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시위 중 벌어진 경찰관 폭행 및 시설물 손상 사건

이 사건은 E노동조합총연맹(E노총) F본부가 주최한 총파업 시위 및 시가행진 중, 시위대가 BX사무소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대치하며 발생한 폭력행위, 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 손상,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에 대한 판결입니다.

피고인 A는 시위를 주도하고 폭력 행위에 가담하여 55명의 경찰관에게 상해를 입히고 BX사무소 시설물 20,105,000원 상당을 손괴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습니다.

반면 피고인 B와 D는 시위에 참여하여 일반교통방해 혐의만 인정되어 각 벌금 1,000,000원을 선고받았고,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 혐의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폭력행위 가담이나 폭력행위로의 공모 사실이 입증되지 않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E노동조합총연맹 F본부 G 직급으로 시위 주도 및 폭력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인물
• 피고인 B: H 노조 군산H 직급으로 집회에서 연설하고 시위 도중 BX사무소 청사 안으로 진입했으나 폭력 행위에 직접 가담한 증거는 부족한 인물
• 피고인 D: BT 직급으로 시위 도중 전투경찰 저지선을 뚫고 BX사무소 청사 안으로 진입했으나 폭력 행위에 직접 가담한 증거는 부족한 인물
• E노동조합총연맹 F본부: 총파업 투쟁 노동자대회를 주최한 단체
• 시위대 약 1,200명: E노총 총파업 대회에 참석하여 시가행진 후 BX사무소 진입을 시도한 인원들
• 피해 전투경찰 55명: BX사무소 경비 중 시위대의 폭력행위로 상해를 입은 경찰관들 (수경 L 등)
• BX사무소: 시위대의 공용물건 손상 피해를 입은 공공기관

분쟁 상황

2003년 11월 6일, E노동조합총연맹 F본부가 주최한 '고 I 노동해방열사 정신계승, 분신투쟁 책임자 처벌, 노동탄압분쇄 E노총 총파업 투쟁 노동자대회'가 BU역 앞 광장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집회를 마친 시위대 약 1,200명은 BV 사거리, BW 사거리를 거쳐 BX사무소 앞 노상까지 시가행진을 진행했습니다. 시위대는 BX사무소에 진입하려 했으나, 이를 저지하는 전투경찰과 대치하게 되면서 상황이 격화되었습니다.

피고인 A와 다른 시위 주도자들은 '노동탄압 박살내자, BX사무소 앞 전경들은 모두 물러나라, 노동탄압 분쇄하기 위하여 우리는 진입할 것이다. 선봉대 앞으로'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시위대의 진입을 선동했습니다. 시위대는 BX사무소 앞 왕복 6차로 도로를 점거하며 교통을 방해하고, 볼트와 너트 40개, 계란 200개, 빨간 페인트를 넣은 깡통 및 드링크제 유리병 50개, 돌멩이 30개, 파손된 보도블럭 20개, 소화기 2개, 쇠붙이 10개를 BX사무소 건물과 이를 경비하는 전투경찰들에게 투척했습니다. 또한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를 마구 휘둘러 전북지방경찰청 BY전투경찰대 소속 수경 L(24세)에게 약 5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 제2수지 근위지골 개방성골절 등의 상해를 가한 것을 비롯하여 총 55명의 피해자들에게 1-5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혔습니다. 동시에 BX사무소의 유리창 12장 등 시가 합계 20,105,000원 상당의 공용물건을 손괴했습니다.

피고인 A는 시위에 참가하도록 독려하고 E노총 깃발과 피켓 등 시위용품을 준비하고 스크럼을 짜고 몸으로 전투경찰들을 밀어내는 등 폭력 행위에 가담했습니다. 피고인 B는 'H노조원들이 부당하게 해고되었다'는 취지의 연설을 하고 전투경찰 저지선이 뚫리자 청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피고인 D은 전투경찰들과 대치된 시위대들의 등을 밀쳐 저지선을 뚫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가 검거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대규모 집회 및 시위에서 발생한 폭력 행위의 경우, 단순 참여자와 폭력 행위에 직접 가담하거나 이를 공모한 자를 어떻게 구분하여 책임을 물을 것인지였습니다.

