 사고 발생에 대한 인지 여부는 운전자 주장만으로 판단되지 않고, 사고 당시 주변 상황, 다른 목격자 진술, 과학수사 결과 등 객관적인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