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자의 부하 직원 괴롭힘 해고 처분, 과도한 징계로 취소된 사건

원고 A는 재단법인 J의 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부하 직원 F 대리에게 폭행 및 폭언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해고되었습니다. 이 해고 처분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로 인정하여 원고의 구제 신청을 인용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징계 양정이 적정하다고 보아 초심 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제1 징계사유(폭행 및 폭언)는 인정되지만 나머지 징계사유(과도한 업무 부여, 갑질 발언)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인정된 제1 징계사유만으로는 사회 통념상 고용 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보아 이를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재단법인 J의 본부장으로 근무하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해고 처분을 받은 당사자
•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 재심 신청에 대해 기각 판정을 내린 행정기관
• 피고보조참가인 재단법인 J: 원고 A의 전 사용자이자 해고 처분을 내린 재단
• 피해자 F 대리: 원고 A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폭행 및 폭언)을 당한 부하 직원

분쟁 상황

원고 A는 2023년 1월 10일 재단법인 J의 사무실에서 부하 직원 F 대리에게 “너가 그렇게 싸가지 없는 놈이라며”, “야, 너 계급장 다 떼고 이리 나와 봐 빨리 와 새끼야” 등의 모욕적인 언사를 하며 F 대리의 패딩 조끼 가슴 부분을 잡아당기는 유형력을 행사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재단법인 J는 2023년 7월 28일 원고에게 폭행 및 폭언, 과도한 업무 부여, 부당한 발언 등을 이유로 해임 징계 처분을 통지했고, 이는 부당해고 구제 신청 및 재심판정으로 이어졌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각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입니다. 둘째,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실이 징계사유 인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입니다. 셋째, 여러 징계사유 중 일부만 인정될 경우 해고라는 중징계의 양정이 과도하여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마지막으로, 행정소송에서 피고보조참가인(사용자)이 피고(중앙노동위원회)의 주장과 다른 주장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성격 문제도 포함됩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년 2월 5일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결론

법원은 원고 A가 부하 직원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하며 옷을 잡아당긴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사유는 인정되지만, 다른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는 해고라는 중징계가 사회 통념상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 A의 해고는 부당하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행위가 비록 형사적 폭행은 아니었어도, 모욕적인 언사와 함께 옷을 잡아당긴 행위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근거가 됩니다.
2. 징계사유 및 징계양정의 법리: 근로자의 비위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 등 규정의 객관적인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합니다. 특히 해고 처분은 사회 통념상 고용 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정당성이 인정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되었으나, 그 행위의 동기, 경위, 일회성 여부 등을 고려할 때 해고까지 이르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3. 형사재판과 징계사유 판단의 관계: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더라도, 이는 형사법적 관점에서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그치는 것이므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형사판결과 무관하게 원고의 행위가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별도로 판단했습니다.
4.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의 성격 (공동소송적 보조참가)​: 부당해고 등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피고보조참가인(사용자)의 법적 성격은 공동소송적 보조참가이므로,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67조 제1항이 준용됩니다. 이는 피참가인(중앙노동위원회)의 소송행위가 참가인(사용자)에게 불이익이 되는 것은 효력이 없으며, 참가인이 피고와 저촉되는 주장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중앙노동위원회가 인정하지 않은 징계사유라도 사용자가 다툴 경우 법원이 그 당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5.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사용자의 정의)​: '사용자'는 사업주, 사업 경영 담당자 또는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합니다. 원고가 본부장 직책을 가졌지만, 위임전결규정상 전결권이 없었고 이전 판결에서도 근로자로 전제된 점 등을 고려하여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직장 내 괴롭힘 문제 발생 시:

1. 초기 대응: 괴롭힘 행위가 발생하면 즉시 관련 내용을 상세히 기록하고, 증거(음성 녹취, 메시지, 목격자 진술 등)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 폭행의 정도가 미미했더라도 모욕적인 언사와 결합된 유형력 행사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었습니다.
2. 형사 처벌과 징계의 분리: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형법적 관점의 판단이며 직장 내 징계 사유의 인정 여부와는 별개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여부는 근로기준법 및 사내 규정을 토대로 판단됩니다.
3. 징계 양정의 적정성: 여러 징계사유 중 일부만 인정될 경우에도 해고 처분이 타당한지는 기업의 상황,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의 종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경미한 단발성 행위만으로 해고하는 것은 과도한 징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4. 상사의 책임: 직장 내 괴롭힘은 상급자의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한 행위이므로, 상사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근무 환경 개선에 대한 더 큰 의무와 책임을 가집니다. 그러나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거나 일회성 행위에 그쳤다면 해고 외 다른 징계도 고려될 수 있습니다.
5. 사내 절차의 중요성: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접수 시 조사자의 선임 과정 및 조사의 공정성은 매우 중요하며, 피조사자가 조사자 선임에 관여하는 것은 조사에 개입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