특히 피고인 B와 D의 경우, 집회 참여 및 시가행진, 그리고 사무실 진입 시도까지는 인정되었으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한 폭력행위나 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 손상 등 중대한 혐의에 대해 다른 시위 참가자들과 순차적 또는 암묵적인 의사 연락, 즉 공모가 있었는지가 법정에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 피고인 A: 징역 1년 6월에 처하고,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하며,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습니다. A에게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공용물건손상, 일반교통방해 혐의가 모두 인정되었습니다.
• 피고인 B, D: 각 벌금 1,000,000원에 처했습니다. 이들이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금 4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습니다. B와 D에게는 일반교통방해 혐의만 인정되었습니다.

또한, 피고인 B와 D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 혐의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결론

피고인 A는 집회 주도 및 폭력 행위 가담에 대한 책임이 인정되어 징역형의 집행유예 및 사회봉사를 선고받았습니다. 반면 피고인 B와 D는 시위 참여는 인정되었으나, 폭력 행위의 직접적인 실행이나 공모 사실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아 일반교통방해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가 인정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나머지 폭력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는 대규모 시위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에 대해 개인의 역할과 책임 범위를 엄격하게 판단하려는 법원의 입장을 보여줍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및 제2조 제1항: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공동하여 폭력행위(상해 등)를 범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A의 경우, 다중의 위력으로 또는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여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한 혐의에 이 법률이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257조 제1항 (상해)​: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시위대의 폭력으로 경찰관들이 다쳤으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144조 제2항 및 제136조 제1항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및 공무집행방해)​: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그 공무집행을 방해할 때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며,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공무원이 상해를 입었을 경우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로 가중 처벌됩니다. 피고인 A는 전투경찰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상해를 입힌 혐의에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141조 제1항 (공용물건손상)​: 공용으로 사용하는 건조물, 기차, 선박, 항공기, 물건 등을 손상하거나 효용을 해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BX사무소의 유리창 등 공용물건이 손상되었으므로 피고인 A에게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185조 (일반교통방해)​: 육로, 수로 또는 교량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여 교통을 방해했으므로 모든 피고인에게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합니다. 시위대가 공동으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 적용되며, 피고인들의 공모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었습니다.
• 형법 제40조 (상상적 경합) 및 제50조 (형의 경중)​: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할 때,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합니다. 피고인 A의 경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상호간에 적용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 판결)​: 피고인 B, D에 대한 일부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공용물건손상)에 대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는 근거가 된 조항입니다. 이는 범죄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어야 한다는 '형사재판의 대원칙'을 반영합니다.

참고 사항

집회 및 시위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이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폭력 행위의 가담: 시위 과정에서 쇠파이프, 돌멩이 등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거나 폭력을 행사하여 타인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에 따라 가중 처벌될 수 있습니다.
• 공무집행방해: 경찰관 등 공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폭행이나 협박으로 방해하는 경우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되며, 이로 인해 공무원이 다치게 되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로 더욱 무겁게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 공용물건 손상: 공공기관의 건물이나 시설물을 파손하는 행위는 '공용물건손상죄'로 처벌됩니다.
• 일반교통방해: 도로를 점거하여 차량 통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일반교통방해죄'에 해당합니다.
• 개인의 책임 범위: 대규모 시위에 참여했더라도, 모든 참가자가 모든 불법 행위에 대해 공동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개인이 실제 어떤 행위를 했는지, 또는 다른 사람의 불법 행위에 대해 공모(사전에 계획하거나 암묵적으로 동의)했는지를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의 폭력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자신의 행동 범위와 다른 시위자들과의 공모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 집회 주최자의 책임: 집회를 주최하고 선동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시위가 불법적인 양상으로 흘러갈 경우 더 큰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