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군인에 대한 징계 정당성 사건

육군 간부 A는 2020년 10월 26일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기고 안전지역이 아닌 곳에서 음주 및 식사를 하고 유흥시설을 방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직 3월의 징계가 내려졌다가 항고심에서 감봉 1월로 감경되었으나, A는 이 징계 처분이 절차상 하자가 있고 재량권을 남용한 부당한 처분이라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징계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없으며, 징계 사유가 인정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2005년에 임관한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방공여단 501대대 B중대 소속 간부
• 피고 제1방공여단장: 원고 A에게 징계 처분을 내린 지휘관

분쟁 상황

2020년 10월 26일, 육군 간부 A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부대 내 지침(안전지역 외 외출 제한 및 유흥시설 방문 금지)을 위반했습니다. A는 안전지역이 아닌 서울 광진구의 음식점에서 식사와 음주를 한 후, 간판에 '술 마시는 노래방', '도우미 항시 모집', '유흥주점'이라고 명시된 'H노래방'이라는 유흥시설에 방문했습니다. 이로 인해 A는 2020년 12월 14일 소속 부대로부터 '정직 3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으나, 항고심사에서 '감봉 1월'로 감경되었습니다. 원고 A는 감경된 '감봉 1월' 징계 처분마저도 절차상 하자가 있고 징계 사유가 부당하며,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주장하며 징계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징계 처분 과정에서 사전 통지 및 진술권, 방어권 침해 등 절차상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2. 원고가 안전지역 외 음식점을 방문하고 유흥시설에 출입한 행위가 징계 사유로 정당하게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3. 감봉 1월의 징계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여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의 징계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하고, 징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1. 절차상 하자에 대하여:

   • 공무원 인사 관련 처분은 행정절차법상 사전 통지 및 이유 제시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 원고는 징계위원회 개최 전 2020년 11월 19일 징계 사유에 관한 진술서를 작성했고, 2020년 12월 10일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충분히 진술할 기회를 가졌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군인사법과 군인징계령은 출석 통지서에 구체적인 징계 사유를 기재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2. 징계 사유의 존부에 대하여:

   • 제1 징계사유(안전지역 외 음식점 방문): 원고가 2020년 10월 26일 코로나19 사령부 지역별 확진자 발생현황상 안전지역이 아닌 광진구 소재 음식점을 생필품 구매 등 불가피한 사유 없이 방문하여 식사와 음주를 한 것은 여단 지침을 위반한 행위이므로 인정했습니다.
   • 제2 징계사유(유흥시설 방문): 원고가 방문한 'H노래방'의 간판에 "술 마시는 노래방", "도우미 항시 모집", "유흥주점"이라고 명시되어 있었고, 방문 시각에 불이 밝혀져 있었을 것이므로 원고가 유흥주점임을 인식하고 방문했다고 보아, 여단 지침에서 금지한 유흥시설 방문으로 인정했습니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대하여:

   • 법원은 코로나19 감염 상황의 심각성, 군부대 내 확진자 발생 등 당시의 지역적·시기적 상황을 고려할 때 군 기강 확립과 부대 질서 유지를 위해 엄정한 조치가 필요했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는 군 간부로서 부대 지침 교육을 통해 안전지역 외 외출 제한 및 유흥시설 방문 금지를 인식했음에도 이를 위반했습니다.
   • 원고의 행위는 군인징계령 시행규칙상 '비행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하며, 감봉 처분은 징계 양정 기준에 부합합니다.
   • 징계 사유 발생 이후 발령된 '코로나19 방역지침 미준수 시 처벌 기준 검토'는 소급 적용되지 않으며, 원고의 위반 행위는 경미한 1차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명령 위반은 공익상 엄중한 제재의 필요성이 크며,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공익적 목적보다 우월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할 때, 감봉 1월의 징계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행정절차법 제3조 제2항 제9호, 구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2조 제3호: 이 규정들은 공무원 인사 관계 법령에 의한 처분에는 행정절차법상 사전 통지 및 처분 이유 제시 규정이 적용되지 않음을 명시합니다. 원고는 징계 통지서에 구체적인 징계 사유가 없음을 들어 절차상 하자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군인 징계 처분에는 행정절차법이 적용되지 않으며, 원고에게 충분한 진술 기회가 주어졌다고 보아 절차 위반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군인사법 제56조, 제57조(징계 사유) 및 제59조, 군인징계령 제9조, 제10조(징계 절차)​: 이 법령들은 군인의 징계 사유와 절차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고는 징계 절차상 진술권 및 방어권 침해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군인사법과 군인징계령이 출석 통지서에 구체적인 징계 사유를 기재하도록 명시하지 않았으며, 원고에게 징계 전 진술 기회가 충분히 주어졌다고 보아 절차 위반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10조(기본권의 제한) 및 제25조(복종의 의무)​: 이 법은 군인의 기본권이 군사적 직무 필요성 범위 내에서 법률로 제한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군인은 직무 수행 시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있음을 규정합니다. 원고가 부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해당)을 위반하여 안전지역 외 외출 및 유흥시설 방문을 한 것은 복종의무 위반으로 인정되었습니다.
4.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8호 라목(유흥주점영업의 정의)​: 이 규정은 유흥주점 영업이 무엇인지 정의합니다. 법원은 원고가 방문한 'H노래방'이 간판에 '유흥주점'임을 명시하고 있었음을 근거로, 해당 장소가 부대 지침에서 방문을 금지한 유흥시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는 데 활용했습니다.
5. 군인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제1호 가목 [별표1](징계 양정 기준)​: 이 시행규칙은 징계의 정도와 종류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법원은 원고의 행위가 '비행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감봉의 징계가 가능하다고 보았고, 감봉 1월의 처분이 이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습니다.
6. 재량권 일탈·남용의 원칙: 공무원에 대한 징계 처분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하지만, 그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한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봅니다. 법원은 징계 사유의 내용과 성질, 코로나19 상황의 심각성, 군 기강 확립의 필요성, 원고의 간부 신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감봉 1월의 징계가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이와 유사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군인의 복무 규율 이해: 군인 등 공무원은 일반 국민보다 더욱 엄격한 복무 규율을 적용받으며, 이는 군의 특수성과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특히 국가적 재난이나 비상 상황 시에는 지휘관의 명령이나 부대 지침 준수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됩니다.
2. 지침 및 명령의 정확한 숙지: 부대 내에서 하달되는 모든 지침이나 명령은 반드시 정확히 숙지하고 따라야 합니다. 특히 외출·외박 시 제한 지역, 허용 시설, 금지 행위 등을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몰랐다'는 변명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3. 유흥시설 판단 기준: 방문하려는 장소가 유흥시설인지 불분명할 경우, 간판의 문구, 업종 표시, 시설 내부 분위기 등을 통해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면 유흥시설 방문의 고의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의심스러운 장소는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징계 절차 관련: 공무원 인사 관련 처분에는 일반적인 행정절차법상 사전 통지 및 이유 제시 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징계 관련 법령(예: 군인사법, 군인징계령)이 정하는 절차적 권리(진술권 등)가 충분히 보장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5. 징계 양정의 재량권: 징계권자는 징계 사유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시의 특수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징계의 종류와 정도를 결정할 재량권을 가집니다. 이 재량권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불이익보다는 공익적 목적이 더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