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및 신제품 인증 평가기관 선정 분쟁 사건

국가기술표준원장이 신기술 및 신제품 인증 업무를 수행할 평가기관으로 사단법인 C를 선정한 처분에 대하여 재단법인 A가 절차적 위법과 C의 독립성 및 공정성 미비를 주장하며 처분 취소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평가기관 선정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없고 C의 독립성 및 공정성 평가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재단법인 A: 산업기술 인증 관련 지원사업을 위해 2017년 12월 1일 설립된 재단법인으로, 신기술 및 신제품 인증 평가기관으로 지정받기를 원했던 기관입니다.
• 피고 국가기술표준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표준정책 업무 총괄기관의 대표자로서, 산업기술법에 따라 신기술 및 신제품 인증 평가기관 지정 권한을 위임받아 해당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 선정된 사단법인 C: 신기술 및 신제품 인증 평가기관으로 최종 선정된 기관입니다. 2017년 12월경을 기준으로 총 8,602개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전부터 신기술 인증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해왔습니다.
• 다른 신청기관 사단법인 F: 신제품 인증 평가기관 지정을 신청했던 또 다른 기관입니다.
• 이전 위탁기관 사단법인 L 및 부설 N: 과거 신제품 인증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했으나 부당 업무 의혹으로 권한이 순차적으로 회수된 기관입니다. 원고 A는 N의 주요 직원들을 고용했습니다.

분쟁 상황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에서 개발된 우수 기술 및 제품을 신기술·신제품으로 인증하여 산업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제도를 운영합니다. 이 제도의 핵심은 신기술 및 신제품 인증 업무를 수행할 평가기관을 지정하는 것입니다. 피고 국가기술표준원장은 평가기관 지정을 위해 '2017년 공모사업'을 추진하였고, 보조금 관리시스템과 피고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게시했습니다. 최초 공고 시에는 보조금 관리시스템과 국가기술표준원 우편 또는 직접 접수 모두 가능하다고 안내했습니다. 신기술 인증 평가기관 신청자가 부족하자 피고는 2018년 1월 3일에 국가기술표준원 홈페이지에만 재공고를 게시하며 접수 방식을 '국가기술표준원 우편 또는 직접 접수'로 수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고 재단법인 A는 피고가 재공모를 보조금 관리시스템에 게시하지 않은 점, 접수 방식을 임의로 수정한 점 등을 들어 절차적 위법을 주장했습니다. 또한 최종 선정된 사단법인 C가 회원사로 많은 기업을 두고 있고 신기술 인증 탈락 기업에 컨설팅 사업을 수행하는 등 독립성과 공정성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C를 평가기관으로 선정한 것은 실체적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2018년 1월 15일에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가 평가기관 재공모를 보조금 관리시스템이 아닌 국가기술표준원 홈페이지에만 게시하고, 신청 접수 방식을 수정한 것이 산업기술법 및 보조금법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중대한 절차적 하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2. 선정된 사단법인 C가 회원사들로부터의 독립성 및 공정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는데도 피고가 평가기관으로 선정한 것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실체적으로 위법한지에 대한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1. 절차적 위법 주장에 대해: 이 사건 재공고를 보조금 관리시스템에 등록하지 못하고 접수 방식을 수정한 것은 시스템상의 기술적 문제와 잠재적 신청자들의 혼란 방지 목적 등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보조금법상 시스템 사용 의무는 '보조사업의 집행 및 사후관리'에 중점이 있으며, 신청서 접수 단계까지 시스템 사용을 강제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공고 미게시 등의 절차적 하자가 있더라도 이는 처분을 취소할 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2. 실체적 위법 주장에 대해: 신기술·신제품 인증 평가기관 지정은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해당하며, 법원은 재량권의 일탈이나 남용이 있었는지 여부만을 심사한다고 밝혔습니다. C이 과거 신기술 인증평가 업무를 객관적으로 수행해왔고, 독립성 및 공정성 확보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회원사 구성 및 컨설팅 사업 수행 등이 C의 독립성·공정성을 해친다고 볼 충분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평가기관 운영위원회의 심사 결과 C이 신제품 인증 평가기관 612점, 신기술 인증 평가기관 646점을 받아 원고 A(각 534점, 520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점, 원고 A의 공정성 확보 방안이 미흡하다고 평가된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의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결론

