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열사병 사망에 대한 원수급인의 책임 부인 판결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무더운 날씨에 열사병으로 쓰러져 사망한 후, 사망한 근로자의 자녀가 원수급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원수급인이 사망 근로자의 직접 고용주가 아니며,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건설 현장에서 열사병으로 사망한 F의 자녀로, 피고에게 128,248,068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 피고 주식회사 B: 시설물 유지 관리 및 주택 공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입니다. E 아파트의 하자종결 보수공사를 도급받아 H 주식회사에 재하도급을 준 원수급인입니다.
• 망 F: 원고 A의 부친입니다. H 주식회사에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바닥 할석 및 커팅 작업을 하던 중 2019년 8월 2일 열사병으로 쓰러져 2019년 10월 16일 사망한 근로자입니다.
• H 주식회사: 피고 주식회사 B로부터 이 사건 보수공사를 공사대금 11,550,000원에 재하도급받아 진행하며 망 F을 할석공으로 고용한 회사입니다.
• 주식회사 C: 피고 주식회사 B에게 E 아파트 하자종결 보수공사를 공사대금 101,750,000원에 발주한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주식회사 B는 주식회사 C로부터 E 아파트의 하자종결 보수공사를 도급받았습니다. 이 공사 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하자, 피고는 2019년 7월경 H 주식회사에 다시 하자 보수공사를 재하도급 주었습니다. 망 F은 H 주식회사에 할석공으로 고용되어 이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중, 2019년 8월 2일 무더운 날씨에 바닥 할석 및 커팅 작업을 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이후 G병원에서 중환자실 치료를 받던 중 2019년 10월 16일 열사병, 일사병, 급성 신부전 등으로 사망하였습니다. 망인의 자녀인 원고 A는 피고 B가 건설 현장 근로자에게 안전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무더운 날씨에 수분 섭취 및 충분한 휴식 시간을 제공하지 않는 등 안전배려의무와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며 피고에게 128,248,068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 원수급인 주식회사 B가 열사병으로 사망한 근로자 망 F에 대해 고용주로서의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와, 직접 고용주가 아니더라도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하였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주식회사 B가 망인의 직접 고용주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오히려 망인이 H 주식회사에 고용되어 일당을 받으며 일한 사실이 증거로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피고가 망인의 고용주임을 전제로 한 감독 소홀 및 안전배려의무 위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가 주장한 피고의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2항, 제4항, 제9항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6조, 제567조 제2항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피고가 사고 당시 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했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관련 법령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판단하여 이 역시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참고 사항

건설 현장과 같이 하도급 관계가 복잡한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 근로자나 그 유가족이 원수급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1. 직접 고용 관계 입증: 원수급인이 사망 근로자의 직접적인 고용주임을 주장하는 경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근로계약서, 임금 지급 내역, 작업 지시 관계 등 명확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법원이 H 주식회사가 망인의 고용주임을 인정했습니다.
2. 산업안전보건법상 원수급인의 의무: 원수급인도 일정한 조건 하에 하도급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위한 조치 의무를 가집니다. 특히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 조치)는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 또는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생기는 산업재해'에 대해 원수급인이 안전보건협의체 운영, 작업장 순회 점검, 안전·보건교육 지원, 휴게시설 제공 등 여러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수급인의 책임을 주장하려면 이러한 의무 위반 사실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원수급인의 법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작업 진행 여부: 법원은 원수급인이 사고 당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직접 작업을 진행했는지 여부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원수급인이 현장에서 직접 작업을 하지 않았다면, 해당 산업안전보건법 조항의 적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