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임금 미지급 및 퇴직금 재산정 소송

원고 A가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임금피크제 적용과 관련하여 미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 중 일부를 인용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269,22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소권 남용 여부, 선행 사건과의 기판력 저촉 여부, 임금 소급 삭감 여부, 피크임금 재산정의 타당성, 그리고 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 여부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루어졌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전 직원으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입니다.
•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원고의 고용주였던 기관으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문제로 소송을 당한 당사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근무하던 중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면서 일부 임금과 퇴직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이전에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 소송이 이전 소송의 기판력에 저촉되는지, 또는 소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임금피크제 산정 시 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할 시간외근무수당이 누락되었는지 여부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 완성 여부가 주된 다툼의 내용이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가 선행 사건과 별개로 단독 소송을 제기한 것이 소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2. 선행 사건의 패소 판결이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 청구에 대해 기판력(확정된 판결의 효력)을 미치는지 여부.
3. 임금피크제 적용과 관련하여 노사합의로 장래분 임금지급률을 인하한 것이 과거 임금을 소급하여 삭감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4. 피크임금 산정 시 누락된 통상임금(시간외근무수당)을 포함하여 피크임금을 재산정해야 하는지 여부.
5. 원고의 임금 및 중간정산퇴직금 청구권이 소멸시효 3년이 경과하여 소멸되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원고 A에게 269,22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년 1월 15일부터 2022년 8월 26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 10%는 피고가 각각 부담한다.
4. 위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선행 사건과 다른 소송물을 주장했으므로 소권 남용이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근로가 제공되기 전 장래 임금지급률을 인하하는 것은 소급 삭감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임금피크제 산정에서 누락된 시간외근무수당을 포함하여 피크임금을 재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아, 누락된 피크임금에 따른 월 급여 중 2018년 7월 이후분 임금 180,840원과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퇴직금 88,380원을 합한 269,220원에 대한 지급 의무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2017년 7월 20일 이전에 지급기한이 도래한 임금 및 중간정산퇴직금 부분은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아 해당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소액사건심판법 제11조의2 제3항: 소액사건의 판결서에는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2. 임금채권의 소멸시효 (근로기준법 제49조 및 민법 제163조)​: 임금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중간정산 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중간정산 시점부터 진행됩니다. 원고가 2020년 7월 21일 내용증명을 보내고 2021년 1월 11일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2017년 7월 20일 이전에 지급기한이 도래한 임금 및 중간정산 퇴직금은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3. 임금 소송물의 동일성 법리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2다45178 판결 참조)​: 동일한 지급기일에 지급되는 다양한 명목의 임금은 모두 근로관계에 기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다는 점에서 법적 근거와 성질이 동일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전체가 하나의 소송물로 소송상 일체로 취급되어야 합니다. 임금을 구성하는 세부 항목이나 산정 방법 주장은 소송물을 이유 있게 하는 공격방법에 해당합니다. 이 원칙에 따라 선행 사건과 이 사건 청구 중 동일 기간의 임금 및 퇴직금 부분은 기판력에 저촉되어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4. 임금 소급 삭감의 제한: 아직 근로가 제공되기 전으로 임금이 결정되지 않은 장래분 임금에 관하여 노사 합의로 종전 임금지급률을 인하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과거의 임금을 소급하여 삭감하였다고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노사 합의 당시 정부지원금의 지급 여부와 규모를 고려한 임금지급률 조정이 예정되어 있었다면 장래의 특정 기간에 해당하는 임금지급률을 정할 수 있습니다.
5. 피크임금 재산정의 타당성: 피크임금이 인하된 임금을 정하기 위한 도구 개념이며, 시간외근무수당이 피크임금의 산정에 포함되는 항목이고 그것이 고정금액으로 설정된 것이 아니라면, 피크임금 산정에서 누락된 통상임금성 수당을 포함하여 피크임금을 재산정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참고 사항

1. 동일한 청구의 반복 자제: 이전에 임금이나 퇴직금 관련 소송을 제기하여 확정된 판결이 있는 경우, 동일한 사유와 기간에 대해 다시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의 기판력(확정 판결의 효력)에 의해 청구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기존 소송과의 관계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2. 임금 채권의 소멸시효 유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은 일반적으로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미지급 임금 등이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3년 이내에 권리를 행사해야 하며, 내용증명 발송 등으로 권리 행사 의사를 명확히 하고 6개월 내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시효 중단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3. 중간정산 퇴직금의 소멸시효: 중간정산된 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중간정산이 이루어진 시점부터 진행됩니다. 해당 시기를 놓쳐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4. 임금피크제 적용 시 임금 산정의 정확성 확인: 임금피크제 적용 시 피크임금 산정 과정에서 시간외근무수당과 같이 정기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성 수당이 누락되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누락된 부분이 있다면 이를 포함하여 임금 및 퇴직금을 재산정하여 청구할 수 있습니다.
5. 노사 합의의 효력: 근로가 제공되기 전인 장래의 임금에 대해 노사 합의로 임금지급률을 인하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가능하지만, 이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과거의 임금을 소급하여 삭감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노사 합의 시 그 내용이 명확하고 법률에 위배되지 않는지 검토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