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파업과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사건

한국철도공사 소속 철도노조 조합원 15명이 1, 2차 파업 및 기타 업무 관련 행위로 정직 또는 감봉 징계를 받자, 이에 불복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를 거쳐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1차 파업은 회사의 경영상 결정에 대한 쟁의행위로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으나, 2차 파업은 임금 협상을 주된 목적으로 한 정당한 쟁의행위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화물열차 통합검수 관련 업무지시 거부 및 방조 행위는 징계 사유로 인정했지만, 1인 승무 시범운영 방해 행위와 수색차량 사업소장 폭행 혐의는 징계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들 중 10명(원고 1, 2, 3, 6, 7, 9, 10, 11, 12, 14)에 대한 징계는 징계 사유가 없거나 징계 양정이 과도하여 무효로 판단되었고, 나머지 5명(원고 4, 5, 8, 13, 15)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철도공사의 부당노동행위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철도노조 조합원 14인): 1차 및 2차 파업에 참여하고 한국철도공사의 업무 지시를 거부하거나 방해한 혐의로 징계를 받은 이들. 원고 3, 6, 7, 14는 철도노조 간부이며 나머지는 평조합원입니다.
• 원고 철도노조 (원고 15): 한국철도공사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 징계의 부당성과 한국철도공사의 부당노동행위를 주장했습니다.
•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원고들의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 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 주체입니다.
• 피고보조참가인 한국철도공사: 철도운송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공기업으로, 원고들을 징계한 사용자이자 부당노동행위의 당사자로 지목된 곳입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한국철도공사의 경영 악화에 따른 철도산업 구조개편 논의와 맞물려 시작되었습니다. 정부는 2013년 6월 26일 '철도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하며 수서발 KTX 고속철도 노선 운영을 위한 자회사 설립 계획을 추진했습니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는 '철도 민영화 저지'를 주장하며 반대 활동을 전개했고, 한국철도공사 이사회의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출자 결의가 임박하자 2013년 12월 9일부터 1차 총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이 파업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 구성 합의에 따라 2013년 12월 31일 종료되었습니다. 이후 1차 파업으로 인한 조합원 징계, 손해배상, 가압류, 순환전보 등 '현안사항'과 '2013년 임금협약' 해결을 요구하며 한국철도공사와 교섭을 이어갔으나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철도노조는 2014년 2월 25일 2차 파업을 실행했습니다. 한국철도공사는 이 파업 참여와 더불어 '화물열차 통합검수 관련 업무지시 거부 및 방해', '1인 승무 시범운영 방해', '수색차량 사업소장 폭행', '무단결근 및 무단이석' 등의 사유로 조합원들을 징계했습니다. 이에 징계를 받은 조합원들과 철도노조는 징계가 부당하다며 구제 신청을 제기하면서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1차 파업의 정당성 여부: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한국철도공사 이사회의 출자 결의 저지가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볼 수 있는지.
2. 2차 파업의 정당성 여부: 2013년 임금협약 체결을 주된 목적으로 한 2차 파업이 정당한 쟁의행위인지, 그리고 절차적 위법성(조합원 찬반투표 시기)은 없는지.
3. 화물열차 통합검수 관련 업무지시 거부 및 방해 행위의 징계사유 해당 여부: 한국철도공사의 업무지시가 정당하며 그에 대한 거부 및 방해 행위가 징계사유가 되는지.
4. 1인 승무 시범운영 방해 행위의 징계사유 해당 여부: 한국철도공사의 1인 승무 시범운영을 위한 업무지시가 정당한지, 그리고 이를 방해한 행위가 징계사유가 되는지.
5. 수색차량 사업소장 폭행 혐의의 징계사유 해당 여부: 폭행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징계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지.
6. 무단결근 및 무단이석의 징계사유 해당 여부: 원고 14의 무단결근 및 무단이석이 정당한 징계사유가 되는지.
7. 징계 양정의 적정성 여부: 인정된 징계사유에 대해 한국철도공사가 내린 징계(정직 또는 감봉)가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인지.
