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
A 주식회사는 B 주식회사로부터 건축 공사를 하도급받았고 공사 이행을 위해 C 주식회사와 이행보증보험 계약을 맺어 B 주식회사에 보험증권을 제공했습니다. 이후 B 주식회사는 A 주식회사의 공사 지연 및 불이행을 이유로 하도급 계약을 해지하고 A 주식회사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함과 동시에 C 주식회사에 보증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자신의 공사 지연 등이 B 주식회사의 책임으로 발생한 것이므로 B 주식회사의 보증보험금 청구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B 주식회사로부터 2017년 7월 28일 천안의 한 교회 부속시설 증축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계약금액 25억 1,900만원으로 하도급받았습니다. 동시에 A 주식회사는 이 공사의 이행을 보증하기 위해 C 주식회사와 보험가입금액 2억 5,190만원의 이행(계약)보증보험 계약을 체결하고 B 주식회사에 보험증권을 교부했습니다. 2018년 8월 31일, B 주식회사는 A 주식회사가 노임 및 제비용 미지불, 공사수행 차질, 공사예정공정표 미준수, 3일 이상 현장 공사 중단 등의 사유로 계약을 불이행했다며 하도급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이후 B 주식회사는 A 주식회사를 상대로 2018년 9월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총 18억 1,587만 7,545원(지체상금 12억 7,713만 3,000원, 대납 용역대금 및 노임 1억 8,674만 4,545원, 잔여 공사비 3억 5,2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2018년 9월 21일에는 C 주식회사에 보증보험 계약에 따라 보험가입금액 한도인 2억 5,190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자신의 공사 지연과 노임 미지급 등이 B 주식회사의 선행 공사 지체, 부실 시공 및 설계 변경 등 B 주식회사의 귀책사유로 발생한 것이므로 보증보험금 지급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며 B 주식회사가 C 주식회사에 보험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C 주식회사는 관련 손해배상 소송의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보험금 보상심사를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도급 공사 계약 해지의 원인이 원고에게 있는지 아니면 피고에게 있는지 그리고 피고가 보험사에 청구한 보험금지급청구권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쟁점입니다. 또한 현재 소송이 민사소송법상 '확인의 이익'을 가지는지 여부도 중요한 쟁점입니다.
법원은 원고가 제기한 이 소송이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소송을 각하했습니다. 따라서 원고는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현재 다른 법원에서 진행 중인 손해배상 소송의 결과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가 결정될 것이므로 별도로 피고의 보험금청구권이 없다는 확인을 구하는 이 소송은 분쟁 해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원고는 진행 중인 관련 소송에서 자신의 귀책사유가 아님을 다투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취지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확인의 이익'이라는 민사소송법상의 중요한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이는 어떤 소송이 특정 권리나 법률관계의 존재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구할 때 그러한 확인을 통해 원고의 현재 불안정한 법적 지위가 실제로 해소될 수 있는지 그리고 제기된 소송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수단인지를 따지는 것입니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다23388 판결 등 참조)는 "확인의 소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 불안이 야기되어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를 확인의 대상으로 삼아 원ㆍ피고 간의 확인판결에 의하여 즉시로 확정할 필요가 있고 또한 그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어야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와 피고 간의 손해배상 책임 여부가 이미 다른 소송에서 다투어지고 있었고 그 결과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가 결정될 것이 명확했기 때문에 별도로 보험금 지급청구권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소송은 가장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어떤 법적 권리나 의무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확인의 소'를 제기할 때에는 해당 소송이 원고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가 현재 불안정한 상태에 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적절하고 효과적인 방법인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관련 당사자들 사이에 이미 다른 주요 소송(예: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고 그 소송의 결과에 따라 확인을 구하는 법률관계의 존부도 자연스럽게 결정될 수 있다면 별도의 확인 소송은 불필요하거나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이미 진행 중인 소송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 분쟁 해결의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