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해 현금 수거한 행위에 징역형 선고

피고인 A는 2024년 3월부터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으로 가담하여, 피해자들을 속여 1억 7,600만 원 상당의 현금을 직접 받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은 부동산 경매 관련 업무로 오해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비정상적인 채용 및 업무 방식, 고액의 수당 등을 근거로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행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조현병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범행 당시의 의사소통 및 업무 수행 능력을 종합하여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치료감호청구와 피해자의 배상명령 신청은 기각 및 각하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으로 활동하며 피해자들로부터 1억 7,600만 원을 편취한 사람입니다.
• 피해자 D, H 등 3명: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속아 피고인 A에게 현금을 직접 전달하여 총 1억 7,600만 원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입니다.
• 배상신청인 B: 피고인 A의 범죄로 피해를 입어 피고인에 대한 배상명령을 신청한 피해자 중 한 명입니다.
• 성명불상 보이스피싱 조직원(C, O, Q 등): 카카오톡 및 텔레그램을 통해 피고인 A에게 현금 수거 및 전달 업무를 지시하고 보이스피싱 범행을 기획한 사람들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2024년 3월 13일경 카카오톡을 통해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 'C'으로부터 '현금을 회수하여 전달하는 일을 하면 일당 10만 원과 경비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를 승낙했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으로 가담하여, 2024년 4월 11일부터 4월 16일까지 총 4회에 걸쳐 3명의 피해자로부터 합계 1억 7,600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E저축은행이나 G카드, I은행, K저축은행,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하여 피해자들에게 저금리 대환 대출을 해주거나, 기존 대출금 상환 의무 위반 등을 빌미로 속여 현금을 직접 전달하도록 유인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U 대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현금을 수거했고, 이를 조직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이 부동산 경매 관련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비정상적인 채용 절차(이력서, 면접, 근로계약서 없음), 고액의 수당, 카카오톡/텔레그램을 통한 비대면 지시, 현금 수거 과정에서의 은밀하고 비정상적인 행동(화장실에서 현금 확인, 바디캠 촬영 등)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해당할 수 있음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는 정신감정 결과가 있었으나, 법원은 피고인이 범행 당시 조직원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하고 지시를 정확히 이행하는 등 사리변별 능력과 행위 통제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범행 당시 피고인의 심신미약 상태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피고인의 범죄수익에 대한 추징이 가능한지 여부, 그리고 피고인에게 치료감호가 필요한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에 대한 치료감호청구는 기각되었고, 배상신청인 B의 배상명령 신청은 각하되었습니다. 피고인이 취득한 수당에 대한 추징 명령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결론

피고인 A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으로 활동하며 피해자들로부터 1억 7,6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임을 미필적으로 인식했고, 조현병 진단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으며, 피고인의 수당에 대한 몰수 또는 추징은 증거 불충분으로 인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의 재범 위험성 및 치료 필요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치료감호청구는 기각되었고, 피해자의 배상명령 신청은 책임 범위의 불명확성을 이유로 각하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15조의2 제1항: 이 법은 보이스피싱과 같은 전기통신금융사기를 처벌하기 위해 제정된 특별법으로, 사기 행위를 처벌하는 근거가 됩니다. 피고인 A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으로서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은 행위에 이 법률이 적용되어 처벌받았습니다.
2. 형법 제30조(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실행한 경우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는 규정입니다. 피고인 A는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점조직 형태로 연락하며 현금수거책 역할을 수행했으므로, 비록 구체적인 범행 전반을 알지 못했더라도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어 함께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3.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경합범 가중)​: 여러 개의 죄를 저질렀을 때 형량을 가중하는 규정입니다. 피고인이 여러 피해자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현금을 편취한 행위들이 경합범으로 처리되어, 가장 중한 죄에 정해진 형에 가중하여 형이 선고되었습니다.
4. 형법 제48조 제1항, 제2항(몰수와 추징)​: 범죄행위로 인하여 얻은 물건을 몰수하거나, 몰수가 불가능할 경우 그 가액을 추징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수거한 현금에서 자신의 수당을 취득했으나, 압수된 현금과 피고인이 취득했다고 인정한 수당의 액수가 일치하지 않고 어느 부분이 수당인지 특정하기 어려워 몰수나 추징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5. 형법 제10조(심신장애인 감경)​: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자의 형을 감경하는 규정입니다. 피고인이 조현병 진단을 받았으나, 법원은 범행 당시 피고인이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에 장애가 없었고 업무 지시를 이해하고 수행할 능력이 있었다고 판단하여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6.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32조 제1항 제3호(배상명령 각하)​: 형사사건에서 피해자가 민사적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배상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피해자의 배상신청이 각하되었습니다. 이는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통해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7.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2조 제1항(치료감호 기각)​: 심신장애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치료감호를 명할 수 있는 요건과 기각에 관한 규정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정신감정 결과와 범행 당시의 언동, 업무 수행 능력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그 정신질환으로 인해 장래에 심신미약 상태에서 다시 범행을 저지를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성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치료감호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온라인 구인광고를 통해 고수익을 미끼로 한 현금 수거 및 전달 업무 제안은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이력서 제출이나 대면 면접 없이 비대면으로 채용이 이루어지고 근로계약서 작성이 없는 경우는 더욱 의심해야 합니다.
2.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하여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개인 정보 유출로 문제가 생겼다' 등의 명목으로 현금을 직접 전달하거나 특정 계좌로 이체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100% 사기입니다. 이러한 요구를 받으면 절대 응하지 말고 즉시 경찰(112)이나 금융기관에 신고해야 합니다.
3. 본인이 하는 일이 합법적인지 의심스러운 경우,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일당이나 보수를 지급하는 경우, 본인이 불법적인 행위에 가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4. 자신이 범죄 행위에 직접 가담했음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비정상적인 상황을 통해 불법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속았다'고 주장해도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5. 현금 수거책 역할은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므로,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일시적인 유혹 때문에 이러한 역할에 가담할 경우, 심각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