8. 부당노동행위 인정 여부: 한국철도공사의 징계가 부당노동행위 의사를 가지고 이루어진 것인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중 일부를 취소하고, 일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1차 파업의 정당성 (징계사유 인정)​: 1차 파업의 주된 목적은 '참가인 이사회의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출자 결의 저지'였으며, 이는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1차 파업의 목적은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1차 파업에 참여한 행위는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 2차 파업의 정당성 (징계사유 불인정)​: 2차 파업의 주된 목적은 '2013년 임금협약 체결'을 포함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목적이 분명하며, 관련 현안 사항이 포함되었더라도 이를 제외했다면 파업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지 않으므로, 그 목적의 정당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조합원 찬반투표 시기가 조정 절차 종료 전이라 하더라도 절차적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2차 파업에 참여한 행위는 징계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3. 화물열차 통합검수 관련 업무지시 거부 및 방해 (징계사유 인정)​: 한국철도공사의 화물열차 출발검사 및 입환업무 통합 지시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정당한 업무지시이므로, 이에 대한 거부 및 이를 도와주거나 방조한 행위는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4. 1인 승무 시범운영 방해 (징계사유 불인정)​: 한국철도공사가 기존에 노사 협의로 작성된 '승무근무표'를 변경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부기관사에게 '비상대기'를 명령한 것은 정당한 업무명령이 아니며, 이를 저지한 행위는 정당한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5. 수색차량 사업소장 폭행 혐의 (징계사유 불인정)​: 해당 혐의에 대해 원고 6, 7이 형사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그 판결 결과와 이유의 취지에 비추어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6. 무단결근 및 무단이석 (징계사유 인정)​: 원고 14가 근로시간 면제자가 아님에도 사전에 한국철도공사와 협의 없이 근무시간 중 조합 활동을 위해 무단결근 및 무단이석을 한 것은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7. 징계 양정의 적정성 여부:
   • 원고 6, 7: 폭행 혐의 징계 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들에 대한 징계는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 원고 1, 2, 3, 9, 10, 11, 12, 14: 2차 파업 참여, 1인 승무 시범운영 방해 등 일부 징계 사유가 인정되지 않았거나, 인정된 징계 사유만으로는 한국철도공사의 징계 운영 세칙 및 징계 기준에 비추어 감봉 2~3월 또는 정직 1월의 징계가 징계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아 징계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 원고 4, 5, 8, 13: 2차 파업 참여 부분은 징계 사유가 아니지만, 1차 파업 참여와 화물열차 통합검수 관련 업무지시 거부 및 방해 등 인정된 징계 사유만으로도 한국철도공사의 징계 기준에 따른 감봉 2~3월의 징계가 징계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8. 부당노동행위 인정 여부: 원고 4, 5, 8, 13에 대한 징계가 정당하고,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징계는 부당하나 그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한국철도공사에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이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원고 1, 2, 3, 6, 7, 9, 10, 11, 12, 14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징계 구제 재심판정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 4, 5, 8, 13, 15의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취소된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중앙노동위원회)와 피고보조참가인(한국철도공사)이 부담하고, 기각된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5조 (쟁의행위의 제한)​
   • 제2항: 쟁의행위는 법에 의한 사전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분쟁을 미리 조정하여 쟁의행위의 발생을 피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며, 조정 절차를 거치기 전에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는 이유만으로 쟁의행위의 절차적 정당성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쟁의행위 개시 시점에 조정 절차를 마쳤는지 여부입니다.
2. 쟁의행위의 정당성 판단 기준: 대법원 판례에 따라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갖추려면 다음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목적의 정당성: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 단체교섭과 관련된 사항을 목적으로 해야 합니다. 기업의 구조조정이나 공기업 민영화 등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은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이를 반대하기 위한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다만, 경영상 결정으로 인해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경우라면 별개의 사안으로 논의될 수 있습니다. 여러 목적 중 일부가 부당하더라도, 주된 목적이 정당하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제외했더라도 쟁의행위를 했을 것이라고 인정되면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시기 및 절차의 정당성: 법령에 규정된 조정 절차, 조합원 찬반 투표 등 필요한 절차를 준수해야 합니다.
   • 방법 및 태양의 정당성: 폭력이나 파괴 행위를 수반하지 않아야 하며, 기타 고도의 반사회성을 띠지 않아야 합니다.
3. 징계 재량권 남용 원칙: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라 하더라도, 그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위법합니다. 이는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 목적, 징계 양정 기준, 평소 소행, 공적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특히 공평의 원칙(같은 정도의 비위에 대해 일반적으로 적용해 온 기준과 다르게 불균형한 처분)이나 비례의 원칙(비위의 정도에 비해 과중한 징계)을 위반하는 경우 재량권 남용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4. 부당노동행위: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는 사용자가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입니다. 사용자의 징계나 해고 등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정당한 징계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경우 부당노동행위 의사를 섣불리 단정할 수 없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분쟁 상황에 놓였을 때 다음 사항들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1. 쟁의행위 목적의 명확성: 노동조합 쟁의행위는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관련되어야 그 정당성이 인정됩니다. 경영권에 속하는 사안(예: 기업 구조조정, 자회사 설립 등)에 대한 쟁의는 목적의 정당성이 부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2. 쟁의행위 절차 준수: 노동조합법에 따른 조정 절차 및 조합원 찬반 투표 등 필수적인 절차를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특히, 조합원 찬반 투표는 쟁의행위 개시 전까지는 마쳐야 하며, 투표 안건이 실제 쟁의행위 목적을 반영하고 있었는지 중요하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3. 회사의 업무 지시의 정당성 판단: 회사의 업무 지시가 노사 합의나 취업 규칙, 관련 법령에 어긋나는 경우, 그 지시는 정당한 업무 명령으로 볼 수 없어 이를 따르지 않더라도 징계 사유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단체협약 등으로 협의가 필요한 사항은 회사가 일방적으로 변경하여 지시할 수 없습니다.
4. 폭력 행위의 지양: 쟁의행위 중 폭력이나 파괴 행위 등 고도의 반사회성을 띤 행위는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상실하게 할 뿐만 아니라, 징계 및 형사처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무죄 판결을 받았더라도 회사와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5. 징계 양정의 적정성 검토: 징계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회사의 징계가 비위 사실의 내용, 정도, 과거 전력, 회사의 징계 기준 등에 비추어 과도하다면 '징계 재량권 남용'으로 보아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징계가 내려진 경우, 유사 사례의 징계 수위, 회사의 징계 규정, 그리고 자신의 공적이나 개전의 정 등 참작 사유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