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김제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 A씨가 크레인으로 강관을 화물차에 싣는 작업을 하던 중 크레인 운전자 D씨의 부주의로 밀려 떨어져 상해를 입었습니다. 법원은 하도급 사업주인 B회사, 크레인 운전자 D씨, 그리고 크레인 소유자이자 D씨의 사용자 관계에 있던 C회사가 공동으로 피해자 A씨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A씨는 2022년 4월 10일 피고 B이 하도급받은 김제시 'F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했습니다. 그날 오후 3시 30분경, 약 2.5m 높이의 화물자동차 적재함 위에서 크레인으로 운반된 강관을 쌓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이때 피고 D씨가 크레인을 조작하여 강관을 적재함 후미에 서 있던 원고 A씨 쪽으로 이동시키는 바람에, 원고 A씨가 그 힘에 밀려 적재함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원고 A씨는 7주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 족부 주상골 골절 등 심각한 상해를 입었고,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피고 B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피고 D이 크레인 조작 시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불법행위 책임이 발생하는지 여부, 그리고 피고 C가 피고 D의 명의대여자 또는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은 피고들이 공동으로 원고에게 위자료 6,5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사고 발생일인 2022년 4월 10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23년 12월 19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2/3, 피고들이 1/3을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 판결은 건설 현장에서 사업주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중장비 운전자의 업무상 주의의무, 그리고 건설기계 명의대여 시의 사용자책임을 명확히 인정한 사례입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손해에 대해 피고들의 공동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역시 안전 확보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보아 위자료 액수를 정했습니다.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 (안전조치 의무): 이 조항은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는 사업주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 B은 화물자동차 적재함이라는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원고 A씨가 강관 상차 작업을 하도록 하면서도, 안전대나 울타리 등 추락 방지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 규정을 위반한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2.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6조 제8항 (화물자동차 적재함 탑승 제한): 이 규칙은 사업주가 화물자동차 적재함에 근로자를 탑승시켜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며, 다만 추락 방지 조치(울 설치 등)를 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합니다. 피고 B은 이러한 예외 조치 없이 원고 A씨를 적재함에 탑승시켜 작업하게 함으로써 규칙을 위반했습니다.
3.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피고 D은 크레인 운전 과정에서 강관의 이동 반경과 흔들림을 고려하여 정확하게 조작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원고 A씨를 추락하게 했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4. 민법 제756조 (사용자의 배상책임):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C는 피고 D에게 이 사건 크레인을 이용한 영업 활동에 필요한 사무실, 주기장 등을 제공하고 행정 편의를 주며 매월 사용료를 받는 등 명의대여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명의대여 관계의 경우 객관적, 규범적으로 보아 명의를 빌려준 자가 불법행위자를 지휘·감독할 지위에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 C에게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을 인정했습니다.
5. 건설기계관리법 제21조 및 동법 시행령, 시행규칙 (공동사업자 연명신고): 피고 D과 피고 C가 건설기계대여업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연명신고사업자로 등록한 사실도 피고 C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하는 근거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는 공동 사업 형태를 통해 얻는 이점과 함께, 대표자가 건설기계 조종사에 대한 객관적인 지휘·감독 책임을 부담함을 의미합니다.
건설 현장에서 작업할 때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의하여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 발생 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첫째, 안전모, 안전대 등 개인 보호 장비를 반드시 착용하고, 높은 곳에서의 작업 시에는 추락 방지 안전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크레인 등 중장비 작업 구역에는 접근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작업 구역 내에 있어야 할 경우 반드시 신호수와의 소통을 통해 안전을 확보해야 합니다. 셋째, 작업 전 위험성 평가를 통해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안전조치를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넷째,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사고 경위, 상해 진단서, 치료 내역, 현장 사진이나 동영상 등 증거 자료를 최대한 상세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할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하며, 화물자동차 적재함에 근로자를 탑승시켜 작업하게 할 경우 반드시 추락 방지 조치를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