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하역 작업 중 안전수칙 미준수로 인한 근로자 사망 사고

주식회사 B의 실질적인 경영주이자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A이 C형강 하역 작업 시 작업계획서 작성, 작업 지휘자 지정 및 작업 방법 지시 등 산업안전보건법상 필수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근로자 E이 사망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A에게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여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며, 회사 B에는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특정 사전조사 의무 불이행에 대한 공소사실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B의 실질적인 경영주이자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안전 의무를 소홀히 하여 근로자 사망 사고를 일으킨 책임자.
• 주식회사 B: 상시근로자 4명을 고용하여 철근 및 형강 도·소매업을 하는 사업주로, 안전관리책임자의 안전조치 미흡으로 인해 법적 책임을 지게 된 법인.
• E: 주식회사 B의 근로자로, C형강 하역 작업 중 사업주의 안전조치 미흡으로 인해 사망한 피해자.

분쟁 상황

2014년 10월 24일 오후 2시 40분경, 주식회사 B의 실질적 경영주 A은 군산의 한 주택 신축 현장에서 근로자 E에게 무게 1,400kg인 C형강 40본을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를 사용하여 내리는 작업을 시켰습니다. 그러나 A은 이러한 중량물 하역 작업 시 필수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작업순서와 방법을 정해주지 않았으며, 로프를 풀 때 화물이 떨어질 위험이 없는지 확인하는 지휘자도 두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E은 경사진 곳에 트럭을 세운 채 C형강을 내리기 위해 하부 및 상부 로프를 풀던 중 C형강이 피해자 방향으로 떨어지며 충격하여 트럭에서 추락했고, 결국 저혈성 쇼크로 사망했습니다.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작업순서 및 작업방법을 구두로 교육했기에 안전조치 의무 위반이 없으며, 사고는 피해자가 경사진 곳에 차를 주차하고 로프를 푼 과실로 발생했으므로 피고인의 작업계획서 미작성과 사고 간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전조사' 의무가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작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작업 시 사업주(안전보건관리책임자 포함)의 작업계획서 작성 의무, 작업 지휘자 지정 의무, 구체적인 작업순서 및 방법 지시 의무 준수 여부와 이로 인한 근로자 사망 사고 간의 인과관계 인정 여부입니다. 또한,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작업 시 사업주의 '사전조사 의무' 범위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주식회사 B에 대해서는 벌금 3,000,000원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에 대해서는 징역 4개월을 선고하되,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주식회사 B에 대해서는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령했습니다. 한편, A과 주식회사 B의 '사전조사 의무 위반'에 대한 공소사실은 무죄로 판단했으나, 유죄로 인정된 다른 죄와 하나의 죄에 해당하여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 A이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작업을 할 때 요구되는 작업계획서 작성, 작업순서 및 방법 지정, 로프 풀기 작업 시 위험 확인 등의 안전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근로자가 사망에 이르게 한 업무상과실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하역 작업을 위한 평탄한 장소 확보와 구체적인 작업 지시는 최종적으로 실질적 사업주인 A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특정 사전조사 의무(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 상태 조사)와 관련해서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작업의 특성상 그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해당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취지로 판시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은 사업주가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때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추락, 낙하, 전도, 협착 및 붕괴 등 위험 예방대책, 운행경로 및 작업방법에 대한 작업계획서 작성 및 그 계획에 따른 작업, 그리고 단위화물 100kg 이상 하역 시 작업 지휘자에게 작업순서 및 방법 지정, 로프 풀기 전 화물 낙하 위험 확인 등을 포함합니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77조). 본 사건에서 피고인 A은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 업무상과실치사죄: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합니다. 피고인 A은 실질적 사업주로서 안전조치 의무라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근로자가 사망했으므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되었습니다.
• 양벌규정: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하도록 규정합니다. 따라서 안전보건관리책임자 A의 법규 위반에 대해 사업주인 주식회사 B에게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어 벌금형이 선고되었습니다.
• 사전조사 의무의 제한적 해석: 법원은 산업안전보건법(당시 제23조)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별표4)에서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사용 작업과 관련하여 작업계획서 작성은 요구하지만, '작업장의 지형, 지반 및 지층 상태에 대한 사전조사'는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작업의 성격상 필요성이 낮다고 보았습니다.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라 형벌법규의 확장해석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무죄로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중량물 취급 작업 시 사업주는 반드시 다음 사항들을 준수하여 사고를 예방해야 합니다.

• 중량물 취급 시 작업계획서 필수: 100kg 이상의 화물을 하역하는 등 중량물 취급 작업 시에는 반드시 작업계획서를 사전에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추락, 낙하, 전도, 협착 등의 위험 예방대책, 운행경로 및 작업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야 합니다.
• 작업 지휘자 지정 및 교육: 중량물 하역 작업 시에는 반드시 작업 지휘자를 지정하고, 작업 지휘자가 작업순서와 매 순서마다의 작업방법을 정하여 지휘하며, 로프 풀기 작업은 화물이 떨어질 위험이 없음을 확인한 후에 진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 작업 장소의 안전성 확보: 사업주는 작업 전 작업 장소의 지형이나 지반 상태를 고려하여 안전한 작업을 위한 평탄한 장소를 확보해야 합니다. 경사진 곳에서의 중량물 하역 작업은 매우 위험하므로,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는 작업을 진행해서는 안 됩니다.
• 구두 교육만으로는 부족: 안전 관련 법규에서는 구체적인 작업계획서 작성 및 지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구두로 안전 교육을 했다는 것만으로는 법적 의무를 다했다고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문서화된 계획과 명확한 지시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