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고로 다친 배우자와 장인장모의 보험금 청구 범위 다툼 판결

피보험자 E의 운전 미숙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동승했던 장인 A, 장모 B, 배우자 C가 상해를 입자, 이들이 보험회사 D 주식회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보험회사는 약관의 면책 조항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법원은 장인·장모의 경우 약관상 '부모'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대인배상 면책 대상이 아니라고 보아 보험금 지급 의무를 인정했습니다. 반면 배우자의 경우 대인배상 면책 조항이 유효하다고 판단했으나, 자기신체사고(자손사고) 특약에 따라 후유장해보험금 3,000,000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피보험자 E의 장인, 장모): 사고 차량에 탑승 중 상해를 입고 보험금을 청구한 당사자들.
• 원고 C (피보험자 E의 배우자): 사고 차량에 탑승 중 상해를 입고 보험금을 청구한 당사자.
• 소외 E (피보험자): 사고 차량 운전자로 피고 보험회사와 개인용 자동차종합보험 계약을 체결한 사람.
• 피고 D 주식회사 (보험회사): E과 보험 계약을 맺고 보험금 지급 의무가 있는 보험 사업자.

분쟁 상황

1989년 3월 3일, 소외 E은 D 주식회사와 본인 소유 차량에 대한 개인용 자동차종합보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같은 해 4월 29일, E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논으로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 사고로 차량에 동승했던 E의 장인 A, 장모 B, 그리고 배우자 C가 각각 뇌진탕, 경추염좌, 안면부 찰과상 등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이들은 1991년 3월 5일 E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고, 이 판결이 확정되자 E의 보험사인 D 주식회사에 직접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D 주식회사는 보험약관상 면책조항을 근거로 A, B, C에 대한 대인배상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고, C에 대한 자기신체사고(자손사고) 보험금 청구에 대해서는 지급 범위가 약관에 따라 한정된다고 주장하여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동차종합보험 약관에서 대인배상 면책 대상으로 규정한 '피보험자의 부모'에 배우자의 부모(장인, 장모)가 포함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보험자의 배우자에 대한 대인배상 면책 조항의 유효성 여부 및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위배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배우자가 자기신체사고(자손사고) 특약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그 지급 범위와 한정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제1심판결 중 원고 C에 대한 부분 중 3,000,000원 및 지연손해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해당 원고 C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2. 피고의 원고 A, B에 대한 항소 및 원고 C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원고 A와 B에게는 피고가 각 2,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89년 4월 29일부터 1991년 9월 11일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원고 C에게는 후유장해보험금 3,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1년 12월 22일부터 1993년 2월 4일까지는 연 6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자동차보험 약관상 대인배상 면책조항에서 '부모'는 피보험자 본인의 직계 부모만을 의미하며 배우자의 부모(장인, 장모)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엄격하게 해석하여 원고 A, B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반면, 배우자인 원고 C의 경우 대인배상 면책조항은 유효하다고 보았으나, 함께 가입된 자기신체사고(자손사고) 보험 특약에 따라 약관에 명시된 후유장해 등급별 지급보험금 한도 내인 3,000,000원을 지급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는 보험 약관의 해석 원칙과 개별 특약의 효력을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약관규제법) 제6조 (불공정약관조항의 무효)​: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고객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본 판례에서는 배우자에 대한 대인배상 면책 조항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이 제3자 배상을 목적으로 하고, 친족의 손해는 자기신체사고와 같은 별도의 보험으로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2.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약관규제법) 제7조 (손해배상액의 예정)​: 사업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고객에게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위험을 전가하는 조항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본 판례는 배우자 면책 조항이 이 조항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3. 보험약관 해석의 원칙: 일반적으로 보험약관은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하며, 고객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보험회사의 면책을 규정한 조항은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이 원칙에 따라 법원은 '부모'라는 용어를 피보험자 본인의 직계 부모로만 한정하여 해석했고, 배우자의 부모(장인, 장모)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 이들에 대한 보험금 지급 의무를 인정했습니다. 이는 민법상 친족의 정의에서 장인·장모가 혈족이 아닌 인척에 해당한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4.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금전 채무의 이행 지체 시 적용되는 지연손해금의 이율(연 2할 5푼)을 규정하는 법률입니다. 본 판결에서도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계산할 때 이 법률이 적용되었습니다.
5. 민사소송법 제89조, 제92조, 제95조, 제96조: 소송비용의 부담과 관련한 일반적인 법률 규정으로, 패소자 부담 원칙 및 일부 승소·패소 시 소송비용 분담 원칙에 따라 이 사건의 소송비용을 당사자 간에 분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사고 상황을 겪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자동차보험 가입 시에는 '대인배상'과 함께 '자기신체사고(자손사고)' 또는 '자동차상해(자상)' 특약의 가입 여부 및 보상 범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배우자나 직계 가족이 자주 함께 탑승한다면, 이들에 대한 보상 내용이 중요하므로 약관을 상세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둘째, 보험 약관의 면책 조항, 특히 '부모', '배우자', '자녀' 등 친족에 대한 규정은 그 해석에 따라 보상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해당 약관의 문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모호한 부분이 있다면 보험회사에 명확한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셋째, 보험 약관상 고객에게 불리한 조항이나 중요한 내용은 보험회사가 충분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자가 약관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약관의 구속력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넷째, 배우자 등 친족이 사고로 다친 경우 대인배상으로는 보상받기 어려울 수 있으나, 자기신체사고 또는 자동차상해 특약이 있다면 해당 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자기신체사고의 경우 대개 상해 등급별로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정액·유한보험의 성격이 강하므로, 실제 손해액 전액을 보상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