피고 국가기술표준원장이 사단법인 C를 신기술 및 신제품 인증 평가기관으로 지정한 처분에 절차적, 실체적 위법 사유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며, 원고 재단법인 A의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산업기술혁신 촉진법 제15조의2 (신기술 인증), 제16조 (신제품 인증), 제44조 (권한의 위임·위탁)​: 이 법은 국내에서 개발된 우수 기술 및 제품을 신기술·신제품으로 인증하여 산업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합니다. 특히 제44조는 장관의 권한을 다른 기관에 위임하거나 위탁할 수 있도록 하여, 평가기관 지정의 근거가 됩니다.
• 산업기술혁신 촉진법 시행령 제57조 (권한의 위임·위탁)​: 산업기술법 제44조에 따라 신기술 및 신제품 인증 업무를 수행할 평가기관 지정에 관한 권한을 국가기술표준원장에게 위임하고, 평가기관의 지정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위임합니다.
• 신기술·신제품 인증 관련 평가기관 등의 지정 및 운영요령 (운영요령)​: 산업기술법 시행령의 위임에 따라 평가기관 지정의 공개모집 원칙, 공고 방법(보조금 관리시스템 및 국가기술표준원 홈페이지 등에 15일 이상 공고), 신청서 제출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합니다. 또한 평가기관이 업무 수행 시 공정성을 보장해야 함을 명시합니다.
•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제26조의2 (보조금 관리시스템의 구축·운영)​: 보조사업의 집행 및 사후관리 등 보조금 관리에 관한 업무를 보조금 관리시스템(e-나라도움)을 통하여 수행하도록 규정합니다. 이는 보조금 지급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합니다.
• 산업자원통상자원부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지침, 기획재정부 국고보조금운영관리지침: 보조금법의 위임에 따라 보조사업자 선정 시 보조금 관리시스템을 통한 공고문 게시 등을 규정하는 내부 지침으로, 상위 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 행정행위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사법심사 기준: 행정청에 재량이 부여된 재량행위의 경우, 법원은 행정청의 전문성과 판단 여지를 존중하여 원칙적으로 재량권의 일탈이나 남용이 있었는지 여부만을 심사합니다.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 등이 그 판단 기준이 됩니다.
• 절차적 하자의 중대성 및 치유: 행정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더라도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처분의 효력을 부정할 정도가 아니거나, 누구에게도 불이익이나 절차상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은 경미한 하자라면 처분을 취소할 사유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 공모사업 참여 시 공고문 확인 철저: 공모사업 참여를 고려하는 경우, 관련 부처의 공식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보조금 관리시스템 등 지정된 모든 공고 채널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재공고나 공고 내용 변경 시에는 변경된 사항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신청 방법 및 기한 준수: 공고문에 명시된 신청 방법(온라인, 우편, 직접 접수 등)과 제출 기한을 엄격히 준수해야 합니다. 여러 접수 채널이 있는 경우, 모든 채널을 통해 적법하게 접수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평가기관의 독립성 및 공정성 기준 이해: 정부 인증 평가기관으로 지정받고자 하는 경우, 해당 기관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 방안이 매우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특정 이해관계 집단과의 관계, 컨설팅 등 유사 사업 수행 여부 등이 면밀히 검토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명확한 내부 규정과 운영 계획을 마련해야 합니다.
• 재량 행위의 특성 인지: 행정청이 특정 기준에 따라 기관을 선정하는 등의 재량 행위는 법원에서 그 일탈·남용 여부만을 심사합니다. 따라서 선정 과정에서 행정청의 판단에 합리적인 근거가 있고 객관적 기준을 벗어나지 않았다면, 단순히 더 나은 대안이 있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재량권 일탈·남용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