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사회복지법인 A가 위탁 운영하는 요양원에서 근무하던 요양보호사 B, C, D가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계약이 종료되자, 이들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를 인정하였으나 부당노동행위는 인정하지 않았고, 이에 불복한 양측의 재심신청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초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습니다. 사회복지법인 A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요양보호사들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법인이 제시한 갱신 거절 사유에 합리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사회복지법인 A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사회복지법인 A는 G요양원을 운영하며 요양보호사 B, C, D를 고용했습니다. 이들은 2014년 또는 2015년부터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수차례 갱신해왔습니다. 2018년 12월 31일, 원고는 이들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시켰습니다. 참가인들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는 인정했으나 부당노동행위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요양보호사들이 이미 정년(만 60세)을 넘겼고, 용산구청으로부터 정년 초과자 정리 계획을 수립하라는 공문을 받았으며, 보험사의 배상책임보험 인수 거부 등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요양보호사들은 2017년 제기했던 체불임금 진정과 관련하여 원고와 합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 갱신이 거절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는 요양보호사들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만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면, 사용자인 사회복지법인 A가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특히 고령자임을 이유로 계약 갱신 거절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인 사회복지법인 A의 청구를 기각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요양보호사 B, C, D의 근로계약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옳다는 의미입니다. 법원은 요양보호사들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며, 원고가 제시한 갱신 거절 사유(정년 초과, 용산구의 정리 계획 공문, 보험사의 인수 거부 등)가 합리적 이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원고가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주된 이유를 요양보호사들이 임금 체불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았습니다.
법원은 장기간 근무하며 계약을 수차례 갱신해온 요양보호사들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었고, 사용자가 제시한 갱신 거절 사유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요양보호사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로써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해고로 최종 확인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 법리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이 적용되었습니다.
1. 근로계약 갱신기대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이라도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갱신 규정이 있거나,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 체결 동기, 갱신 기준 및 절차, 업무 내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근로자에게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부당하게 갱신을 거절하면 부당해고와 동일하게 무효가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요양원 인사관리규정에 '계약기간 1년으로 하되, 종료 1개월 전 합의로 연장 가능'이라는 규정이 있고, 근로계약서에도 '업무평가를 통해 재계약 가능'이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으며, 참가인들과 다른 요양보호사들이 35년간 45차례 계약을 갱신해온 점, 요양보호사 업무가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었습니다.
2. 기간제법과 고령자고용법: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4호는 '고령자고용법'에서 정한 고령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이는 고령자 고용 위축을 막기 위한 취지입니다. 또한 고령자고용법 제21조는 정년퇴직자 재고용 시 근로기간 산정이나 임금 결정을 달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고령자 관련 법규정에도 불구하고, 갱신기대권 법리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라도 해당 직무의 성격, 업무수행 능력,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 정도, 사업장의 고령자 근무 실태 및 계약 갱신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참가인들이 정년을 지난 고령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고령 요양보호사들이 과반수 이상인 점, 정년 도과가 갱신 과정에서 문제된 적이 없었던 점 등을 들어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었습니다.
기간제 근로자라도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사용자는 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할 때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에 갱신 가능성을 명시하거나, 장기간 반복적으로 계약을 갱신해온 경우,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령 근로자에 대한 기간제 계약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갱신기대권이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자는 해당 직무의 특성, 근로자의 업무 수행 적격성, 사업장 내 고령자 근무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근로계약 갱신 거절 시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가 있어야 하며, 이는 사용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주관적인 이유나 다른 불합리한 동기(예: 임금 체불 진정 등 노사 갈등)로 인한 갱신 거절은 부당해고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갱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객관적인 업무 평가 절차를 마련하고 그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