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조합 용역비 지급 거부 판결 사건

원고인 두 회사가 피고인 재개발조합을 상대로 용역비를 청구했으나 법원은 용역계약들이 도시정비법상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 무효이며 일부 원고는 계약 당시 법인격을 갖추지 못했고 다른 원고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 등록이 없어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용역비 청구와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부동산 개발 및 관련 사업을 수행하는 회사로 개인업체 E로부터 세입자 조사 용역을 하도급받거나 권리 의무를 승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원고 주식회사 B: 재개발, 재건축 컨설팅 및 각종 동의서 징구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로 피고 조합의 총회 대행 용역을 수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피고 C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C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조합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재개발조합의 이사회는 2020년 12월 30일 세입자 조사 업체로 개인업체 E를 선정하고 2021년 1월 12일 총회 대행업체로 원고 B를 선정했습니다. 2021년 1월 15일 피고 조합은 개인업체 E와 세입자 조사 용역계약(용역비 4천만 원, 부가가치세 별도)을, 원고 B와 총회 대행 용역계약(용역비 3천5백만 원, 부가가치세 별도)을 체결했습니다. 원고들은 해당 용역업무를 모두 수행했으며 개인업체 E의 용역은 후에 법인으로 전환된 원고 A가 하도급받거나 권리 의무를 포괄 승계했다고 주장하며 피고 조합에 용역비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피고 조합은 이 계약들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 무효이며 원고 A는 계약 당시 법인이 아니었고 원고 B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등록이 없어 계약 자체가 효력이 없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 A가 이 사건 제1용역계약의 당사자인 개인업체 E의 권리 의무를 포괄 승계했는지 여부
2. 이 사건 제1, 2 용역계약이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에 따른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
3. 이 사건 제2 용역계약이 원고 B의 정비사업전문관리업 미등록으로 인해 도시정비법 제102조 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인지 여부
4. 무효인 계약에 따른 용역 수행에 대해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가능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재개발조합의 용역 계약은 도시정비법에 따라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등록이 필요한 업무는 반드시 등록된 업체와 계약해야 합니다. 또한 계약 당사자는 법인격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계약은 무효이며 설령 용역을 수행했더라도 대가를 청구할 수 없고 부당이득 반환도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이 판결의 결론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 이 조항은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은 반드시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조합원들의 권리 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계약에 대해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절차적 보장을 위한 강행규정입니다. 피고 조합은 2021년도 예산을 총회에서 의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용역계약들을 체결했으므로 이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의 계약에 해당하여 총회 의결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이사회 의결만 있었고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 이 사건 제1, 2 용역계약은 무효로 판단되었습니다.
2. 도시정비법 제102조 제1항: 이 조항은 조합설립 동의 및 정비사업 동의에 관한 업무 대행 등 특정 정비사업 업무를 위탁받거나 자문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본, 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추어 시, 도지사에게 등록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정비사업의 전문성과 공정성,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강행규정으로 이를 위반하여 등록하지 않은 자가 해당 업무를 위탁받는 행위는 사법상 무효가 됩니다. 원고 B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총회 대행 업무를 위탁받았으므로 이 사건 제2용역계약은 이 조항에 위배되어 무효로 판단되었습니다.
3. 상법 제172조: 법인은 등기함으로써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법인격 취득의 핵심 요건입니다. 원고 A는 이 사건 제1용역계약이 체결된 2021년 1월 15일 및 개인업체 E로부터 권리 의무를 승계했다고 주장한 2021년 1월 18일 당시 설립등기를 갖추지 못하여 법인격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법인격 없는 상태에서는 계약 당사자가 될 수 없음이 원칙이므로 원고 A의 계약 승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4. 민법 제746조: 이 조항은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 경우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합니다. 이 사건에서 도시정비법 제102조 제1항은 강행규정으로 이를 위반한 자를 형사처벌까지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인 계약에 따른 용역대금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을 허용하는 것은 도시정비법의 규범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 B의 부당이득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참고 사항

재개발, 재건축 조합과 용역 계약을 체결하려는 경우 다음 사항들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1. 계약 체결 전에 해당 용역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인지 확인하고 반드시 총회의 유효한 의결을 거친 후 계약을 체결해야 합니다. 이사회 의결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2. 용역업체가 법인인 경우 계약 당시 유효한 법인격을 갖추고 있는지 즉 설립등기가 완료된 상태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개인사업자가 법인으로 전환되는 경우 권리 의무 승계 절차를 명확히 하고 법인 설립 후에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도시정비법 제102조 제1항에 따라 정비사업전문관리업 등록이 필요한 업무를 위탁받는 경우 해당 업체가 시, 도지사에게 정식으로 등록된 업체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미등록 업체와 체결한 계약은 무효로 판단될 수 있으며 용역을 제공했더라도 대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4.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가 된 계약에 대해 설령 용역을 제공했다 하더라도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여 부당이득 반환도 청구할 수 없음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